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서 감 택배를 받고...
난 그녀게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떫은감이니 곶감이나 만들어 보라며~>
외출했다가 오니 대문안으로 집어 던져졌다.
<이런...먹을 게 다 찌그려졌겠다> 그러면서 감이 두 박슨줄 알고 한 박스만 뜯어보니 그리 상하진 않았다.
급히 저녁준비로 놔두고 (요즘은 바깥기온이 더 냉장고 같으므로) 감사의 문자를 보냈는데...
한 박스에는 대추가 들었단다. 일단 고맙다고 전하고 다음 날 아침에 마당에 나가 확인해보니 정성도 이런 정성이 없다.
감말랭이, 대추, 대봉감, 밤까지 차곡차곡들었다.
콧등이 찡하다.
마치 친정엄니가 꼭꼭여며 딸에게 보낸 선물꾸러미처럼~~~
마당에 있는 어린 감나무(잡감)는 올해 해걸이를 하는지 지난해는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달리다가 올 해는 겨우 체면 유지다.
그나마 따려고 보니 따뜻한 기온에 땡감이 홍시가 되어 절반은 직박구리란 늠이 다 파 먹었다.
먹다 매달린 감에는 초파리가 우글거린다. 그냥 다 따버렸다.
새가 똥싸는 것도 싫고....초파리도 싫고,
까치감 몇 개만 두고는 먹다 남은 것 까지 정리해서 다 따내리고 보니 내 심술이 조금 심했다 싶었다.
가지채 꺾은 감은 다 나누고 낱 개 스므알 정도는 남편이 하도 소금물 침시 운운하며 소원해쌌길래
오이지 건지고 남은 소금물에 건성 퐁당퐁당 던져두었더니 이참에 한 개 꺼내 먹어보니 감은 싱싱하게 그대론데....
반찬으로 먹기엔 너무 싱겁고, 덜 시고.....맛이 너무 약하다.
갓 딴 것처럼 싱싱하긴 하니 봄까지 그냥 내싸둬도 되겠다.
아님 소금물 더 풀어 건져내어 다른 맛을 심어주등가......(그래야겠지?)
보내온 감때문에 일일이 동그랗게 깎아 매달아 곶감을 만들까 하다가 건조기 한 대를 급주문했다.
전기보다 햇볕이 좋다고 뭐든 햇살에 말리기를 고집하던 내가 그만 꺾였다.
가지에 매달린 감이 아닌 낱 감을 나눌수도 없고 건조기에 넣어 일단 감말랭이나 만들어야겠다.
17일 건조기가 온다니....오늘부터 감깎기 모드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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