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

딸 해산이 임박해서 친정엄마의 생일이라....어제 저녁 훼방놓기로 쇠고기무국을 한 냄비 끓여두었는데.....

딸아이는 혼자서 무겁도록 시장을 봐와서는 상을 차렸다. 나는 주방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그러던 지난 밤 ...진통이 있어 긴장케하더니 ..저도 놀랬는지 그냥 고기를 고아서 찢어 쇠고깃국을 힘들게 끓이길래 걍 놔뒀다.

극도로 긴장했을 때 엉뚱한 뭔가 열중하면 다소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위보기 쩌메 미안시럽지만...ㅎㅎ

가진통이었나보다 오늘도 뻐근하며 배는 계속 아프다고 한다.

계속 의사와 통화를 하고 있으니 안심은 된다만....아마도 오늘내일이지 싶다.

 

가족 모두를 긴장케해서 다들 늦게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니...벌써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식탁위에는 빈그릇이지만 세팅을 해두고, 마이키 못 들어오게 만든 바리케이트를 나도 넘으면 안될 것 같은 엄숙함으로 음식을 장만하고 있다.

밤새 그럭저럭 .....병원행은 아니라 잘 넘겼지만....

 

카드를 받았다.

딸과 사위의 글이 씌인...선물도 받고,

요즘 외식이다 뭐다 출산전에 얼마나 이 엄마를 끌고 다니는지....몸무게도 부쩍 늘었구만...

블로그에 쓸 이야기꺼리도 (맛집과 여행기) 무궁무진한데....별 달리 생일은 무슨?? 새삼스럽게~~

 

12일 오늘 아침에는 페이스타임으로 아이패드를 들고 한국의 남편과 아들들과(한국 목요일 저녁 9시)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우리가족은 오늘만 그런 게 아니라.....누구의 생일이든 미국에 있는 누나도 함께 노래를 불러왔기에.....그닥 어색하진 않다.

 

아무튼 생일 잘 보냈다.

내 나름 도토리묵도 쑤고 가져간 명란젖갈도 준비 해 두었건만,,,딸은 굳이 지가 직접 만든 요리만 올렸다.

 

아직 며느리를 안 본 터라.....자식에게 받아먹긴 첨인 것 같다.

앞으로 내 생일은 내가 안 만들었으면 좋으련만....

 

 

페이스타임에 함세 못하는 마리까지 심히 울어대서 함께 했으니.....<여보 고마워, 마리 안약도 늘 챙겨 넣어준다며?>

올해로 10살인 울 집 마리는 백내장이 있다. ㅈ;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덜 보이고 눈꼽도 끼이고....

 아이패드로 들리는 엄마 목소리에 자지러진다. 

 

여기 여름은 바깥은 뜨겁지만....집안은 너무 춥다.

<여보!! 나 냉뱅병 걸릴 것 같애~~ 찌는 듯한 한국의 여름이 그리워~~>

.

아! 이러구러 또 한 살 더 카운트되는구나!!

몬살어!!

 

 

 

 

 

 

 

 

 

 

손자녀석은 케잌위 촛불만 바라보고

할머니는 손자녀석만 바라보고....

 

 

 

아침이라 민낯으로 인사드립니다.

(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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