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하나:어렸을 때  연탄구들장 온돌방에서 자란 나는 그나마 큰방으로  레일식의 연탄방이지만  자매들과 살 닿는 게 싫어서 웃목에서 혼자 잤다. 벽장에 넣어둔 이불장에서 꺼낸 이불은 얼음처럼 차서  요깔고 이불 덮고나면 한참을 덜덜 떨어야 했지만 이내 포근함이 찾아온다.

따끈따끈한 아랫목에서는 맛볼 수 없는 혼자만의 편안함이다.

엄마는 아랫목으로 내려가서 누우라고 하셨지만....살이 닿는게 싫다고 했다.

<에구 저 못된 것!! 산꼭대기 저 혼자 올라가서 살아야 돼!!>하며 혀를 끌끌 차셨다.

 

 

두울: 아이를 셋 다 우유를 먹여 키웠다. 셋째 막내가 감기가 심히 들었다.

병원을 다녀도 잘 낳질 않고 애처러워 보다못한 남편이 엄마가 아이를 젖먹이는 것처럼 품안에다 따뜻하게 꼭 안고자면 좋을 것이라는 혼자만의 절대적인 발상으로 아이를 젖먹이는 것처럼 안고 자라고 강요한다.

아이인 저도 에미인 나도 그런 포즈가 익숙치 않은지라 이내 둘 다 등돌려 제 맘대로 자는 걸 보고...안타까워하며 이해가 안된다던 남편...

 

 

셋: 딸아이가 결혼하기 전날 밤 내 이불 속으로 쑤욱 들어온다. 저도 나도 극도로 지치고 피곤하다. 내 생각에는 저를 편히 재우고 싶었고

낼 결혼식에 무쟈게 아픈 허리도 제대로 못 필것 같은 생각에 비상약을 먹고 이리저리 뒤척이며 옆으로 자야겠다고(반듯이 자고나면 허리가 더 아픔) 내어 쫓았다. 무안하게 나가버렸다. 엄마곁에 자는 것도 ....미리 세밀하게 계획되어진 거라는 걸 모르는 나 아니지만...

매정한 음마!!

 

 

 

넷: 떠나보내기 전날밤 외식을 하고 노래방엘 갔다.

가족들과는 첨 가보는 노래방이다. 노래방기기가 컴텨화되어서 검색하기에도 좋게 되어있다.

세 아이들의 노래솜씨도 첨 들었다. 다행히 음치는 없다. 딸아이의 노래솜씨, 두 아들의 노래솜씨!

그리고 사위의 노래솜씨....다들 대단하다!! 

<흐미~~ 노래만 부르고 살았었나? 내 아이들이 모두 이렇게 잘 불러쓰까?>

난 내가 좋아하는노래 녹색지대의 <사랑을 할거야>와 김정민의<슬픈언약식>을 부르려는데 딸아이가 와서 팔짱을 끼자 이상하게도 그 잘 부르는? 노래가 전혀 나오질 않는다. 음정박자가 흔들린다. 순간 나도 모르게 딸아이를 밀어내었다.

영문을 모르고 다시 바짝 붙는 딸아이를 떼고 멀리 떨어져 섰다.

그러자 딸아이가 삐질거렸나 보다.

사위가 갑자기 우는 딸에게 달려가 왜?라고 물었는 모양이다. 나를 손가락질하며 고자질을 하고는 으앙~대성통곡을 한다.

댓살짜리 기집애같다. 나는 댓살짜리 여동생을 울게끔 내친 8살짜리 언니같고...ㅋㅋㅋㅋㅋㅋㅋㅋ

온식구가 배를 잡았다.

건방진 막내늠....<그러면서 우예 우덜은 나아찌?> 생뚱맞은 질문에... 궁색한 아부지 답변 왈 <야 이눔아~~~~>

 

 

다섯: 스킨쉽이 너무 싫다.

O형은 모두 스킨쉽을 좋아한다더니만 새빨간 고진말이다.

서울시립미술관(샤걀? 피키소였나?) 티켓이 있어 함께 불러서 간 사이버 친구의 끈질긴 팔짱에 학을 띌만큼 질려버렸다.

요즘? 이유없이 단절되버렸다. 그 사실을 알고있는 딸에게...

그 이야기를 다시 인지시키며 울린 딸에 대한 해명을 하느라 사위에게  버벅대는 변명아닌 변명을...

내 딸이 이젠 내 것이 아니었구나~~

 

 

 여섯: 사위는 집에서도 잠시도 가만 있지 않는다.

그저 가만있질 않고 딸아이의 등이나 팔뚝을 늘 가볍게 문지른다. 모습만 한국인이다.

공항에서도 홀깃보니 연신 딸아이의 등을 문지르고 있다.

노래방 다녀온 날 밤, 어깨 아파하는 내 어깨를 주무르려다가 (깜빡 잊은 듯)....흠칫 놀라며 손을 떼던 사위~~

<아픈 곳 주물러주는 건  개안은데...헐~>

 

 

일곱: 딸을 보냈다.

미국으로 완전히 보내려고 가족들이 모두 공항으로 나갔다. 식구들 모두의 편안한 표정을 보고 저가 먼저 땡깡을 부린다.

< 우씨~ 왜 나만 울어?....ㅠ,.ㅠ >

<ㅋㅋㅋㅋㅋㅋㅋㅋ 벨일이야...누나, 군대가냐? >

< 그러게 죽으러 가냐? ㅎㅎㅎㅎㅎㅎㅎ>

딸 사위 떠나보내고 담날  콧물이 쬘쬘~ 감기몸쌀이 이때다하고 쫓아왔다.

얼른 병원가서 주사맞고 그럭저럭인데 이상타~ 병아리처럼 졸음병이 온다. 누웠다 하면 나락으로 빠진다.

남편은 링거 한 대 맞고 오라는데...커피를 연신 마시고도 컴텨 브라운관이 가물거린다.

장모인 난, 잘해준 것도 없지만 백년손님인 사위 떠나고 후윳증인 피곤에 쩔었지만....

 

 

여덟:외려 우리집 마리가 우울증이 왔다. 것도 아주 심하게....

시무룩하다. 슬퍼보이고  맥이 빠져보인다.

집에있는 강아지 마리도 늘 쓰다듬어 주어서...집을 나가려면 마리가 박서방 못나가게...나가지 말라고 짖는다.

가족외엔 곁을 주지도 않는 모땐지지배 마리는 저와 잘 놀아주는 사위를 아예 제 유일한 친구로 알고 활기차게 장난치며 놀았는데....

딸과 사위가 들어올 때도 젤로 좋아하는 언니를 제끼고 나가며 반긴다. 심술난 딸은 마리를 발로 쫓아 세준이를 못 반기게 델꼬 들어온다.

하도 불쌍해서 내가 쓰다듬으며 위로해주었지만...

마리는 홀깃 쳐다보는 모양새가 어찌 귀찮은 듯 행복해 하지도 않는다.

공항에서 그랬다. 지금쯤 우리집 마리는 <가려거든 정마저 가져가야지>하며 방바닥을 긁으며 울고 있을거라고 했는데...

진짜로 그렇게 된 상황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깔깔거리면서 활기차게 잘 놀았는데....축 쳐져있다.

아빠가 보며 한 마디 하신다...<되기 말라보인다.><그러게요~ 그래보이지요?>

이러다가 개잡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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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며칠 후...

마리는 담날 따뜻한 목욕물에 몸을 담구게 했더니 그 담날 맛있는 고기를 좀 먹었다. 그런데 스트레스 때문인지 밤새 12번쯤 토했다.

응급실에 갈까하다가 배를 문질러 주고 날새면 가야지 했다.

날이새자 토를 멈추었는데..밤새 한 숨도 못잔 내가 외려 죽을 판이다.

이젠 마리도 회복했는데....

 

딸아이가 감기로 죽는다고 난리다.

시차적응에....긴장감 해소에....퍼질대로 퍼졌나보다.

나는 월욜부터 걷기 운동에 참여했다. 이겨내기 위해~~~



한동안 쒸었더니 블로그 글이 안 써져서 혼났습니다.

이제 시동걸렸으니 잘 써지겠지요.

감사했습니다. 축하해주셔서요~~~ 지금도 멍--- 하지만 정신차려 중언부언해봅니다. 감사합니다..............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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