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 메밀꽃축제에 가서 메밀로 만든 먹거리를 실컷 먹어보리라...

점심시간에 맞춰서 엑셀를 밟았다.

본시 한국의 축제는 언제 어디서나 먹거리촌을 빼 놓을 수가 없는 법!

 

 

구경하느라 지친 다리도 앉아서 쉴 겸

사람들은 먹거리촌에서 북적댄다.

그러나 하나 다른 점은 이 곳에선(제 10회 효석문화제)

메밀로 만든 모든 음식으로 선보인다는 점이 맥락을 같이한다.

 

<짜장...너마저도....메밀?>

 

 

메밀모듬을 시켰다.

메밀묵, 감자송편, 메밀전병, 메밀배추전이 정갈하게 나왔다.

메밀묵위에 얹힌 노오란 메밀싹!!

 

 

메밀전병에는 나만의 추억인 음식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강원도 화천에서 산천어 축제때 일이다.

 

다시금 그 때 축제를 되돌이켜 생각하면 참으로 재미있고 신나는 축제였다. 다음 축제 때도 꼭 가야지 했는데...벌써 만 이태를 훌쩍 넘겨버렸다.

꽁꽁언 내(川)에서 낚시를 하는 일이며...얼음위를 지치는 썰매,  나이가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고 동심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했다.

썰매를 빌리면 돈을 내어야 하는데...썰매를 반납하면 낸 돈만큼의 농산물과 맞바꿀수 있는 표를 주었다.

산머루포도주도 사오고....벼라별 것을 다 사온 기억이 난다.

재미나게 썰매도 지치고 올 때는  뷔페에서 각종 산천어요리를 맛 본후, 농산물도 가득 사 올 수 있었던 참으로 만족하고 즐거운 축제였다.

나중에 방송을 들으니 축제중에 아주 성공한 사례란다. 당연 그럴꺼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쓰고 온 돈만해도 얼만데....물론 모두 직거래 농산물이였지만, 먹는 내내 기분은 좋았다.

믿을 수 있는 신토불이 향토 농산물이 분명하니까~

 

농산물을 바꾸고 돌아 나오는 길에 메밀전병을 부쳐서 팔던 코네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내 팔목을 잡더니...

이젠 집에 가야하니 나머지 것을 다 팔아달란다.

한 개가 1,000원으로 쳐도 스므개넘게 남았으니...20,000원!!  .......그 많은 걸 누가 다 먹어요. 하면서 도리질 쳤더니 떨이로 5,000원에 가져가란다.

<참나...미안시럽게도 아줌마 근성은 살아있어서...>

가져가려니 마땅히 넣어갈 그릇이 없다.  집에가면 다 처지고  뒤섞이면 개밥이 되고 말 것이다.

그 때 포도주  담았던 박스를  이용했다. 와인은 비닐에 담고 박스에 넣으니 밀전병은 고스란히 잘 가져올 수가 있었다.

 

매서운 한겨울이라...가져온 그대로 바깥마루에 두었다. <엄마 이 게 뭐예요?><응, 강원도 별미음식~> 그리고는 잊었다.

다음 다음날, 장남이 물었다. <저거 더 없어요? ><뭘?>세상에나...이틀만에 그 걸 다 먹어치운 아들,

입이나 걸면 말을 안하지...입도 짧은 늠이 그 걸 다 먹고는 없을 걸 뻔히 알면서 말수도 극히 아끼는 늠이 글쎄 내게 물어 온 것이다.

참으로 놀랄 일이다.  내 입에는 별 맛도 없더니....

 

작년에 들른  정선장에서 아들의 입맛을 생각하고 메밀배추전과 메밀전병을 장터에서 사먹었더니 아무 맛도 나질 않았다.

입만 퉤퉤 버렸다.(실은 사람마다 손맛이 다른 것을...미처 몰랐다.)

그래서 그냥 왔다.  곤드레나물밥은 정말 맛있었는데...정선장에서 먹어본 녹색의 취떡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데....

오늘 먹어 본 메밀전병은 진짜로 맛있는 게 아닌가!

 냠냠!!

맛있어서 많이 먹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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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우리가족은 속이 대체로 찬가보다.

메밀은 찬 성질이어서... 속이 찬 사람들이 먹으면 탈이 난다.

배탈까지는 아니지만....그 날 저녁 어찌나 방귀가 많이 나오던지...가족끼리니 여행이니  망정이지...클 날뻔 하였다.

냄새도 어찌나 지독한지, 메밀때문에....웃을 일 생겼다.

 

메밀의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검은 빛의 뾰족한 열매를 가진 메밀은 시베리아, 중국, 인도, 한국 등 동부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뭄이 심해 논에 벼를 내지 못할 때 많이 심어왔다.  생육기간이 짧고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므로 구황작물1로 이용돼 왔다.

 

와전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이야기도 전해내려온다.

일본인들이 메밀을 좋아해서 천수답 이 많은 강원도 일대에 메밀을 많이 심게 하였다한다.

메밀을 심게만하였지 먹는 방법은 채 가르쳐 주질 않았는데도 우리민족들은 메밀냉면에 무를 얹어 먹는 지혜를 보였다 한다.

 

사실 일본인들이 즐겨먹는 소바(메밀면)2는 무즙에다 김가루만을 넣어 적셔먹는 음식이다.

찬성질의 음식이므로...무나 오이를 곁드려 먹으면 속이 찬 사람들에게도 소화가 잘 되는 식품이다.

 

 

오이냉국? 

여튼 감자떡이나 메밀배추전하고 먹기에 제격이었다.

주인의 음식에 대한  센스랄까?

우리의 전통음식으로치면 궁중김치 종류인 장김치 대신이랄까?

(명절이나 잔치때 떡하고 곁들여 내는...간장넣어 만든 물김치)

해서 메밀이 찬 음식인 줄 알기에  함께 부지런히 먹었는데도 ,,,ㅎ`ㅎ`

 

 

쟁반메밀 2인분

비비니까 좀 시었다. 양념이 쎈가?

아예 따라 나온 사리를 넣었더니 마치맞다.

간을 쎄게 먹는 사람은 그대로 먹으면 되고...아니면 더 넣어서 섞으면 되고....

아주 깔끔하게 맛나다!!

 

 

 

못마시는 막걸리도 반그릇...

얘도 내 위장에 열을 가했을텐데 말이다.

 

 

평소에...

늘 소화에 지장이 없는지라...잘 알면서도 무김치는 전혀 먹지 않았다.

대신 열무가 맛있길래 잘 먹었다.

 

 

 메밀에는 무와함께....

무를 꼭 챙겨 드시기를, 

  식궁합이 맞아떨어져 아주 몸에 좋대요.

 

 

 

메밀꽃이 피기시작하면 메밀꽃이 인다는 표현을 쓴단다.

하얗게 하얗게 번져나는 모습이... 

 

물보라 하얗게 부서지면서 파도가 이는 모습을 닮아서 그랬을까?

메밀꽃이 핀다가 아니라....

 

메밀꽃이 인다.

 

메밀꽃밭에 오면 누구나 詩興이 인다.

 

 

글/사진/이요조

 

 


 

  

봉평 축제, 어느 메밀식당...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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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째 효석문화제에 처음 찾아든 나는

효석문학관 동산에서 바라보이는 이 건물이 효석의 생가인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늘 인터넷을 접하는 내게 효석의 생가는 지금의 복원된 초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초가는 좀 우스꽝스러웠다.  민속촌도 소개도 아닐바에  실제 옛집 형태로 복원했으면 좋으련만....

 

 

 

식당이란다.

차라리 점심을 이 집에서 요기를 때우자 마음먹었다. 

 

 

 물레방아가 집 안 연못에 있는 건 좀 아니지만...(식당이니, 더구나 봉평 아닌가...ㅎ`ㅎ` 봐주고~)

해바라기 코스모스.....강원도 순박한 사람들 답게 순박한 우리네 정원 모습이다. 

 

 강원도 너와지붕

 

 

 

 

 

 

많은 손님들이....실내보다 바깥마루와 바깥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저요?

전 물론 실내로 들어갔지요.

음식에 카메라 들이대는 거......많은 시선 앞에서는 그다지 용기가 나지 않거든요. 

 

메밀베개도 많이 팔더군요.

메밀의 찬 성질이 머리를 차게해서 좋다는 말이 예로부터 전해지지만...

가족중에 천식이 있다면 삼가세요!!

천식환자 설문조사에 제 1번이 금해야할 침구중에....담뇨와 메밀베개거든요.

메밀이 바스라지면 먼지가 좀... 

정작 한 두달만 베고 버린다면  좋지요!!

 

메밀차가 (당뇨, 고혈압, 변비) 좋다는데..깜빡 잊고는 사질 못했네요!!

 

  

 

 

 


 

  1. 구황작물[救荒作物][농업] 흉년 따위로 기근이 심할 때 주식물 대신 먹을 수 있는 농작물. 가뭄이나 장마에 영향을 받지 않고, 걸지 않은 땅에서도 가꿀 수 있는 작물로서, 이에는 감자, 메밀 따위가 있다. [본문으로]
  2. 모리소바[(일본어)morisoba[盛蕎麥]][명사] ‘메밀국수’, ‘메밀사리’로 순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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