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하나가 마치 연꽃잎 같이
살아있은 복어회!
몇 해전 바다 낚시를 갔더니(통영 미륵도) 졸복이 자꾸만 올라온다.
화를 퉁퉁내며 뽁뽁거린다. 뽁뽁대며 찡얼거리니까... 뽁찡어가 맞는 말이다 ㅋㅋㅋ
경상도에선 점잖게 복어라 칭하지 않는다.
뽁찡~ 뽁찡이~~
특히 생선 이름은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 달라 재미난다.
감성돔도 경상도에서 감씽이~ 라고 부르듯~~
과자도 꽈자라 부르는 된발음이 걍 뽁찡~라고 부른다.
남쪽지방 바닷가 사람들은 이 뽁찡어탕을 해장국으로는 최고로 쳐주었다.
남부민동에서 사변동이로 태어나고 성장기를 거친 나는 가까운 자갈치와 친하다.
아니...사실은 울 어무이와 친한 곳이다. (긁적긁적~)
아버지와 함께 꼬시래기 낚시를 즐기던 방파게가 있던 그 곳은 지금의 충무대로로 변했고 매립지는 공동어시장이 자리를 턱 잡았다. 지도가 바꼈다.
이 뽁찡이는 내가 어렸을 때 부터도 맛을 잘 알았다. 아버지가 술을 잘 잡솨서? 노~ 노 천만의 말씀이다.
구덕산에 위치한 부산여중을 다니면서 골목시장을 거쳐야 충무동에서 버스를 타는데
내가 지나치던 그 골목시장엔 유명한 충무복국집이 있었다.
등교하는 아침이면 늘 해장손님들로 북적이던 집!! 그 집에는 유리창마다 뽁찡 지느러미로 치장돼 있었다.
식당 천정에는 가시복이 공처럼 탱글탱글 박제가 되어 먼지를 뒤집어 쓰고 건들거렸다.
술을 한 잔도 못하시는 아부지께서도 가끔 이 충무복국집을 드나드셨다.
그 게 내 중학교 다닐 때니... 50년도 훨씬 더 된 추억의 이야기다.
우리 집 바로 옆집의 할머니도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고 계셨는데...
울 엄마를 친 딸인양 이뻐하셔서 이런 저런 생선을 많이도 나눠주셨다.
(나중에 울 막내 이모의 시집이 되었다) 할머니는 상어 두투도 삶아 갖다주시고...복어도 가끔 주셨다.
주로 파는 어종이 상어톰배기 ...복어 ... 늘 보는 그런 평범한 생선이 아니라 단가가 좀 쎈 고급어종이었다.
그 할머니댁 창문에도 복어의 지느러미가 예쁘게 붙여져 있었는데....어느날 우리집 창문에도 붙여진 날이 있었다.
ㅎ 시골가면 창호지에 꽃이나 국화잎 단풍잎을 넣어 치장을 한다면 바닷가 사람들은 생선 지느러미를 잘 펴서 그냥 유리창에다 붙여두기만하면 된다.
옆집 할머니네나 우리 집은 모두 적산가옥이어서 유리문 투성이었다.
요즘처럼 실리콘도 없지...대형 유리도 아니지 숱한 작은 유리창은 얼마나 바람에 흔들렸는지...
바람만 불면 유리문들은 일제히 따락따락 따르르~~ 흔들리며 소리를 내질렀다.
금수복국이 ...잊혀진듯 가라앉았던 내 아련한 추억을 흔들어 일으킨다!!
이번 복국집에 한께 온 여동생이 그걸 기억해 냈다.
<언니야 이 집에 우리 왔잖아~......우리가 샀는데....><흐 미안타 그랬나?>
경기도로 올라온지 30여년~~ 한 번씩 부산 갈때면 형제들이 다 모여 맛집을 찾곤 한다.
복찡이 집을 안갔을리 만무~~ 복찡 불고기까지 맛을 봤는데 그 숱한 맛집을 우에 다 꿰노?
모였다하면 <횟집 ....탕집.....> 하다못해 집에 사들고 와서도 다들 멋지게 탕을 끓여내는 부산토박이들이 아닌가!!
해운대본점 금수복국이란다. 난 맛보다도 부늬기에 야칸 여지다.
실내 여기저기 꾸며진...꽃꽂이로도 마음이 벌서 흔들린다. 위에 화분대 마저도 마음에 쏘옥 드니....음식 맛이야 뭐 당연하겄찌~~
북어 어디까지 먹어봤니?
습관적으로 늘 카메라야 들고다니지만.....맛집 포스팅은 ....
그저 그렇겠지 싶어서 차에서 내리자 대충 외관을 찍었는데....에러다.
동생은 친정식구들 모두, 특히 형부와 언니도 분명 와봤다는데...이 집은 낯설다. 하긴 그동안 변천사도 있을테고
내 기억력에 한계도 있고.....
여기저기...이 건물 저 건물.....우와 여느 식당이 아니고 대기업이네~~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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