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도 겨울로 되돌아가는 듯하고 며칠 뒤로 미루었다가 션찮은 몸을 이끌고 일어섰다.
애초 계획은 KTX를 타고 가기로 했으나 주말이라 좌석표도없고 그냥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부산으로 가서 언니, 형부 우리 부부 그렇게 4명이 남해안 여행을 할 계획이었다.
서울에서 부산 노포동 버스터미널까지는 4시간 30분이란다. 마중을 나오기로 한 언니와는 시간이 어긋나버렸다. 왜?
4시간만에 도착한 것이다. 중간에 20분인가 15분?을 휴게소에서 쉬었는데도 4시간이면 굳이 KTX를 탈 필요가 없다.
어두운 터널안의 연속에다가 비좁아 불편했는데...버스는 봄이 얼마만큼이나 오는지? 환한 바깥경치를 즐기면서 휴게소에서 맛난 커피나 간단한 스넥류를
즐기면서 4시간만이라면 ....이젠 두 말 할 필요없이 고속버스를 애용할 참이다.
.....남편은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고 나는 아침에 먹다남은 죽을 조금 담아가서 먹었다.
형부와 언니는 노포동에 마중나와서 범어사 부근 아구찜 잘하는 집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금정산 입구 범어사 부근 맛집으로 10년이 더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변함없는 맛집이라고 한다.
식당으로 들어서자 한옥형 문창살이 촘촘한 문들이 많은 큰 방들이 여러 개 ......둘러보고 사진도 못 찍을 만큼 왁자지껄 손님들이 그득하다.
주말이라 그런지 등산객들이나 주말 산책을 나온 가족팀들로 점심도 훨씬 지난 시간인데도 분주하다.
자리를 잡고 앉자. <아구찜? 며칠 내내 죽먹는 내가? > 덜컥 겁부터 났다.
그러나 아무말 않고 따라갔다가 살짝 부탁을 했다.
<속이 불편해서 그러니 밥을 조금만 삶아주세요!> 했더니 고맙게도 뚝배기에 밥을 눌려서 고소한 숭늉같이 삶아서 내어온다.
그래도....매울 것 같은 반찬먹기를 꺼리자. 식당 주인아주머니 내 곁으로 다가와서는
<매일 새벽마다 기장에서 공수해온 생아귀로 만든거라 소화도 잘되고 오히려 이 거 드시고 나면 기운이 나실거예요> 한다.
말만 들어도 없던 입맛이 돌아오려한다.
너무 고마워, 이런 부분에서 감동을 받으면 나는 맛집 취재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다.
맛의 감동보다 나는 늘 마음의 감동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음식은 어머니 마음과 같아서 그런 정이 깃든 음식이 아니면 이미 그냥 사고파는 여느 식당의 음식으로
전락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아구를 살만 발라서 먹었다. 처음엔 허브인 방아향도 나고...서울경기 일원 아구찜과달리 뭔가 허여무리한 것이 보여서 뒤적거렸더니 언니가 한 마디 거든다.
<아! 그 거...얘가 아구찜을 잘 모르네.....그건 아구 '애' 라고 하는건데....국산 생물 아구에만 있어 이 집에는 그 걸 주물러서
소스처럼 함께 버무려서 그러네~그 게 더 맛을 내줄거야~>
<아귀란 원래 기름기가 없이 담백한 맛이라 이 애가 들어가야 비로소 고소한 맛을 내주는거지>형부도 거드신다.
<아~~ 애....!! 맞아요. 생태탕도 애가 들어야 맛나듯이 아귀도 그렇구나!!>
맛있다. 다들 그렇게 이야기 해주니 뚝배기에 든 누룽지탕을 아귀살만 골라 다 먹었다.
해물탕 시원한 국물도 떠 먹어가며~~
ㅎㅎ 밑반찬은 그다지 양이 많지가 않다. 아마도 경상도 특유의 꾸밈없이 메인음식에만 신경을 쓰는 탓이 아닐까?
그러나 자잘한 갈치살조림(이런 걸 풀치라 그러던가) 도 맛있다. ㅎ~
정말 다 먹고나니 기운이 난다.
범어사 구경이 하고 싶다고 했다.
부산출신이 맞는건지? 태어나고 자라고 학창시절 다보내고 신혼에 애까지 낳은 곳인데....범어사를 모르다니.....나 진짜 부산사람인게야??
범어사엔 봄이 와 있었다.
매화꽃봉오리도 봉긋하고...주변이 더 멋지다.
대웅전과 주요사찰엔 대대적인 공사로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사찰을 옹위하고 선 듯한 해묵은 고목들이 주는 느낌은 천년고찰의 증인들인 셈이다.
범어사는 일방통행으로 외길이었다 빙-돌아서 내려오는 언덕길에 일하 아구찜이 보인다.
아! 그래서 방마다 금정산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손님들로 그렇게 북적인게로구나!!
며칠 죽만 먹던 속이 편안해지고 기운이 난다.
오늘은 언니네서 묵고 내일 새벽같이 전라도 땅을 향한 여정길로 Go! Go!
아구찜, 해물찜 찜요리 전문점 '일하아구찜'
방이 여러개 있어 단체 방문으로도 좋겠다.
아구찜과 해물찜을 시켰다.
여느 아구찜은 콩나물 투성이인데 이 집은 자세히 보니
헉! 믿기지 않는다.
생아구가 콩나물보다 많다니......
간단하지만 깔끔하고 손 맛이 좋은 밑반찬!
처음엔 희끗한 게 뭔지 몰라 주저주저했더니 언니가 그런다.
아귀 애를 주물러 소스로 버무려 맛을 낸 특별한 아구찜!!이라고...
그럼 난 여태 수입산 아구찜만 먹은겨?!! 그런겨? ㅠ,.ㅠ
ㅎ 이 걸 먹고 나는 뭔지 모르게 가뿐하게 회복하고?
며칠 죽만 먹던 몸이 기운을 얻었다.
사장님의 배려로 끓여나온 누룽지탕,
새벽에 기장항까지 가서 마련하는 신선한 생물아귀라 소화도 잘되고
기운 날 거라며 손수 권하던 친절!!
정말 시원한 해물찜!
대로변에 위치했지만 전용주차장이 있어 편리했다.
버스터미널에 내려 우리가 움직인 동선 먼저 식사를 하고
범어사 파란 부분에 차를 주차해 놓고 범어사를 한바퀴 산책했다.
영남의 3대 대사찰 범어사는(부산) 금정산 동쪽에 있다.
범어(梵魚)는 "하늘나라의 고기"라는 뜻으로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가 사는 우물이란 이름으로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항상 물이 가득 차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일하 아구찜에서 나와 범어사를 가보기로 했다.
30년 전에 떠나온 부산이라 내 기억에는 전혀 없는 곳! 이름만 무성히 들어봤던 곳!
그 곳에는 봄이 머물고 있었다. 매화가 꽃망울을 배시시 빼물고 양지쪽에서 .....북녘에서 온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봄 찾으러 왔어요? 나 여기 있어요> 하는 듯....
범어사는 지금 대웅전과 중요건물들이 대대적인 보수공사중이라 사진에 다 담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주변만은 장구한 세월을 대변해주는 아름드리 고목들이 세월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범어사에서 매화 봉오리...봄을 만났다.
범어사 일주문
계곡이 아름다운 범어사!
우리처럼 산책을 나온 사람과 금정산을 등반한 사람들~
범어사 교통도로는 일방통행으로 순환하게 되어있었다.
그 범어사를 올라가서 내려오는 언덕길에 일하아구찜을 또 만났다.
일하아구찜을 벗어나 큰길로 내려오니 그 곳이 곧 지하철 범어사역 이다.
일하아구찜을 벗어나 큰길로 내려오니 그 곳이 곧 지하철 범어사역 이다.
노포동터미널에서 기본요금 금정산 등반 후, 범어사 산책 후,
금정산 범어사 부근 맛집으로 추천하며...
일하아구찜
부산 금정구 남산동 954-24
☏ 051) 582-8643
크게 보시려면 click~
범어사역 5번출구와 7번출구 그 사잇길로 죽-올라가면 범어사길
가다가 좌회전 '일하아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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