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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차■

 

매화꽃을 띄우고 봄을 마신다.

내가 향기를 마시는지

봄이 나를 마시는지...

 

호사 중에 이런 호사가 없다.

낡은 냄새로 쩐 내 육신

향긋한 새봄이 수혈된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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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말 향긋한 매화차 만들기 TIP ●*****

 

그니까 나는...매화차를 따로 만들진 않는다.

매화나무가 있으니까 ㅡ 매실이 다닥다닥 열려서 자랄 수는 없으니 봐가면서 꽃송이를 솎아내는 듯 따서 차로 만들어 마신다.

첫 꽃은 벌도 거의 오지 않으므로 더 좋다.

어떻게 알았을까?

아직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며칠 뒤 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끓인 물을 찻잔에 붓고 60도 쯤 되면 그냥 무심히 꽃송이를 던져 넣어도 꽃은 위로 향해 안착한다. 그러나 향기는 수술에서 나온다. 1분 뒤 꽃을 뒤집어 준다.

4분 후 찻물이 노르스름해지면 천천히 향기를 음미하듯 마신다.

남편은 그마저 아깝다가 따지 마랜다.

매화나무가 저 알아서 열매 맺도록 기다려주라네 ㅡ

나보다 더 시인같은 남편!

 

.

소확행 ...디카시

2019년 3월 22일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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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1978년에 3월 22일(음 2월18일 새벽 인시) 장남인 둘째 종근이를 낳았다.

 

 

유월의 꽃, 엉겅퀴

.

#1

젊은이~

 

육이오를 아시는가?

형제끼리 총부리를 겨누던

차마 하늘이 노랗도록 부끄럽던..

 

유월, 이맘때면

피어나는 가시풀꽃이 있지

온몸을 마구 콕콕 찔러대는..

젊은이~

유월의 피를 아시는가?

애오라지 다른 이념 하나로

산천을 피로 물들이던 애먼 젊은 죽음들..

 

핏빛! 그 혈흔으로 피어난

유월의 가시풀꽃!

엉겅퀴를 그대는 아시는가 ?

 

 

#2

 

역사의 슬픈 내력을

저 혼자 설명하는

홀로그램 영상처럼

투영히 보이는 환영,

꿈이 스러지던 수용소

콩크리트 맨바닥에

짓눌린 절망 켜켜이

가슴을 찌르며 흔들리던 가시풀꽃,

 

그,

그림자..

그림자..

 

보라빛 엉겅퀴

혈흔으로 녹이 쓴

철조망을 닮아 있다.

 

사랑도 깊어지면

물 든 이념처럼

맹목적 그리움을 수태하고,

 

이념의 골보다 더

수직으로 곧게 파내려간

절대적 그리움의 동굴

끝간 데가 아득하여라~

 

울도 담도 없는 수용소에

누가 가두지 않아도

백줴 떠도는 원귀처럼

응혈진 회한(悔恨)은

 

어쩌면

이념보다 더 날이 선

서슬 푸른 피 빛!

가시꽃으로 다시 핀,

 

아!

엉겅퀴...

엉겅퀴...

 

 

 

 

이요조(글그림)2003년 거제도를 다녀와서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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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지를 정리하다 말고

파지에서 데칼코마니처럼 된 무늬를 보고 숲을 연상했다.

겨울 숲~~


겨울 숲에는 새들이 많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에 갔던 기억이 떠올라

짧은 글 하나 지어놓고

붓펜으로 장난질 하다가

물감풀어 2분만에 슥삭 황칠도 해보다가

낙서를 한다.

인생의 허망함 같다.


이따우 낙서가 진짜 작품이 될 때까지

정성들여 그려봐야겠다.

내 지나온

발자국을 또박또박

그려내듯이~~



#겨울나무


빈 가지 끝에

새들이 열매처럼 달렸다.

삭풍에도 꿈쩍않더니

내 발자국 소리에


포르르르 ㄹ ㄹ ㄹ ㄹ`````

다 날아가 버린

허허함...


2016년 섣달, 이 요조








이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봐야겠다.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에서)

           

 

 

 

 맴맴 쓰르람~~

어디선가 매미가 운다.

첫 매미 울음소리 한줄기에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내가 소스라친다.

벌써 한여름이구나!


 


매미는 짝만 찾아 우는 게 아니라 땅속에서 늦잠 자는 친구들 얼른 잠에서 깨어나라고

모두를 일깨우는 소리일 거라는 생각이 문득~~


 


첫 매미 울음소리는 일상의 쳇바퀴에 지친 나마저도 깨워놓는다.

연일 지속된 무더위에 지친 마당에 핀 수국이 목말라 하기에 소도꼭지를 열고 물장난을 한다.

호스를 대고 사방에 물줄기를 뿌린다.

아이들이(식물들) 시원해하며 춤을 춘다.


 


어디서 뭔가 툭~~ 떨어지는 게?

어제 나뭇가지를 잘라 모아둔 덤불사이로 사라지는 꽁지~~

<앗! 매미다>

울집 마당에서 깨어난 매미!!

아직 어리버리 채 정신을 차리지못한 아가다!!

얼른 덤불을 파헤쳐보았으나 바위 틈새로 사라졌는지 없다.


 


그때다. 마당견 몽이가 무언가 입에 물고 장난질이다.

순간 고함을 버럭 질러 뺏고 보니 아까 물을 맞고 떨어진 그 매미다.

매미를 뺏어 아무 손도 가지 않을 높이의 전나무에 올려준다.

우리 집엔 모므(고양이)도 있고 결코 안전치 못하다.

모므는 가끔 말벌도 잡아 놓는다.

가장 안전한 곳으로 얼른 피신하렴!

그리고 한 여름 나를 위해 시원한 목소리로 울어주겠니?

 

 

 

 여름! 이제부터 시작이다.

 

 

 

 

해마다 우리 집 마당에는 매미들의 우화가 시작된다.

여름이 오면 나는 매미허물과 숨바꼭질이 시작되고~

지금부터 한 달간 매미허물을 쉽게도 10개는 더 만난다.

우리 집 매미 맞다.

내 품에서 빠져나간 내 매미~~

 

이 매미껍질은 작년 꺼~~~

 

2914년 7월19일 마당청소를 하다가 

첫 매미를 발견한 그 장소에서 늬자등을 치우고 보니 허물 두 개가

벌써 두 늠이 깨어 나갔다는 증거다.

 

 

 

 

 

 

 

매미 글을 뒤져보니 옛글이 나온다. (2001년 글이다)

마지막 가는 여름을 그린 글이다.

밑바탕은 내가 그린 그림에 시가 위로 올라가는 ....그런 글...

그림도 사라지고 글도 보이지 않는다.

text 만 되살려서 다시 올려보며~~~

 

 

 

 

 

 

 

 

이젠 내 그림도 사라졌으니..

다리가 있는 풍경 그림제목은 지우고 매미라고 붙여야 쓰까나?

 

 

 

 

 

 

 

 

 

 

 

 

"다리가 있는 풍경"   2001.08.27 05

 

 

 

 

제목 <늦여름과 매미>

 

 

 

 

벌써 여름이 탈진해 가고 있다.

 

 

강가에서 멱을 감던 여름은 보랏빛 얼굴로 이를 딱-딱 마주치며 떠날 채비를 한다.

 

 

폭염에 농염하게 익은 아가씨들의 부푼 젖가슴과 그녀들의 은어 같은 종아리와

만지면 바스러질 것 같은 가녀린 상아빛 어깨들, 현기증이 난 배꼽들을

마구잡이로 외출시키던 그 여름은 저 다리 끝에 걸터앉았다.

 

 

유난히 시끄럽던 매미의 호곡도 얼추 끝이 났다.

 

 

시방 풀벌레들은 다음 순번을 기다리며 장막 뒤에서 앤딩음으로 조율을 한다.

그렇게 하면 갈 것을 엄청난 가뭄의 갈증과 허우적대는 홍수를 언제나 앞세우던 지친 푸름이 먹빛으로 익사한 강,

 

 

아가씨들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서랍장 깊숙이 넣어 둔 벗은 몸을 가려줄 옷들을 황망히 찾아 갈아입을 것이다.

 

 

그 다리를 건너 그리 가고 말 것을...

영영 다신 보지 않을 것처럼 서둘러서...

 

 

 

 

글/그림/이요조

 

 

 

 

 

참매미? 또는 쓰름매미 모습 같기도 한

우리 집 대대로 내려오는 매미 일가의 대표 이미집니다.

방금 탈피하고 혼미한 정신 수습중!

사진/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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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년 12달 365일 8760시간 525600분 31536000초  

1초라도 악하지 않기를 1분도 거짓이 없기를
1시간도 게으르지 않기를 하루도 아프지 않기를

한 달씩 고민하는 일이 없기를
1년 내내 억울한 일이 없도록 시험을 잘 견디기..

 

 

 

원필님(주방보조) 블로그,

http://blog.daum.net/jncwk

프로필 아래 씌인 글이 마음에 듭니다.

1 초라도 악하지 않기를....

(1분이라도 ? 넘 좋은 글귀라 단숨에 다 외운 줄 알았더니 요것만 기억에 가물거려 컨닝하고 다시 왔찌요,)
1 분이라도 거짓이 없기를

1 시간이라도 게으르지 않기를 

하루라도 아프지 않기를 한 달이라도 고민하지 않기를 
1 년 내내 억울해 하는 일이 없도록 시험에 들지않기를

 

꼭 소원대로 되소서~~
곁다리로 저도 그 운동에 참여합니다.

가족들 모두에게 축복 가득한 2013년이 되소서~~

 

좋은 글 복사해갑니다. 복사가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블로거 지인에게 인사차 들렀다가 좋은 글귀가 있어 가져왔습니다.

제게도 필요한 말이고 남에게 건네는 새해 인사로도 아주 좋군요!!

올 한 해 꼭 그렇게 되기를 제 블로그를 찾는 지인들에게도

또 자신에게도 조용히 되뇌어 봅니다.

늘- 깨어있겠습니다.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소망하는 기도로 ....

사랑합니다.

 


-이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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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주머니가 무겁다.

지난 밤

한 마리 두 마리

불러 모은 양떼들로

불룩한 주머니!

 

 

 

 

양떼를 방목하러

아침에 다시 눈을 감고

불러 모은 숫자만큼

양떼를 한 마리씩 보내는데

얼추 다 나갔을 텐데

 

 

 

 

내 주머니에 또

가득 찬

이 건 뭐지?

새끼 쳤나?

                         

 

                                                               20112년 3월 9일  詩,畵 :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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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흐리군요.

마음마저 구물구물.....아주 오래 전, 그려둔 그림으로 장난질 좀 쳤어요.

날궂이 하는 도깨비처럼요,

블로그 bgm도 그에 맞춰 깔아 두었쎄요~~

즐감하세요.

-요조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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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의 꽃, 엉겅퀴

       

      젊은이~


      육이오를 아시는가?

      형제끼리 총부리를 겨누던

      차마 하늘이 노랗도록 부끄럽던..


      유월, 이맘때면

      피어나는 가시풀꽃이 있지

      온몸을 마구 콕콕 찔러대는..


      유월의 피를 아시는가?

      애오라지 다른 이념으로

      산천을 피로 물들이던 애먼 젊은 죽음들..


      핏빛! 그 혈흔으로 피어난

      유월의 가시풀꽃!

      엉겅퀴를 아시는가 ?

       

       

      ...........................................



      역사의 슬픈 내력을

      저 혼자 설명하는

      홀로그램 영상처럼

      투영히 보이는 환영,


      꿈이 스러지던 수용소

      콘크리트 맨바닥에

      짓눌린 절망 켜켜이

      모진 생명처럼

      가슴을 찌르며 흔들리던 가시풀꽃,


      그,

      그림자..

      그림자..


      보라빛 엉겅퀴

      혈흔으로 녹이 쓴

      철조망을 닮아 있다.


      사랑도 깊어지면

      물 든 이념처럼

      맹목적 그리움을 수태하고,


      이념의 골보다 더

      수직으로 곧게 파내려간

      절대적 그리움의 동굴

      끝 간 데가 아득하여라~


      울도 담도 없는 수용소에

      누가 가두지 않아도

      백줴 원귀처럼 떠도는

      응혈진 회한(悔恨)은

       

      이념보다 

      서슬 푸르게 날이 선

      피 빛!

      가시 꽃으로

      다시 피어난,


      아!

      우리네 유월을 닮은

       

      엉겅퀴...

      엉겅퀴...








      이요조

      2003년 6월15일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쓰다.


 

 

 

유월이면

삼천리 방방곡곡

지천으로 피어나는

죽은 병사들의 원혼이 서린 듯

첨예한 이념을 빼다 닮은

가시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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