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전날 고추장 막장을 담고 허리가 아파 누웠는데 누군가 벨을 눌린다.

고향 갔다가 언젠가 내가 삭힌 단풍콩잎김치 이야기가 생각나서 좀 가져왔다고 나눠준다.

눈물이 나도록 고맙다.

나도 아직은 항아리에 옮겨 담지도 않은 막장과 고추장을 퍼서 나눠주었다.

 

콩잎김치! 하면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생각난다.

유독 콩잎김치를 좋아하셔서 외가에서는 가을이면 삭힌 콩잎을 늘 보내오곤 했다.

엄마는 항아리로 한 단지쯤 되는 삭힌 단풍콩잎을 떨어 질만하면 장독간에서 꺼내서 끓는물에 그 지독한 냄새를 뺄겸 살균도 할겸 넣었다가 다시 찬 물에 한 이틀 더 우려내시고는 뭐든 갓빻은 고춧가루 갓찧은 마늘을 멸치 액젖에다 맛깔진 양념으로 준비하시고는 공들여 한 잎 한 잎 정성스레 김치를 담으셨다.

단풍잎을 한 두달간 삭혔다가 끓는 물에 데쳤다가 다시 찬물에 울궜다가...그랬으니  이미 채소로는 그 본질을 잊어버린지 오랜  늙은 콩잎이다.

단지 어쎈 단풍잎에 발린 양념맛으로 먹었던 것 같다. 밥을 크게 한 술 떠 넣고 줄기 끝을 잡아 입에 넣고 쭉 빼면 단풍의 입맥만 주루룩 빠져 나오던.....

그리고 마치 삭힌 홍어를 먹 듯....삭은 콤콤한 냄새!!   그 냄새에 중독돼버리는 것이다.

 

젊은 시절을 일본에서 지내시고 위가 좀 안좋으신 아버지는 매운 건 통 못 잡수셨는데....

그 영향으로 우리 다섯 형제들은 여적지 모두 매운 걸 먹지 못한다.

그러나 이 콩잎 김치만은 고추를 쇠절구에 바로 콩콩 찧어 양념 짙게 담으면 얼마나 맵고도 맛있던지~~

 

그 걸 맛있게 드신 아버지가 좋아 매운 것도 못 먹는 우리도 찬물 한 컵씩을 끼고 앉아 먹던 기억이 난다.

밥도둑이었다. 어쩌다 장독대에서 이 걸 꺼내시는 곁에서 킁킁 냄새를 맡으며~~

<아유 아버지 냄새~>하며 코를 잡았던 기억도 있다.

 

그런 콩잎을 받았으니~~

몸쌀난 늦은 아침, 아점겸 밥 한 공기 달랑 퍼고 콩잎김치를 들고 허겁지겁 먹긴 했는데...옛날의 그 콩잎 맛이 아니다.

 

싱싱한 양념, 살아있는 양념 맛이 아니다.

아마도 가을, 바쁜 농사철에 만들었는지.....거죽에만 양념이 묻었고 한 잎 한 잎 바른 게 아니라 말그란 콩잎이 보인다.

 

밥으로 치자면 식은 밥이다.

밥 한 공기는 뚝딱 잘 먹고는 ... 맛이 예전 그 맛이 아니다.

비율은 어찌되는지 모르겠다. 뭐에 신들린 사람처럼 부족한 양념을 만들었다.

단맛이 없으니 물엿도 좀 넣고 고춧가루....그리고 더 맵게 하려면 청양고추와 갓 찧은 마늘, 깨....그리고 젓갈냄새 나게 까나리액젓..뭐 대충 이렇게 넣어 버무렸다.

전에 묻어있던 양념은 꼭 짜서 훓어내 버리고 그리고 다시 한 잎 한 잎 공들여 새 양념으로 치대었다.

 

참으로 귀하디 귀한 맛김치다.

외국인이 본다면 단풍에다가 양념을 발라 먹는다고 무척 신기해 할 것 같다.

단풍(콩잎)김치? 콩잎(단풍)김치? 메치나 엎어치나 밥도둑임에는 틀림없다.

 

                                                                                                                                                                                              이 요조

 

 

 

 

 

 

 

 

잎의 효능

콩보다 더 좋은 콩잎의 효능
농진청, 콩잎서 동맥경화 예방 테로카판 등 기능성 물질 16종 확인

장아찌나 쌈으로 즐겨 먹고 있는 콩잎이 콩보다 훨씬 다양한 건강 기능성 성분이 존재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농촌진흥청은 18일 콩잎에서 이소플라본(Isoflavone)류 5종, 플라본(Flavone)류 3종, 플라보놀(Flavonol) 1종, 테로카판(Pterocarpan)류 2종, 페놀성 화합물 2종, 소야사포닌(Soyasaponine) 2종, 당알콜 1종 등  총 16종의 생리활성 물질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확인된 이소플라본은 유방암, 전립선암, 골다공증, 심장병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플라본(Flavone)과 플라보놀(Flavonol)은 강력한 항산화효능을 기반으로 지혈증, 동맥경화, 폐암 등에 뛰어난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테로카판은 혈액내의 LDL 산화를 강력히 억제해 동맥경화증 예방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콩과 식물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2종의 테로카판이 콩잎에서 확인돼 새로운 고부가가치 기능성 식품소재로서 콩잎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지금까지 콩잎 장아찌는 푸른 또는 약간 노란 콩잎을 간장이나 된장에 절여두었다가 반찬으로 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제주 도민들이 오래전부터 웰빙채소로 즐기고 있는 쌈용 콩잎에 착안해 콩잎 브랜드를 개발해 제주지역의

특화 식문화 상품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진청 두류유지작물과 박금룡과장은 “콩은 우리나라 재배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콩잎을 어느 정도 따내더라도

종자 수확에는 큰 지장이 없으므로, 앞으로 콩잎을 이용하여 콩잎차, 콩잎김치 등 다양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한다면
콩 재배농가들은 알곡에 의한 소득은 물론 콩잎으로 보너스 수입까지 얻는 1석2조의 기쁨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콩잎이 콩보다 더 뛰어난 이유


1. 플라본과 플라보놀의 효능.
항산화를 기본으로 고지혈증, 동맥경화, 페암에 효능이 뛰어나다.
2. 테로카판의 효능.
혈액내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을 형성하는 LDL의 산성화를 강력히 억제해 동맥 경화를 예방한다.
3. 소야 사포닌의 효능.
인삼 사포닌 성분과 유사한 성분으로 항암및 항 고지혈증에 효과적이다.

 

 열무김치보다 더 시원하고 맛난 콩잎물김치

 

1/부드러운 새 순만 따서 연한 소금물에 절인다.
2/찹쌀풀(대신 밥을 삶은 물을 걸러서 사용)에 다진마늘 조금 양파와 파,
그리고 청홍고추, 그리고 사과도 썰어 넣었다.  (생강은 없어서 생략)
3/여름이라 실온에 8시간만 두어도 시큼하게 익는다.
냉장고에 두고 콩잎 향나는 물김치도 먹고 콩잎을 건져 밥위에 얹어 먹으면 맛있다.


ⓘ뜨물과 소금물에 삭힌 콩잎은 쌈을 싸먹어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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