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고 맛좋은 약식만들기

 

 

 

누가  전기밥솥에서 약식을 그냥 한다기에 귓등으로 듣고 코로 웃었다.
<니들, 암만 그래보아라 밥솥에서 부그르르 끓여낸 게 약식 맛이 제대로 나겠나?>

그랬는데, 쓸데없는 기우였지 뭐냐?
그런 게 바로 늙어가면서 생기는 아집의 관념이라는 건가보다.
좀체 굳어버린 생각의 틀을 바꾸려 들지 않는 것인가보다.
내 생각이 옳고 내 주장이 다 옳으니 어디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무리 좋아도 비집고 들어 올 곳이 없다.

관념이란 깊은 강바닥 뻘 속에 가라앉은 돌처럼 그 위로 강물은 아무리 흘러가더라도 좀체 돌은 움직이려 들지 않는 것이지~

약밥 서두문치곤 이야기가 너무 장황했냐?

 

하여간에 엄마는 어렸을 적에 외할머니 약식 만드시는 날은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부엌마루에 쪼그려 앉아 그 냄새를 맡아가며 자세히 지켜보았느니라.

약식을 만드시는 날은 소풍날, 운동회 등, 언제나 기쁜 날이 있기 전날이었지,
엄마 동기간은 고만고만해서 운동회나 소풍을 가면 적어도 세 명이 해당되었단다.
그러니 당연 잔치수준이었지~

하얀 고두밥을 쪄내시면 거기에다 캐러멜소스를 넣으시고 윤기 나게 까무잡잡해진 찰밥에다가 그저 먹어도 맛이 좋은 밤과 대추등 고명을 넣으시고 설탕을 가득 부으시고 맛있는 냄새의  참기름을 넉넉히 둘러서 슥슥 버무리셨다.
침이 꼴깍 넘어가는 우리들을 위해 포슬포슬 하얗던 고두밥도 떼 주셨고 간장, 설탕, 계피가루, 참기름에 비볐던 밥도 간보라며 떼어주셨다. 한참 뒤에야 밥알에 간이 밴 다음 김을 올려 약밥을 완성시키셨다.
그 때 그 황홀했던 맛은 <우리엄마 손맛이 젤이야!>를 늘 확신시켜주는 바로 그런 맛이었다.

 

약밥 맛은  생각만 해도 언제나 근사했다.
소풍날은 언제나 선생님 갖다 드리라는 약밥을 들고 발걸음도 가볍게 집을 나섰다.
더 볼것도 없이 외할머니는 늘 외삼촌 차지였다.
다행히도 소풍장소가 같아지면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

 

엄마의 돌처럼 꽉 박힌 관념 속의 약식은 고두밥에 갖은 고명을 넣고 다시 쪄낸 밥만 전통 약식 뿐 이다 고집했다.
그 일은 너무 번거로웠고, 잔칫집에 가면 식사에 따라 나오는 약식을 집어 먹었지만 그 건 내겐 약식도 아니요 떡도 아닌 이방인의 음식이었다.

그랬던 엄마의 관념이 아마도 물난리를 맞아 강바닥이 뒤집어 졌나보다.
그래서 전기밥솥 약식, 약식 하도 해 쌌기에 궁금해져서 몰래 따라해 보기로 했다.
웹 검색을 하면서 레시피를 보고 또 보고해가며 따라했는데 ,,,,이런 실패가 아니라 낭패다.

레시피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초보 요리 꾼처럼 생각 없이 레시피 그대로 건성 따라하다가 간장비율을 내가 잘못 해독했고,

약식은 또 얼마나 짠지....
나 자신이 얼마나  바보스럽고 참담하던지  오기가 나서  레시피 없이 재도전장을 냈다.

 

그랬는데,

역시나 엄마의 관념을 완전히 깨부수어 주는구나!  정말이지 맛이 제대로다.
엄마 이제 자주 해주마!

아빠도 찰떡을 즐겨 드시는데, 약식이 바로 여느 찰떡보다 나은 게 아니고 무어냐?

 

찹쌀을 건성 덜어내어 부어 불리기만 했더니 그 양을 모르겠기에
불려진 찹쌀을 뒤늦게 계량컵으로 담아보니 4컵이다.
주말 밤 자정 무렵에 밤을 꺼내놓고 청승스레 앉아 까기 시작했다. 밤 까는 일이 제일 힘들다.
자정이 훨씬 넘어서야 이 야심한 밤에 무슨 약밥을 만들까 싶어서 재료들을 솥에다 모두 쓸어넣었다.


<아차! 먼저 물하고 설탕을 넣어 녹도록 끓이랬는데, 우짜지?>
그러나 이미 넣어버렸다.
<괜찮아! 앞 서 만들었던 짠 약식도 그랬는데, 밑은 눋지 않았어!>
설탕만 잘 녹이면 되는데 굳이 시간 들여 손품 팔 필요는 전혀 없다,

대신 계피가루가 물과 융화가 잘 되지 않았다. 한참을 저어주었다. 설탕보다 계피가 더 문제 인 것 같더구나 시간도 그렇고 해서 예약을 해두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면 약밥이 저 혼자 되어있을 게다.

 

일요일 아침 일어마자 마자 가 보니 약간 진 듯하다.
약밥에다가 참기름을 두르고 골고루 섞은 후 재가열을 하였다. 20분이 더 걸리더구나!!

그런 후에 야외 나들이 갈 때 개개인 양념장을 담을 그릇 일회용품을 사 둔 게 생각났다.
크기나 양도 딱 적당할 것 같아서 담아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안성맞춤이었다.

 

한식에는 떡이 있으면 돋보인다.
떡은 사자면 돈도 들지만 별 맛도 없고, 아무리 간단한 맞춤떡도 기본이 몇 만원하니 이렇게 약식으로 일찌감치 준비해 두었다가 냉동실에서 꺼내어 대접하면 어떨까 싶구나.

참 수능일이 코앞이로구나, 주변에 수능을 볼 자녀를 둔, 친지나 지인들에게 시험날 앞두고 초조하실텐데 이런 약식을 선물로 갖다드리면 아주 좋아하시겠지?

대추가 많이 들었으니 초조 불안한 신경계에 안정을 부르고 당분도 마음에 일시적이나마 행복감을 준다니 찰기가 있어 든든하면서 위장에도 좋으니 일석 삼조가 아니냐?

참으로 마치맞은,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 같다.

시간 날 때 쉬엄쉬엄 만들어 두면 등산 갈 때도 좋겠고, 기차를 자주 타야하는 엄마에게도 딱이다.


하룻밤을 불렸으니 대추의 단물도 잘 우러났을 테고 밥까지도 간이 잘 배었겠다.
아주 맛있더라, 이젠 약밥 주문받아도 될성부르다.

누구! 주문하실 분?

 

 

호·호·엄마,

 

 

 

 


재료
불린 찹쌀 4컵, 물1.5컵 간장 1큰술, 계피가루 1큰술, 소금1/2작은술, 설탕 1컵, 씨 뺀 대추 반컵
깐밤 1컵, 참기름 2큰술, 잣조금

 

만드는 방법

1/찹쌀 2.5컵을 씻어 불린다.
2/밥솥에 찹쌀 4컵, 간장 1큰술, 계피가루 1큰술, 소금1/2작은술, 설탕 1컵, 씨 뺀 대추 반컵, 깐밤 1컵,을 넣고 물을 1.5컵을 붓는다.
3/약밥이 됐으면 마지막으로 참기름, 잣을 넣고 주걱으로 잘 뒤집고 재가열을 누른다.
20분 뒤에 완성
4/식혀서 뽄틀에 넣거나 비닐?에 싸서 냉동 보관한다.(고명으로 멋내기를하고 포장한다.)


tip
*밥솥에 밤새 둘 거면 바로 씻어 안쳐도 되겠다.
* 밥물 간을 보아가며 설탕 소금등을 가감한다.
* 약식을 안칠 때 밥물은 고명이 물위에서 절반만 침수, 남실거릴 정도가 딱 좋다.(불렸을 경우)
*안 불리고 하룻밤 두었다 취사예약 할 경우 물을 반 컵 가량 더 부어준다.

 

   

  재료(참기름과 잣이 빠진 사진)

까망 점점은 간장에 흑임자가...ㅎㅎ 애교로 봐주삼~ 

 일반밥솥도 똑같이 잘 될 것 같음,  우리집 밥솥도 구닥다리~

 참기름과 잣을 넣고 재가열

 

 

 

 

 

 

 

 

 

 

 

 

약밥 만들기  | 엄마의 요리편지 2005.06.09 07:19

약식(약밥)은 예로부터 음력 대보름날 해먹던 명절전통 음식이란다. 약밥은 일명 약식이라고 하며 찹쌀밥에 꿀, 참기름, 간장으로 간을 하여 밤, 대추, 잣 등을 섞어서 쪄낸 단맛이 나는 떡이다. 유래는 신라 소자 왕 때에 까마귀에게 제사를 드린 데서 시작되었다고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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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짜서)실수했던 약식

 

간장을 한 큰술만 넣으면 될걸....무려 반컵이나 쏟아 부었더라~

그래떠이....고마 약밥고가 되어 부럿다.

 

 

쿠키틀 약식

 

너무 만들기 쉬워요!! 

가족들의 영얀간식!(찹쌀은 胃에도 좋아요)

등산이나 소풍,여행시에도 좋고 손님접대에도 좋을 약식!

자주 만들어 드세요(^.*)~

 

 

쫄깃한 약식~

수능 선물로도 딱이겠어요!!

이 사진 보시는 수능학생을 둔 부모님들 걱정마세요.

자녀분들 시험은 틀림없이 찰기있게 대박날 거예요!!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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