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밟기

peace



천천히 움직여 보세요


아스팔트 위에선 힘은 필요치 않아요


속눈썹 위로 우산살처럼 퍼지는 햇살이


온몸을 뚫고 발바닥까지 간지럽혀요


두 개의 동그라미 속으로 바람을 챙겨 넣어요


간혹 주위도 살피면서 핸들을 꺾어요


오솔길 입구에선 숲 속의 향기를 맡아요


버려진 종이컵의 알파벳도 시가 될 수 있어요


솔방울들이 놀이개처럼 뿅뿅거리네요


가만!


작은 소리가 들려요. 풀밥소리


자전거 바퀴에 개미가 울고 있어요


구름 속을 달리는 비행기 마냥 윙윙거려요


서서히 굴려보세요


굴러가는 바퀴가 조그맣게 흔들거려요



오르막길이 시작되네요


그렇다고 서둘지는 마세요


어디까지나 방향이 틀려서는 안돼요


지금은 땀을 쏟을 때가 아니에요


호흡을 맞춰가며 좀 더 세게 밟아봐요


힘을 내세요


그리고 앞만 보세요


이젠 신호등은 필요 없어요


계속 힘차게 굴려보세요 좀 더 세게 더 세게.....



오 하느님!


당신은 언제나 바다 깊숙한 곳에만 떨어뜨리는군요


하늘을 나는 일은 결코 없게 되나요?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여요


예쁜 물고기들이 지느러미로 날개를 치면


내 몸은 먹혀버려도 좋을 만큼 작은 조개알이 되어요


무지개 빛이 반사되어 내 몸은 다시 인어가 되고


동그라미 두 개가 허공을 향해 빙빙 돌고 있어요


내리막길이에요


내 몸은 파도에 일렁이는 물미역이 되어


미끈거리다 미끈거리다 풀풀히 흩어져요


그래도 자전거 밟기는 언제나 새로움을 줘요.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 온다.
............

구르는 바퀴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김훈 에세이/자전거의 여행중에서*





미루나무님들~
안녕하셨어요?
이번 연휴는 날씨가 흐렸었지요?
전국 어디에서건.... 자욱한 물 안개 속에서
꽃망울은 계속 터져나고 있었지요.




봄 꽃동산..
맞아요
금수강산이 온통 꽃밭이였어요.



진달래 개나리...그리고 올해에 웬지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벚꽃까지 합세해서 온통 꽃세상이던걸요.



때 아니게 뒤흔들던 바람도
꽃을 피우겠다는 의지 앞에서는 무색해져
이젠 잠잠해졌습니다.



안개 속으로의 여행

마치 꿈꾸는 듯 안개 비 속에서...
물안개 속에서......

그렇게 잘 다녀 왔습니다.



램으로 겨우 접속하여
미루님들과 '접속'하는 기분....
그거, 가히 나쁘진 않던데요.
쉽게 만나는 것보다.......어렵사리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만큼 더 소중하다는 것 다시 배웠습니다.


요즘...
들어서 제 개인 글이 사라졌습니다.
저도..해토하는 땅을 닮아 온몸이 근질거리더니
꽃망울을 피워내는 봄처럼
좀 아프고 있나봅니다.



아픈만큼...
성숙해지겠지요.
ㅎㅎㅎ




주초예요
좋은 봄날 되시구요
환절기 건강에 유의 하세요.




이요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