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이야기 |
동지팥죽을 끓이며 마음은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
2011년 동지(冬至)
양력 12월 22일(음력 11월 28일)
절입시간 : 12월 22일 14시 18분(오후 2시 18분)
한파가 몰아치는 동지!
나 어릴적 외할아버지는 그러셨습니다.
<할아버지 추워~> 꽁꽁 얼음처럼 차디찬 팥죽을 이불 뒤집어 쓰고 먹으면서
투정하노라면
<얘야......동짓날은 호랑이 거시기가 꽁공 얼어야 내년 농사가 풍년이 된단다>
<ㅋㅋㅋㅋㅋㅋㅋ>
팥죽을 입에 물고 확- 품을만큼 우스웠지만 어린 소견에도
풍년이 온다는 말에 추위를 잘 견디며 놀았습니다.
어제 동지팥죽을 끓이려 팥을 삶는 준비중에
얼른 비치는 TV속 이야기에 앞 뒤도 모른 채
카메라를 들고 캡쳐했습니다. 무슨 시간인지 모르지만
처음 들어보는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이야기를 옮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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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는 새로운 해가 뜬다는 작은설(아세)입니다.
팥을 끓여 그 붉은 팥물을 대문 외양간등 문설주에 뿌리고
악귀가 침범치 못하도록 하는 풍습입니다.
삶은 팥으로 죽을 끓여 먹으면 액운을 쫓고
새해 희망의 복을 부른다고 하니 팥죽 꼭 챙겨 드시기 바랍니다.
동짓날 옛 선비들은 독특한 일력(日曆)을 만들었다.는군요.
九九消寒圖(구구소한도) 한지에 매화를 그린답니다.
흰매화 9x9=81송이를요.
그리고 하루 하루가 지날 때마다 그 매화에 붉은 칠을 한답니다.
즉 봄을 기다리는 것이랍니다.
긴-긴 三冬, 매서운 한파를 견뎌내는 인내심을 매화꽃 그림으로 대신한
아름답고 슬기로운 마음
이렇게 붉은 매화꽃이 가득 81송이가 꽃을 피우면 이미 봄은 와 있다는 겁니다.
이르면 매화를 다 그리기도 전에 봄이 오는...
즐거운 기다림!!
모질고 긴- 추위를 견뎌나가며 꽃을 그리는....선비정신!
제가 끓이는 동지팥죽은 우리 어머니가 힘들게 끓이시던
팥죽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 때는 형제들이 모두 둘러 앉아 두레소반에서 새앨 만들기(거의 장난수준)를 했고
연탄불위에 많은 양의 죽을 끓일라치면 현제들이 번갈아 가며
죽을 저어주는 일을 도와드려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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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많은 제 팥죽 끓이기, 그것도 현미팥죽입니다.
집에 따로 둔 쌀이 없어서...ㅎ
일단 팥 2컵을 푹 삶았습니다.
냉장고엔 멥쌀가루가 좀 남아있더군요. 쌀이 아주 조금 섞인 현미 한 컵을 불렸습니다.
현미는 밥으로 지어도 톡톡 오돌톨 씹힙니다.
아주 무르게 푹 삶아낸 팥입니다.
여기에 현미 불린것을 한 컵 넣고 다시 끓입니다.
아무래도 현미보다는 팥이 더 푹 물러야겠기에
팥을 먼저 삶아낸 것입니다.
현미도 다 물렀군요.
체에다가 걸러내냐구요.
아니요 팥껍질에 영양성분이 많다니
다 먹어야지요. 요즘엔 좋은 요리기구가 있잖아요!!
멥쌀이라고 봉지에 써 둔 쌀가루!
냉동실에 오래 있었더니 웬걸 익반죽 할 때 뜨거운 물을 꽤 잡숫는군요! ㅋ~
반죽이 잘 되었으니 새알을 만들어야지요?
떡집에서 빻아올 때 소금간은 이미 되었고요!
새알은 두 개씩 손바닥으로 돌려 만드는 거 아시죠?
새알심은 전 찹쌀가루로 하게되면 나중에 새알심 형체가 녹아져 없어진다.
(시중에 파는 가루로 된 찹쌀가루는 100%가 아니니 괜찮음)
4/멥쌀과 5:1 찹살을 섞어야 좋다.
반 컵의 물로 익반죽한 후, 새알심을 만든다.
작은 반죽 두 개를 만들어 손바닥 위에 올리고
한꺼번에 돌리며 비벼준다. 같은 속도, 같은 압박이면 같은 새알이 만들어진다.
<엄마! 어때요. 2개 예쁘지요?>
<얌마, 새알은 뜨거운데 들어가면 예쁜건 몰라~>
팥과 쌀이 다 물렀으면 핸드블렌더(도깨비방망이)로 돌려준다.
이때 도깨비방망이 없으면 어떡해요?
그러는 분에게 팥은 재래식으로 걸러 내든지 믹서에 돌리면 편리하다.
이제 새알은 만들어졌고 죽은 대충 갈렸고
새알을 투하! 새알심만 익혀주면 된다.
새알심 다 익고...팥과 현미죽은 다 갈렸으니 걸죽하다.
소금간하고....식성에 따라 아이들에게 설탕으로 단팥죽을~
동치미와 함께 동지팥죽을 먹게되면
지난해의 액운은 말끔히 씻겨나가고,
이젠 새해 복 많이 받을 일만 남았다.
님하!! 새해 福 많이들 받으세요!!
저도 동지인 오늘은
제 마음자리에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를 그려놓고
매일 한송이 한송이 붉은 꽃을 그리듯 그렇게
다시 시작되는 봄을 기다려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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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 함께 그런 고운 마음으로
2011년을 보내고 2012년을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