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학동 몽돌 해수욕장

 

매번 갈 때마다 일부러 사람많은 철만 피해 다니는지....

뜨거운 여름철, 모래사장도 실은 맨발로 다니기 어려운데 이 곳은 아마도 뜨거운 다리미위를 걷는 기분이 아닐까?

아무튼 난, 그런 뜨거운 여름은 노상 피했으니, 내가 갔을 때는 자갈돌이 기분좋게 드러누워 선탠을 하고 날마다 날마다

반들반들하니  더 새카매진 몸을 만들고 있었다.

선탠을 즐기다가 더우면 또구르르- 굴러가 바닷물에 몸을 첨벙-  담궈 식히기만 하면 그 뿐이겠지만....

사위가 조용한 밤바다의  파도가 자갈돌 위를 차르륵- 대며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소리를 당신은 들어 보았는가?

 

 

젊은이들이 무리지어 있다.

젊음을 바다에 풀러 나왔나보다. 고맙다. 한여름도 아닌데 불구하고 바닷가에 모여서 이야기하고 즐길수 있는

무한한 꿈을 가진 너희들이....갈매기처럼 훨훨 날아보렴, 너희들이 갈 길은 드없이 넓고 무한하단다.

어느길이 가야 할 길인지 잘 몰라서 그러기에 방황이 수반하는 거란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그 길은 고속도로가 되기도 하고  오솔길이 되기도 하고 혹은 가시덤불길, 벼랑길이 되기도 하지~

입장이 같은 서로간에 멘토가 되어 준다는 것,  얼마나 중요한지...많이 이야기 하려마~

 

 

할아버지 머리가 파도의 포말을 닮은 흰빛이다. 4년 전 이 곳을 들렀을 때도 요맘 때 이 무렵이었나보다.

할아버지는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어쩌면 똑 같은지.....그러기에 여지껏 건강을 유지하시나 보다.(2007,6,25)

 

 

바닷물에 닳고 닳은 무수한 차돌들이 모여 몽돌밭을 이룬다.

조금 더 들어가면 여차몽돌밭도 있지만....학동 몽돌밭이 더 알려졌다. 

학동 몽돌해수욕장은 그 면적이  크고 수심이 깊어서  수상레져가  활발하다.

젊은이들이 놀기에 좋고  여차 몽돌해수욕장은 어린이들에게 좋을 것 같다.

 

 

거제도는  날씨가 좋은데도 매번 대낮에도 그 해무가 걷히지 않는 것만 보았다.

좋은 경치를 애써 다 드러내지를 않고 베일에 감싸 두어서 더 신비로워 보이는 걸까?

섬 하나 하나가 마치 인도 무용수들이 드리운 차도르처럼 확-드러내놓지 않는 수줍은 아름다움이 스며있다.

 

 

정박해 있는 배들은 게으르게 쉬고 있는 게 아니라

거친 바다에서 일을 마치고 들어와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어부들은 바다에 나가면 고기를 잡고 뭍으로 오르면 그물을 손질한다.

생활이란 어느 한순간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끈 같은 그 무엇인 모양이다.

 

 

태어나서 가정을 꾸리고 식솔을 거느리고 가장으로서 본분을 마다하지 않는.....

근면성실한 삶들이 있어  이 세상은 아름답게 굴러 가나보다.

 

 

바다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안겨준다.

각박한 도시의 삶에서  바쁘고 고단에 지친 부상병처럼  절룩이며 바다로 오면

그 넉넉한 품으로 어머니처럼 모든 것을 다 안아준다.

그 모든 것을.....말하지 않고도, 사람들은 후련해져서 돌아가기 마련이다.

 

 

어쩌면 인간도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 갈 유기체이기에 모태가 자연이고 어머니인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도 제각기 다 다르듯이..... 

 

 

무수한 돌멩이 하나 하나에도 다 얼이 있을 것만 같다. 

 

바다를 품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유람선을 오르내리지만 

정작 품기는 건 저들 사람이다.

 

 

바다는 넉넉하다.

가진 것 다 내어주고도 모자라 인간들의 마음까지도 치유한다.

 

 

 머리가 허연 이 할아버지는

평생  이 바다의 품안을 벗어나 본 적이 없지 싶다.

어느날  홀연히 바다가  부르면 바다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여름이면 잠시 젊음이 출렁이는 열기의 바다는 

금세 모든 걸 잊는다. 잔잔하고 푸르던 의연한 자태의 남쪽바다로, 

 

 

학동가는 길섶 짜투리 땅에 고구마는 쭈그러진 몸에서 싹을 틔워주고 내세를 기약하듯이....

사계절 한여름 잠시 파라솔꽃을 피우던 바다는 다시 내년 여름을 기약코자 준비한다. 

 

 

파시를 이루던 학동 몽동해변은  이제 곧

그 울긋불긋한 파라솔이 꽃처럼 져버리고 나면 바다는 언제 그랬내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잠잠할 것이다.

 

 

마치 한여름 밤의 꿈을 꾸고난 것처럼...그 뒷 맛은 아련하게....

 

 

예쁘다고 몽돌을 집어 오면 안돼요!

그만큼 몽돌은 새카만게 반짝거리며 유혹한다. 

한여름 급조한 사랑처럼 '절 데려가 주세요!' 라고 따라 붙으려 할지도 모를 일이다.

 

 

보이는 몽돌해수욕장 중간지점 이 곳에서 산길을 넘어가면  거제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길
선자산기슭이 되고  구천댐, 1018번 지방도로 이어진다.

노자산봉우리에  천연산림 욕장이 있어 피톤치드가 다량 발생하는 편백나무가 있어 좋다한다. 

 

이야기/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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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정보가 아직 살아있다.2003년, 6월 16일 오후 2시 41분

 

차그락 대는 파도소리에 그 때는 시 한 줄을 얻어 왔었는데...

이젠 그 감성도 나이 들자 굳었나보다.

해변과 몽돌은 여전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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