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애프터 잡탕찌개>


재탕 삼탕으로 이어지는 멈출 수 없는 그 맛!

명절이 끝남과 동시에 주부라면 여태껏 애써 만든 음식갈무리에 들어가야 한다.
평상시보다 몇 곱절이나 많이 마련한 명절음식이기에 자칫 일교차가 심한 추석이 의외로 여름보다도 음식이 쉬 변하고 식중독이 많은 계절이란다.
그래서 혹시나 모를 배탈을 염려하여 토란국을 함께 곁들이는 거란다.

명절 끝나고 한 숨 돌리고 싶겠지만 쉴 틈이 어디 있겠느냐 그래도 마음만은 큰일을 치렀다는 안도감에 정신적으로는 벗어난 느낌이다.
쉴 새도 없이 만들어진 음식을 다시 냉동 보관하거나 열을 가하여 재 조리를 해야만 허실이 없다.
제상에 올리는 두부는 명절날 다른 음식도 많아서 좀체 손이 가질 않는다.
그대로 매운 두부양념조림으로 만들어 내놔도 좋다.  명절음식에는 대체적으로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으므로 고춧가루가 든 음식이 의외로 댕기기도 한다.

 

 

두부를  다시 구워  냉동 보관했다가 된장 찌개를 끓일 때 사용하면 편리하고 유부처럼 맛도 더 좋다.

깍두기처럼 잘라 노릇하게 구워내면  <마파두부>가 만들고 싶도록  유혹한다.
카레를 만들 때 넣어도 좋고,   <마파부두>가 어렵고 번거롭다면 비슷한 요리로 창의성 발휘하여 만들어도 보려마~
어디 두부로 만드는 요리가 한 두 가지겠니?

튀긴 두부를 식혀서 아주 종잇장처럼 얄팍하고 자잘하게 썰어두면 미소된장국 건더기로 파와 함께 동동 띄우기에도 제 격이란다.

 

자 이제 <명절 애프터 잡탕찌개>를 이야기 해보자!

명절 뒤끝에 이내 내어놓으면 질리게 되고 좀 잊을 만할 때 꺼내어서 보글보글 맛난 구수한 찌개를 끓여 보기로 하자

대구에 가면 <따로국밥> 다음으로 이 음식도 지방별미로 유명하다던데,  그 이름은 잊었구나~

< 혹 음식 이름 아시는 분, 꼭 좀 가르쳐 주시면 감사로 사례하겠슴ㅎ`ㅎ`>

집에서는  먹다 남긴 것을 모두 한데 모아서 잡탕으로 끓여내지만,

식당에서는 안동 헛제삿밥 나물만들기처럼  일부러 부침개를 만들어 음식을 낸다는구나!
가만 생각해보니 뭐, 임금님 수랏상에 오르는 신선로나 진배가 없는 음식인 셈이다. 조금 격식이 없는  서민적인 음식인 셈이다.

외할머니께서도 곧 잘 만들어 주시던 정말 입맛 당기는 <명절애프터별식>이었다.

가족끼리 먹을 때는 발라먹던 조기 대가리에 각종 튀김, 전까지 함께 넣어서 뜨물을 받아 넣으시곤 푹 끓여내면 바쁜 수저질에 곁눈 돌릴 새가 없었단다.
오래 끓이면 전이나 튀김이 옷을 훌렁훌렁 벗은 것도 맛났고 바싹 말랐던 조기 대가리마저 물컹해져서는 구수한 국물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모양새 보지말고 은근히 끓여야 진국이 된다. 그 맛은 참으로 찌개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맛이다.
일부러 그런 재료를 다 만들 순 없지 않겠느냐?  신선로도 이렇게 오래 푹 무른 후에 오는 이 맛은 진정 나지 않을 터이다.

혹 다양한 부침개의 느끼한 맛이 싫다면 김치도 함께 넣어 보아라.
우리네 김치는  무엇 하고나 잘 어울리는 유일무이한 존재 아니냐?
역시 명절에 들락거리기만 한 김치보시기를 이참에 찌개에다 붓고 끓이면 얼큰한 맛도 우러 나오느니...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그 맛을 도저히 멈추기 싫어서 계속 재료를 첨가하면서 재탕 삼탕까지도 이어진단다.

이렇게 만든다면 냉동실에 오래 두었다가 버릴 음식이 어디 있느냐?
냉동실에 갇혀서는 이제나 저제나 주인님이 부르실까 온 몸에 신경을 곤두세울 때 그 때까지만 유효기간이다.

지쳐서 앵돌아졌다가 추위에 영 파리해져 냉동실에서도 왕따가 되었다면 이미 죽어버린 음식이다.

찌개로 뭘 할까 궁리하지 말고 냉동실을 열어 잡탕을 꾸려 얼큰한 찌개를 만들면 아무나 무엇을 넣고 끓여도  맛있지만 막상 시작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아주 야무진 주부가 수월히  해낼 것이다.

 

재료는 튀긴 두부, 먹다 남긴 생선, 튀김, 각종 전, 무엇이든 된다.
먹다가 버리긴 아깝고 두자니 조금 남았던 나물을 넣어도 되고, 김치를 넣으면 한결 개운한 한 맛에 시원하다.
엄마는 뜨물 받는 것을 깜빡 잊고는 멸치 육수가 있어서 그 걸 부어 사용했다. 
김치를 넣기 싫으면 무나 호박 배추등 아무 채소나 약간 썰어서 함께 넣어주면 시원하다.
생선조림같으면 끓는 물에 넣는다. 뭐 그런 tip도 조리방법도 달리 없다.
뜨물을 사용하든지,  육수를 붓든지, 구태여 육수를 붓지 않아도 암시랑도 않다.
모든 게 다 육수가 절로 나오는 재료들이니까.

과자선전에 그런 문구가 있더라! 멈출 수 없는 그 맛! 바로 그렇다.
재탕 삼탕으로 이어지는 멈출 수 없는 그 맛! 명절 후 잡탕찌개맛이 그렇다.
술안주로도 괜찮고 밥반찬으로도 물론 더할 나위없이 좋은... 찬바람 부는 소슬한 저녁 따뜻한 식탁을 만드는 데 있어서 제 격이다.


오늘은 뭘 해먹지?
그러다가 괜히 장보러 나가지 말고 냉동실을 뒤져보면 아마 이렇게 지천으로 잊혀진 찌개감들이 있을 것이다.
옛말에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는 말이 있지?

 

자! 오늘 저녁 반찬 걱정은 뚝!  냉동실 청소부터 시작이다.

 

딸에게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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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두부는 잘라서 넣어둔다 (된장찌개용으로도 좋다)

<마파두부> 재료로도 좋고 카레에 응용해도 좋다. 

 명절 뒤 끝에는 매운 음식이 댕긴다. 젯상에는 고춧가루를 쓰지 않으므로... 얼큰한 맛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뜨물을 넣어야 제 맛인데...물을 부어도 좋다. 멸치육수가 있어서 사용했다.

 그대로 끓여 내어도 구수하고 맛있는 찌개지만....

 파 마늘만 넣으면 이대로도 완성이다. 그러나....

 

들락거리던 김치를 넣었다.

 

술안주로 드시던 아빠....국물이 모자라서.... 다시 육수를 붓고 재탕을 했다.

끓일수록 잘 우러나와서 진국이 된다.  (ㅉㅉ!!  상에 낼 때 너는 가장자리 깨끗이 닦아 내거라~)

 

 

나머지 재료를 마저 넣고 다음 날 다시 끓였다.

 

삼탕인 셈이다.

여느때는 먹고싶어도 해먹기 어려운 명절(에프터) 음식이다.

냉동실에 버려두고 외면말고 끓여내면 온 가족이 좋아 할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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