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꽃, 엉겅퀴
.
#1
젊은이~
육이오를 아시는가?
형제끼리 총부리를 겨누던
차마 하늘이 노랗도록 부끄럽던..
유월, 이맘때면
피어나는 가시풀꽃이 있지
온몸을 마구 콕콕 찔러대는..
젊은이~
유월의 피를 아시는가?
애오라지 다른 이념 하나로
산천을 피로 물들이던 애먼 젊은 죽음들..
핏빛! 그 혈흔으로 피어난
유월의 가시풀꽃!
엉겅퀴를 그대는 아시는가 ?
#2
역사의 슬픈 내력을
저 혼자 설명하는
홀로그램 영상처럼
투영히 보이는 환영,
꿈이 스러지던 수용소
콩크리트 맨바닥에
짓눌린 절망 켜켜이
가슴을 찌르며 흔들리던 가시풀꽃,
그,
그림자..
그림자..
보라빛 엉겅퀴
혈흔으로 녹이 쓴
철조망을 닮아 있다.
사랑도 깊어지면
물 든 이념처럼
맹목적 그리움을 수태하고,
이념의 골보다 더
수직으로 곧게 파내려간
절대적 그리움의 동굴
끝간 데가 아득하여라~
울도 담도 없는 수용소에
누가 가두지 않아도
백줴 떠도는 원귀처럼
응혈진 회한(悔恨)은
어쩌면
이념보다 더 날이 선
서슬 푸른 피 빛!
가시꽃으로 다시 핀,
아!
엉겅퀴...
엉겅퀴...
이요조(글그림)2003년 거제도를 다녀와서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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