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지도법사 (템플스테이) 진봉스님
난생 처음 발우공양 체험
산사(山寺)는 티없는 무욕(無欲)의 땅이다. 고요하고 깨끗하다.
무심코 지나쳤던 별과 달이 유난히 빛난다. 고즈넉한 산사 풍경은 그 자체로 해탈이다.
황사가 봄 하늘을 희뿌옇게 뒤덮는 3월 20일, 여행팀들은 선암사로 찾아들었지요.
선암사는 송광사와 함께 순천을 대표하는 사찰이지요.
순천만을 탐방하고 저녁 공양시간에 맞추어 가느라 순천 동천을 옆에끼고 한 40분 넘게 달려간 것 같습니다.
하늘은 황사로 뿌얬고 바람은 이리저리 불었지요. 이 날 서울은 밤하는처럼 캄캄하고 비도 왔다지요.
이 곳은 잠시잠깐 이랬습니다.
황사를 피해 나들이를 잘 온 셈입니다. 산사에서 하룻밤 묵고나니 그 다음 날은 하늘이 얼마나 높고 파란지
마치 맑은 가을 같았지요.
선암사에 당도하니 타고 온 차는 버리라는군요.
속세의 홍진에 물든 껍질을 벗듯 타고 온 차를 버리고 주차장에 있는 선암사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산길을 올랐습니다. 봄이라 좀 길어진 낮이 산사를 오르는 일순간에 까무룩 저물어버리는군요.
당도하자 날이 어두운데도 만나지는 사찰의 첫 풍모에 그만 반했지요.
꾸밈없이 자연스럽게...천년 고찰의 모습 그대로 인 듯 선암사는 경내의 가람배치나 풍경도 그리 권위적이지 않고 평온한 느낌이 들었지요. 사실은 알고보니 태고종과 조계종과의 소송에 태고종은 그대로 답보상태로 숱한 세월 명맥만 유지해 온 아픈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 게 훗날 더 나을지도 모를일입니다. 요즘 돈으로 짓는 사찰들은 시멘트에다가 단청을 입히고...기와도 무늬만 기와지 강판같은 것으로 그럴 듯하게 꾸미고들 있는 것에 비하면 오감의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발우공양[鉢盂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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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우가 참으로 정갈하게도 얹혀있습니다.
발우공양, 늘 매스컴을 통해 듣고 보고했지만 제가 직접 겪어보기는 처음입니다.
공양은 발우공양과 상공양이 있다네요 상공양은 쉽게 말하자면 덜어먹는 뷔페식이라 생각하면 되구요.
스님들도 매끼니 발우공양이 아니고 아침만 발우공양을 하시고 점심 저녁은 상공양으로 편히 드신다는군요.
태고종은 조계종과는 사뭇 다른 게 많았습니다.
그 중에도 비구니(승) 비구(승)가 한 사찰에서 도량을 닦으시는 모양입니다.
일반인의 편견이겠지만 단아하고 갸날프고 아릿다운 비구니스님을 보니 왜 그리 가슴이 저릿하도록 아리는지 모를 일입니다.
제일 친하면서 유일한 제 친구도 나이가 오십들어 운문사로 들어갔거든요,. 그렇게 나이 들어 운문사로 들어갔으니~~
발우공양하는 내내 친구를 생각했습니다. 눈물이 핑~~ 돌기도 했습니다.
공양을 마련해주시는 비구니스님들의 손길이
저희들 눈에는 마치 승무를 감상하듯....나붓나붓하였습니다.
조신조신.....바라보는 저희들이 외려 숨이 터억 막혀왔습니다.
저희를 위해 마련하신 공양은 소찬이지만 정갈하고 담백했습니다.
저희들은 모두 공양이라는 이름의 퍼포먼스에 함께 동참한
행위예술중입니다.
지도법사, 진봉스님이 발우를 펴십니다.
모두들 처음인지라 다들 따라하기도 무척 어렵습니다.
비구니스님의 고운 손길이 일일이 도움을 주십니다.
펴기도 어려운 발우~
스님들의 발우는 나무로 깎아만든 것이고 저희들 것은 메라민입니다. ㅎ~
잘못해서 스님의 발우를 가지고 온 것과 비교를 하니
스님들이 사용하는 발우는 정말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저는 갠적으로
발우를 따로 설거지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제일 궁금했더랬습니다.
청수를 나눠주시면 그릇과 수저를 먼저 조용히 헹굽니다.
밥을 받으면 머리까지 들어서 감사의 예를 표합니다.
제게 건네주시는 밥입니다.
전체의 밥을 먼저 나누고는 가반(加飯)하라고 권하시는 중입니다.
익일 비구(승)님의 공양수발은 가반시 총알처럼 스쳐 지나가십니다.
말씀도 웅얼웅얼.,....가반하십시요가 아니라....더 달라면 안돼로 들립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웃자고 하는 소립니다.
그만큼 비구니스님과 비구스님의 공양수발 느낌은 천양지차입니다.
아버지가 차려주시는 밥과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 그랬습니다.
국은 따로 나오고 찬은 이렇게 4찬이 나왔습니다.
순두부가 간이 슴슴해서 담백하고 다음날 아침 냉이 향이 아주 좋았습니다.
다음날 된장국은 된장에 콩알이 그대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 큰 절에 메주를 쑬 때 일일이 손으로 다 만든 것 같았습니다.
기계로 만들면 콩딱지가 없거든요.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래서 더 진짜를 먹고 왔다는 자랑입니다.
김도 직접 구웠는지 맛있다고 다음날 아침에는 다들 욕심을 냅니다.
아~~ 저 무서운 단무지...@.@
밥을 주시는 스님의 뒷태를 보세요. 두 발은 가지런히 모으셨습니다.
전 저런 자세로 다섯분에게만 밥과 국을 퍼주고나면 그로키상태가 될 것 같습니다.
소식으로 드신 분들이...대단도 하십니다.
물론 속세의 저는 과잉으로 늘어난 뱃살이 저런 자세를 유지하기에도 힘들고요!
"감사합니다"
각자 찬들을 먹을 만큼씩만 조용히 덜어서 담습니다.
요 정도로 먹어야 심신이 가벼울 것 같은
이 발우는 제 공양발우입니다.
많이 먹어서 축척되어 거꾸로 독이되어 나를 치는 병이 없을 것 같습니다.
죽비를 세 번 치시면 공양 발원문을 합송합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알의 곡식에도 만인의 수고로움이 담겨있습니다.
이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겠습니다. ----
공양을 준비하고 공양하는 곳을 후원이라 하고(식당)
공양간은 밥을 하는 곳이군요. 공양간은 주방을 뜻하는 말임을 배웁니다.
공양주 스님들은 임무완수를 다 하신 듯....커튼을 닫아 가리고 공양이 끝나기를 기다립니다.
큰사찰에는 공양주스님이 여럿이고 작은 사찰에는 신자들이 도맡아하는 공양주보살들이 있다는군요.
요즘 작은 일반사찰에는 공양주보살을 구하기 어려워 중국동포를 쓰기도 하지만
사람 구하기 어려워 곤욕도 치른답니다.
이 공양은 다음날 아침공양입니다. 냉이두부 향이 좋습니다.
단무지는 하나 남겨두어야 합니다.
김이 맛있다고 욕심 부리는 옆사람 발우입니다.
김으로 뒤덮혔습니다. 제 것 다 먹고 한 장 더 달라고 무언으로 말했더니
죽어도 안줍디다 ㅠ,.ㅠ
깨끗이 다 먹은 후에는 단무지 하나를 남겨 그릇을 닦습니다.
깨끗이 돌려 닦아냅니다.
전 이 물을 마시는 줄 알았는데 마실물은 따로 받습니다.....
이 물은 버리는데 진봉스님이 받아온 양동이에 찌꺼기가 있으면
그 줄에 앉은 사람들이 모두 나눠 마셔야 한다시는 엄포에 윗물만 버리고 찌꺼기는 단무지와 함께 먹었습니다. ㅠ.ㅠ;;
발우를 깨끗이 닦아서 처음처럼 차례대로 잘 쌉니다.
공양이 끝나면 죽비소리에 맞추어 다시 합송을 합니다.
-이 공양의 고마움을 마음에 새겨 사회 대중을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죽비 3번 합장 후 일어서서 발우 장소에 가서 자기 자리 번호에 공양그릇을 넣어둡니다.
선암사 지도법사이신 진봉스님의 가르침따라ㅡ
죽비소리의 차례따라 발우공양 체험 잘 하였습니다.
공양 |
공양시간이 되면 소종이 울리고 모든 대중스님들이 공양간으로 모여 발우공양을 합니다, 발우란 양에 알맞은 그릇이라는 뜻으로 4개의 그릇에 각각 밥, 국, 반찬, 청수를 담습니다. 똑같이 나눠 갖는 평등, 낭비없는 절약, 공동체 단결과 화합 등을 이루는 마음으로 고양을 합니다. 공양의 시작은 죽비에 맞추어 시작하고 자기의 공양그릇에 담긴 모든 음식은 한톨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야 합니다. 식단은 마늘 등 자극적인 오신채가 없는 채식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