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찾아 떠난  남도여행

 

10월도 저물어가는 28일 아침 맛을 찾아 남도 여행길에 올랐다.

김치축제가 있다기에 도대체 광주, 그 남도의 맛은 어디서 나올까 무척 궁금했다. 서울서 버스로는 4시간 ktx로는 2시간 50분이 걸렸다.

아침부터 안개는 얼마나 끼었는지...전날 밤 늦게까지 작업을 하고 잠에 곯아떨어졌다가 보니 고속도로도 안개가 자욱하다.

이런 날...스님 머리 벗겨지는 날이라더니 이 날 낮엔 얼마나 더운지...늦여름을 방불케 했다.

11시 30분경에 광주도착 지인과 만난 나는 점심을 먹으러 담양으로 나갔다. 금세 간다.

가는길에 담양 메타세콰이어길에 잠시 들러 사진 찍고....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말고도 담양가는 가로수길은 모두 그랬다.

안내를 받아 간 곳은 "유진정" 청둥오리집이란 것만 알고 간 곳이다.

손씻으러 화장실을 가다가 허거걱!!!

마녀의 마법에 걸려서 나무가 된 왕자님이 지금 막 멋진 왕자님으로 풀려나는 중이다.

주인의 독특한 취미가 느껴졌다. 지금은 화장실 구석에 세워져 있지만....멋있다.

남도는 허수룩한 이발관에 가도 화가의 그림이 걸려있다더니...

이런 식당에도 예술의 끼가....마구 흐른다.  우선 마음에 든다.

처음보는 오리 요리다.

조금 특이하게 나온다.

청둥오리가 가라앉아 있다. 들깨가 듬뿍 든 탕?

담양산 죽바구니에 담겨 나온 야채! 탕이 끓으면 야채를 넣으란다.!!

왜 담양산이냐면? 국산은 바구니가 너무 예쁘다.

예전에 담양 죽공에 박물관에 들렀다가 이런 바구니에 홀딱 반해서 사온 게 아직도 있는데

너무 예뻐서 갖고 놀고 싶을 정도였다. 10년도 더 됐는데...아직도 새 것 같다.

중국산에 비해 마무리도 좋고 예쁘고 결이 아주 곱고 짱짱하다.

김치!!

오늘 김치축제 구경?(실은 취재)하러 왔는데 이집 김치는 흔들렸다.

맛집을 잘 추천하지 않는 난 이 사진을 찍을때도 그냥 건성 찍었었다.

그랬기에 그냥 놓여진 대로 그대로 찍었다.

깍두기는 좀 오래된 거 같아 조금 성의 없어 보였고

이때만해도 그저 건성....탐탁잖게 여겼던 식당이었다.

추천한 분이 미안시러 할까봐...아무런 내색도 못하고, 그저 좋게 좋게...

근데 땅콩이 나왔다. ㅎ`ㅎ` 이런게 아마도 남도지방 인심인가 보다.

무슨 횟집도 아닌데...땅콩이 왜 밥상에 올랐을까?

작년 영암 여행시 장뚱어탕집 사진이 있길래 찾아봤다.

ㅎ`ㅎ`ㅎ` 밤도 있고 야쿠르트도~  남도 인심은 확실히 후하다.

 야채와 고기를 건져서 또 들깨가 듬뿍든 얀념장에다 찍어 먹는단다.

맛이 좋았어요. 저...다른고기를 알러지 땜에 잘 못 먹어도 오리는 괜찮아서 잘 먹기에

나름 오리맛은 잘 안다고 자부!! 역시 남도라..양념장이 필요없이 딱 맞다.

맛있다. 먹느라 정신없는데...이런 이런, 우리 점심이 일렀는지 손님들이 자꾸 만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한다.

일찍 식사를 끝내고 나왔다. 손님들이 속속 몰려오기 시작한다.

이런 방송에 나선 글 따위에 현혹되는 사람은 요즘 없을 것이지만....역시나....차별화된 맛이다.

마당에 나오니 역시 주인의 취향은 예술적이다. 혹 조각가?

자연스런 야외 미술관이다.

 평일 낮인데도 예약도 많고...세팅된 방을 슬쩍 엿봤다.

맛집으로 방송을 탔다는 액자보다.

쌀-국내산, 김치- 국내산 이라는 쪽지가 더 마음을 움직인다.

식사후 바깥에 나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쳐다보이는 공간 모두 조각품들이다.

오른쪽 공터에는 너른 무배추 파밭이 있다.

이렇게 직접 기른 채소로 김치를 담아냈나보다.

좀전에 푹 익은 깍두기를 보고 성의없다고 생각한 게 미안해졌다.

무 배추밭을 보니 갑자기 이 식당에 관한 신빙성이 생긴다.

거기다가 청둥오리탕 마저 맛있지 않았는가?

그렇게 현란한 맛은 아니더라고 순수하고 겸손하고 그윽한 맛!!

먹고나서도 절대 불쾌한 맛 따위는 없는....마치 집밥을 먹은 듯한 편안한 맛!!

맛은 그런 게 아닐까?

광주로 돌아나오는 길 역시나...메타쉐콰이어 터널을 지나왔다.

무수한 가로수 길이다.

비록 담양까지 와서 오늘은 대나무 숲은 못보고 가지만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리는 김치문화축제...그 맛에다가 흠씬 젖었다가 올라가야 한다. 

 염주체육관이 멀리 보인다. 이 길도 메타세콰이어 길이다.

 

이날 나는 맛을 찾아 남도 여행을 한 셈이다. 광주 김치 문화축제장을 둘러보고....

가보고 싶어서 갔다가  점점 더 깊이 들어가는 김치에 대한 여러가지 전시 목록들...김치박물관에서 댓시간을 충분하게 관람 지체하고

김치축제의 한 프로그램인 직거래 김치마켙에 무수히 나온 김치를 찍어보고 맛을보니 100여개가 출품되었다면 소수만 빼고는 거의다가 달디단 국적불명의

그런 저런 물엿과 설탕과 미원맛의 범벅이었다.  고수나 명인들이 출품한 묵은지나 진짜배기 맛을 담은 작품들은 그림의 떡이었다.

상경하기 전 광주역 앞, 평범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나온 김치를 한 점 먹다 말고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평범한 식당아주머니의 손 맛!!

역시 남도 맛의 근원은 축제장에만 있는 게 아니고 군데 군데..혹은 집집마다 도사린  대대로 전해지는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그 어머니의 손 맛이었다.

 

글/이요조

 

 

죽향골 청둥오리 전문점 유진정

본점/전남 담양군 금성면 석현리 469-2 금성중학교 옆 ☎061) 382-5888

금호점/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062) 372-5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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