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삼길포항 어울마당에는 우럭축제가 시작되었고 우리 여행팀들은 삼길산 아라메길 14코스를 오르려는 중이었다.

계속되는 여행에 지쳤는지 감기가 늘 잠복해 있었고...모두 다 삼길산을 오르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고?> <바다 사진은 누가 찍냐고?>

나만 슬쩍 빠져부렀다.

바다구경이나 실컷하고 바다에서 노닥거릴 참이었다.

그랬다가 선착장 바닷물 찰방이는 곳 까지 나가려다가 미끈~ 하고는 정말 뒤집어 지려다가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생각만해도 아찔했다. 천천히...바닷가를 걸으며 이 것 저 것 마음에 담을 스케치를 하고 있었는데...주부라 그런지 부쩍 말린 생선이나 젓갈에 눈길이 갔다.

일요일이지만....오전 9시 30분경이라 삼길포항 상인들은 이제사 전을 펴고 있었다.

어슬렁거리며 말린 생선값도 물어보고 젓갈도 물어보다가....낙지를 파는 전을 기웃대다가 (자꾸만 동거하겠다는 못된늠의 감기도 밀어 뗄 힘을 얻을 겸) 

한 마리 먹고 갈 수 없느냐니...해주겠단다. 앉아서 한 마리를 먹고 있으니...계속 낙지를 썰어달라는 손님이다.

실은 팔기만하지 썰어주진 않는단다. 아직 한가하니까 해준다는데...

8마리나 썰어 달라는 남자 손님이 왔다가 낙지를 먹는 나더러 <소주도 없이 드세요?>하며 놀린다.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내 카메라를 받아 인증샷도 찍어준다....<흐미~>

8마리 다 썰어서 그 남자 손님 떠난 후.....뭔가 미진한 나는 한 마리를 더 시켰다. 두 마리 정도는 먹어줘야 내가 기운을 차릴 것 같아서다.

.

배 부르게 먹고나니  그제서야 남편이 좋아하는 어리굴젓, 사위가 좋아하는 명란젓, 장남이 좋아하는 생굴, 막내가 좋아하는 서대가 생각났다.

낙지 두 마리 먹고 눈이 반짝반짝해진 나는 드뎌 쇼핑을 시작했다.

마른멸치, 새우젓, 명란젓, 창난젓, 낙지젓, 어리굴젓, 조개젓,  꼴뚜기젓, 서대, 생굴 2만원어치...택배를 시키고 돌아서니 삼길산 갔던 팀들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

뭐니뭐니해도 제일 맛난 젓갈은 명란이다.

그 다음은 생전 처음 먹어보는 낙자젓갈이다. 낙지젓갈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서산에 지인이 살아 몇 번 드나들었어도 태안 꽃축제엔 가 본 기억이 있지만....이렇게 삼길포항에 온 건 처음이다.

 

모처럼 바다다운 바다를 실컷 귀, 코, 눈과 마음 그리고 위까지 포식하고 돌아 온 서산 여행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