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봄은 왔다.

얼었던 강이 풀리고 완연한 봄이 왔다.  강물에 봄빛이 한껏 녹아난 듯,  물빛은 푸르고 점잖은 듯 잔잔하다.

물은 원래 낮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어서 양쪽의 강둑이 낮은 곳으로 쏠려 들어가기 마련이다. 여름우기에 접어들면 자칫 범람하기 쉬운 강이기도 하다.

다리 너머 낮은 곳, 기다란 밭뙤기엔 모종을 심었는지 낮은 비닐을 씌우고  참외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의 바쁜 일손이 보인다.

하늘에 그 운을 맡기고 다 앗기더라도....어쩔 수 없는 농사를 짓고 있다.

 

연천군으로 들어서는 곳은 북한지역인 중면 여척리로 중면 횡산리와 왕징면 강내리에서  누인 ‘S'자형으로 멋지게 굽어 흐른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오는 듯 하다가 다시 분단된 국토의 한계선을 가로질러 흐르다가  다시 내려왔는가 싶으면 어느새 한강과 합류 서해로 흘러 들어간다.

함경남도 마식령에서 발원 254㎞를 달려 한강과 만나는 임진강 줄기는 56㎞가 파주시와 접하고 있으며 30㎞가 개발 가능지역이라고 했다.


 

분단된 탓에 자연경관이야 제대로지만....민간인의 출입이 제한되던 곳에 임진강 두지나루 황포돛배가 떴다.

60만년전 지각변화로  한탄강과 임진강은 현무암 바위와 주상절리가 형성된 적벽이 아름다운 강들이다.

민통선안에 위치하였다가 지금은 풀려난 장남면 고랑포리 그 부근이야 아직 철책으로 막아져 있지만......

 

 

고량포구는 옛문헌에는 ‘皐浪渡’로도 기록되어 있다. 이곳은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임진강 일대에서 가장 번창했던 포구의 하나였다.
특히 서해안에서 조류를 타고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온 조기, 새우젓, 소금배 들이 장단의 대표적 특산물이었던 장단백태, 땔감, 곡물 등을 교역하였고,
교통이 편리한 지리적 조건으로 인하여 경기북부 지역 농특산물의 집하장 역할을 하여 주요 상권형성의 중심지이기도 하였다.

 

 

고량포구에 다다르면 강물빛이 하얗게 보이는데 그 곳이 바로 고량포 여울목이란다.

이 여울목은 1968년 김신조 무장공비 31명의 일당이 바로 이 여울목을 걸어서 지나온 그곳이다.

수심이 깊은 임진강인데도 이 여울목에 오면 갑자기 수심이 무릎정도로 얕아져서 강을 건널수 있다한다.  

고량포 여울목을 바라보고 뱃머리는 오던 방향을 선회하여 다시 돌아 나오는데 총 45분이 소요된다.

 

 

 

역광이라 강물이 검푸르게 보인다.

 

 

황포돛배를 운전하던 선장이 가르키는 곳, 강의 정 중앙 한가운데...저 너머 보이는 희미한 산이 바로 30km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개성의 송악산이란다.

 

  

 

 

 

선장님의 배려로 뱃전에 편안히 앉아서 사진 찍으며....

음악소리가 들려오는지 조차도 잊고 나는 강물과 적벽을 흠씬 느끼며 교감을 시작했다.

 

  

칼로 잘라 깎아지른 듯한 절벽

좌측은 문산지역 장좌리적벽,.오른쪽은 연천 원당리 적벽이다.

마주 바라보이는 곳이 고량포 여울목,  왼편이 군사한계선인 고량포구다.

 

 

내 눈에는 마치 토끼가 엎드린 듯 보이기도...

 

 

주상절리의 적벽모습

용암인 마그마가 바닷물이나 강물의 냉각 응고함에 따라 부피가 수축하여 생기는, 다각형 기둥 모양의 금.

임진강 적벽의 주상절리는 모양이 상부는 바늘침 같게 생겼고 하부는 떡시루처럼 이중으로 생긴게 특이하다.

가로 세로, 이 두가지로 된 주상절리는 어디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형태라 전한다.

 

 

 

 

 

이래서 돌단풍인가보다. 흙하나 없는 수직 석벽에 꽃을 피운 '돌단풍,

 

 

임진강의 어부들인가보다. 강에서 물고기 잡는 어부들의 모습은 차라리 편화롭게 보이기까지 하는데.

 

 

적벽에는 동굴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육이오 동란에는 방공호가 되어주기도 했단다.

이 동굴모양은 이름이 떠 오르지 않지만 덩치에 비해 머리가 아주 작은 갑각류(?) 작은 그런 동물의 형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바라다보이는 곳이 민통선 안에 있는 예전 고량포구,

이 부근에는 미수 허목의 묘역과 지금은 출입이 풀린 경순왕릉이 있다.

 

 

  예전 고량포구

왼쪽 아래엔 학교가 있고,문방구가 있고 우체국지소,화신백화점,변전소,금융조합,곡물검사소, 우전시장, 여관, 시계포 등이 있다.

 

 

아마도 예전부터 난 길인 듯, 길이 고불고불 정겹다.

화려했던 옛 정취는 어디로 사라지고....그나마 기억하던 사람들 조차 떠나고 나면

아마도 이런 자료뿐이리라~

 

 

정말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어보인다.

선장님이 알아서 가르쳐주신다. 문산으로 가다가 장좌리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3km가량 들어오면 이 곳이란다.

 

 

 

 

 

 

절벽에 흰꽃, 요즘 피는 흰꽃이 무에 있던가? 조팝나무? 배룽나무? 야광나무?

푸른 적벽에 등 기대어 하이얗게 무리져 피었다.

 

 

 

 

 

 

 

 

군데군데 산철쭉도 피어있는 적벽의 풍경,

임진강은 우기시 저 다리를 넘어 범람하기가 예사란다.

파주 문산,연천의 물난리가...바로  이 임진강?

왼편 강둑을 보니...잘 흘러내리던 강줄기가 질펀한 연천평야를 덮치게도 생겼다.

 

 

 

파주,문산쪽의 장좌리적벽은 그런대로 높이가 있어서 적벽위엔 그나마 수림이 울창한 편인데

지대가 좀 낮은 연천쪽 원당리적벽은 민둥머리 강둑이다.

 

 

우리 분단의 비극을 대표하는 임진강,

그 강물은 유유히 북에서 남으로 침묵속에 흐르건만 분단 60년의 아픔은

60만년의 역사를 가진 적벽을 휘감아 돌아 흐르는 강물이..........시니컬하게 웃으며 흘러내리는 것만 같다. 

 

글:사진/이 요조

 

다음글은  고량포, 묻혀버린 역사속으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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