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이요조 (yojo-lady@hanmail.net) ◎ 2003/10/31(금) 04:21 |
시월,
그 마지막 밤에 |
그렇게 가을은 떠나고.....
스산한 바람이 일고 사람들은 웬지 모를 허전함에 따듯한 온기를 그리워합니다. 벌써, 시월의 마지막 밤이군요. 이리저리 흩날리는 낙엽을 창너머로 보며 괜스레 으스스해져서 옷깃을 여미고는 황망히 주전자를 찾아내 찻물을 앉힙니다. 그 무엇 이 우리 맘을 이토록 시리게 만드는 걸까요? 밤이 이슥하다 못해 새벽이 오도록 내 방에 불을 끄지 못하는.... 시월의 존재 는 우리를 한없는 사색의 길로 접어들게 하나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소중한 그리움 하나, 코트 안자락에다 알 을 굴리듯 그렇게 그리움 하나씩 품기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그렇게 가슴 안에 품고있던 알이 깨어나는 날! 차마 그리웠던 그 사랑이 행여나 돌아 올거라 굳게 믿고 싶기 때문입니다. 쓸쓸한 계절에 그런 알 하나 품지 않고는 고독한 가슴을 어찌해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달 밝은 밤이면 가을요정의 쓸쓸한 피리소리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꼬깔모자의 작은요정은 이른 봄부터 가을이 다 가도록 수고한 모든 잎새들을 피리소리로 불러모아 깊은 산 속으로 모두 데리고 들어가면 산은 무겁게 닫기고 명년(明年) 봄이나 되어야 긴- 잠에서 깨어난 산이 하품을 하려 입을 크게 벌리는 사이 잎새들은 와르르르~~ 탄성을 지르듯 모두 되돌아 올 수가 있을 것입니다. 금새 꽃들은 앞 다투어 피어나고 우리 모두가 코트자락 안쪽 가슴에 품었던 알에서는 깃털 고운 새 한마리 날아올라 창공을 가를 것입니다. 떠나간 그리운 이도 분명 돌아올 것입니다. 명년 봄이 오면..... 2003년 시월 마지막 날에 이요조 쓰다. Moldova는 그(바이올리니스트/세르게이 트로파노프) 가 발표한 솔로앨범인 [Gypsy Passion]의 수록곡으로 서글프면서도 열정적인... 영혼을 시리게 만드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지극히 아름답습니다 -----------------절----------------취----------------선------------------ *postscript.......more ◎ 이름: 이요조 해마다 시월 마지막 밤이오면 잠이 오질 않았답니다. 시린...가을밤과 함께 오기로 맞서서 오는 11월을 맞으려는 심산인지.... 지난 해 그려둔 그림을 다시 한 번 더 울궈먹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바이올린 만큼 가을의 심금을 울려줄 음악..아직 못 만났거든요. 시월의 마지막날~` 짚시, 바이올린의 Moldova 음률이 가슴에 낙엽처럼 떨어져 쌓이는 밤입니다. 모두 행복하시기를..... 이요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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