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워낙에 싫어하는 나!!

걷기라고 처억 써 붙이긴 했지만 실제는 내겐 하악거리는 태백쯤 버금가는 등정이다.

(4월4일 오전 10시20분 )1호선 도봉역에 내렸다.

머리는 도봉역인데 머릿속 지도는 망월사역이다. (이런! 이런!)

어째어째 30여분 지각에 발이 손이 되도록 빌고 무수골 입구로 향했다. 팀이라고는 전원 6명, 

등하불명이라 가까운데 살아도 도봉산 구석구석 다 모르지만....

도봉역에서 오르는 건 또 난생 처음인 나는 꽃샘바람을 뚫고 처음엔 스적스적 잘 걸었으나 무수골 계곡을 다 벗어나기도 전에 힘들다.

다행히 티타임을 가져주어서 잠시잠깐 쉬면서 보니...웬걸 무수골로도 에븝 많은 사람들이 오른다. 

 

 도봉산,

우습게 보면 안된다. 무수골계곡으로해서 원통사 우이암으로 가는길은 험준하다. 멋드러진 경관은 그리 쉬 얻어지지 않는가보다.

 

무수골입구에서 오르기를 오전 10시 30분 ~~ 도봉산 정문으로 나오기를 3:20분에 벗어났다.

거의 5시간의 산행인 셈이다.  무수골 입구에서 차 마시고 과일먹고 원통사 뒷산에서 점심먹고...쉬엄쉬엄 내려오자니 산속에서만 4시간 30분이다.  2시간 30분~3시간만 하면 충분할 것을  산속에 푹 안겼다 오느라...ㅎ`ㅎ`ㅎ`

ㅠㅠ 실은 고백하자면 민폐끼치는 내게 자상하게들 맞춰주느라... ㅠ.ㅠ

 

 

나무야 고맙다.

유명산 깊은 골에 있는 사찰들은 대개가 천년고찰이라 씌어졌더만....

네 몇 백년 묵은 보시는 어찌 단 한 줄 공덕의 치하도 없이 몇 만번의 밤낮을 하루처럼 이렇게 사람의 발밑을 지켜주었더란 말이냐~~

미끄러운 산길에 제 뿌리를 스스럼없이 내어주어 이리 편하게 다니게 해주는 네 맘을 나는 고맙다! 속으로 칭송뿐이니 부끄럽구나~~

 

 

큰바위를 병품삼아 자그마한 암자가  보일 듯 말 듯 하다.

길이 점점 가파라진다. 고소공포증이 없지만 아래를 내려다보기 싫어 부러 외면한다.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드디어 원통사의 모습이 일부분으로 나타나고....

 불교와는 인연이 멀지만 이 곳을 천혜의 관음성지라고 한단다.

 

 ▼원통사에 대한 정보가 없어 한국관광공사 글로 대체합니다.

 

원통사(圓通寺)은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546번지 도봉산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1교구인 조계사의 직할사찰이다. 원통사는 예로부터 좌우에 수락산과 삼각산을 거느리고 한강을 바라보는 도봉산의 최고 길지에 자리잡은 수행기도처로 알려져 왔다. 조선초기의 무학대사를 비롯해서 근대에는 만공 · 동산 · 춘성스님 등 선지식이 이곳에 머물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관음기도 도량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을 지냈던 조현명, 서명균 등이 나라의 일을 이야기하며 심신을 닦았던 곳으로 당대 유학자들 사이에 명소로 이름 높았다. 현재 경내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기도했다는 석굴이 있으며, 약사전 아래 큰 바위에는 태조가 기도를 마치던 날 천상의 상공(정승)이 되어 옥항상제를 배알하는 꿈을 꾸었다하여 새겼다는 《상공암(相公岩)》이라는 글씨가 있다.

그런가하면 절 뒤쪽에 있는 우이암으로 불리는 바위는 관음보살이 부처님을 향해 기도하는 형상을 하고 있어 원래는 <관음봉> 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주변의 자연 지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호랑이 · 코끼리 · 학 등 여러 동물 모습을 한 바위들이 이 바위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형상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이곳을 천혜의 관음성지라고 믿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황사먼진지...운문지...뿌우옇게 보이는 곳이 상계동일대

 이 길로 원통사를 올랐었나? 원통사에는 등산객을 위한 해우소가 따로 마련되어있었다.

 해탈한듯한 절집 개!!

혀를 꼴꼴꼴차며 다정하게 여길보라며 불렀지만 미동조차 않는다. 사진을 찍고나니 그제서야 슬그머니 돌아다본다. 그랬다. 해탈했다.

 해우소에서 몸을 가볍게 한 뒤 오르는데...

  절 뒷편으로 오르는데....앞 서 간 일행이 부른다.

  조오기서 간단한 점심을 먹자네~~

오잉? 점심은 하산해서 먹기로 했는데? 웬? 은행과 밤이 든 찰밥에다가 막걸리에 문어숙회에.....맛있는 묵은지에

<에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는데!!>

 

그런데 아랫 사진을  보면 자일이 보인다.

자일을 건너 들어갔다(지금 고자질) 보기엔 아늑한 저 곳이  실은 벼랑이다.

큰 소나무가 지난 번 폭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꺽어져서

넘어진 소나무 윗부분이 벼랑을 용케 가리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내었다.

 

곧추서있어도 가지 하나쯤은 부러진 게 보이더니 45도로 비스듬히 서있는 네가 무슨 기운으로 버텨낼 것이냐~~

네 무너져 내리는 날, 온세상이 폭설로 뒤덮인 이 곳 원통사 절집에서는 네 허리 부러지는 소리가 산울림되고 또 울리고...

마치 마지막 죽어가는 짐승의 울음처럼 포효로 들렸을게야~~

 

 봄은 봄이다! 

바람 찬 능선 위라도 바람만 잘 피해 앉으면 따뜻하고 고요하다.

 바위틈새 벼랑에서 사진을 찍으려 하자 어디서 그런 냉골 바람이 부는지...

아참!! 여기가 바위 벼랑 끝이지??

 원통사가 내려다보이고 멀리....도봉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가히 천혜의 절경이다.

 바위도 작은 바위가 큰바위에 살풋 기대어 섰다.  억겁의 세월을 서있으려니 어찌 힘들지 않으랴~

내 눈에는 左가 어깨를 내어준 남자바위! 右가 빌린 어깨에 살짝 기댄 여자바위 같아보인다. 

떡 벌어진 어깨가 믿음직해 보이는 큰바위~~~

 겨우 2,1km올라왔다.

사람들이 서 있는 저 곳▲ 으로 갈 것이다. 마치 헬기에서 찍은 공중사진같다.

저 암봉에 다다르자

 일행중 한 명이 눈에 보이는 저 벼랑으로 냉큼 떨어지듯...폴짝 @.@

순간.........내 입에서 <가스나~~> 소리가 절로 나왔다.

우리집 마리가 애먹이면 노상 입에 달린 소리다.

얼마나 놀랬으면~~ <사진을 찍어달란다>

그 위에 바위에 게우 서서 사진 찍어주는 내 손, 발이 후덜덜 떨린다.

바로 이 사진   ☞

놀란 가슴 지금도 벌떡거려,  다시 한 번 더, ㄱ ㅅ ㄴ~~~

 지금도 풍화작용이 진행중인 관음봉~~~ 툭툭 깨어져 부서지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앞면 얼굴은 미끈한데....뒷얼굴 뒷면은 온갖 풍상으로 깨어지고 찌그러져있다.

마치 현세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을 얼핏 해보았다. 

 저 산길을 걸어 올라왔다. 운동이라면 불에 데인 듯 화들짝 놀라는 나무늘보같은 내가...!!!!!

 봄은 봄이다!  청솔가지 청청하고 산빛은 푸르다!!

 바위의 은밀한 속살을 보는 기분입니다. 보기는 우툴거리는데 손으로 쓰다듬어보니 매끄랍습니다. 오랜 세월의 궤적입니다.

그 앞에 선 나!! 한갑자는 감히 먼지 티끌보다도 못한.....

우이암 능선에서 바라본 도봉산 

 진달래가 막 피기시작했다.

사진이 이렇게 엉망으로 나온 건~~ 내 몸무게도 견디기 어려워 슬림한 똑딱이를 가져갔더니 해가 너무 부셔서 뷰파인더를 잘 볼 수 없었다고 핑계를 댈까?

올해는 봄이 사람들을 감질맛 태우며 다가왔다. 칙칙하게 어둡게.....눈이 왔다가 다시 얼었다가 비가... 폭우로 쏟아졌다가 .....

온갖 징징거림을 다 쏟아부으며 볼 부은 채 등떠밀려 겨우 온 봄!!

이제 도봉산에도 완연한 봄의 교향악이 시작되고 있었다.

봄은 곧 환한 웃음을 지을테지~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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