가납사니/monologue
어머니...
이요조
2006. 11. 2. 15:02
어머니..
구순이 넘으신 시어머님, 돌아가시면
며느리인 저, 솔직히 두 다리 쭉-뻗고
편할 줄 알았습니다.
부모님 여읜 사람들이 다들 그러데요.
돌아가시면 잘못해드린 것, 몹시 후회된다고..
저...
그 말, 정말이지
귓등으로 건성들었습니다.
이제,
어머님 가시고
그 말이 왜 이리도 뼛 속 깊숙히 파고들어
눈물로 회한이 되는지
철없던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밤낮없이 녹음테이프처럼
똑 같은 어머님의 기도소리!
하도 들어서 온 식구도 다 왼다고 핀잔만 드렸습니다.
오늘 아침,
낙엽 떨어진 마당에서
어머님처럼 쪼그리고 앉아
어머니 평생에 그토록 간절하셨던 기도!
뒤늦게나마 깨달아 흩어진 말씀 찾아 모으듯
눈물 글썽이며 돌 틈의 낙엽을 끌어 모읍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미안했습니다.
철부지 며느리 부디 용서하시고
편안히 영면하세요.
어머니...
며느리/이요조올림
어머님, 10월 27일 영면하셨습니다.
어머님, 칠순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