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처럼 만나 본 

소중한 연극!


 토요일 오후 3시 운동겸 겸사겸사 대학로를 갔다.

뷰티풀라이프가 2인극인데 노부부가 젊은 날을 회상하는 연극이다.


우리 부부에게 마치맞는 연극이다 싶어서 갔는데...웬걸 거의 다 젊은이다.

정말 가믐에 콩나듯..중년부부가 보이는 건 아마도 이 연극을 보고 부모님께 선물해 드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왜 아니랴~~ 나도 동년배들에게 마구 마구 권장하고 싶은

진정 추천하고 싶은 연극이다.


이렇게 롱-런을 하도록 난 왜 몰랐을까?

대학로 연극을 간간이 보긴하지만 혜화역 2번 출구를 나와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치고

방통대 지나 서울사대 부설고지나 찾아 간 JTN4관 6층이다.


 토요일 오후 3시 공연이라 그런지

엘리베이터가 만원일 정도로 꽉꽉 차서 4관, 6층을 오르내렸고

역시나 공연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배역진은 딱 단 둘 뿐이다.

대사가 길거나 어렵지도 않고 그냥 툭-툭 내던지는

생활 언어들이지만 심금을 울린다.

어찌보면 코믹하면서 디게 슬프다.


연극이 끝나고 나서 화장실에 들어가면 생생한 후기를 쓸

평균적인 관객의 소감들을 솔솔하게 뽑아 낼 수가 있었다고 전에도 얘기했다.

그랬는데....뷰티플라이프는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잠깐 막이 바뀌고 소등 될 때마다 여기저기 쿨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불이 밝을 때도.....


바로 옆자리 남편도 눈물을 찍어내고

감기약으로 몽롱해서 불이 꺼질 때 마다 눈을 감았던 내 눈에도 ...



연극이 끝나고 뒷자리에서 들리는 말

여자 /나 어때?

남자 / 크크 다 지워졌어~~


언제나 대학로 연극을 보러가면

좁은 연극관 언제나 꽉 들어 찬 좌석,

(내가 너무 인기중인 연극만 보았음일까?) 노파심일까?

늘 불안불안했는데...만약 비상시엔 난리도 아니겠지?

통로에 비상계단 설치계단 알림이 잘 되어 있었다.

그나마 대학로에서 잘 비치된 연극공연장인 셈이다

연극 시작 전,

비상로에 대한 숙지타임이 있어 은근 고마웠다.

그러나 양쪽 사이드 좌석이 꽉 메워져 통로가 없는 건 좀 그랬다. 연극이 끝나고 객석이 다 비워지기까지 시간은 중앙통로 뿐이라 한참 걸렸다.비상시 아비규환이 상상이 간다. 

양 사이드 좌석은 좀  틔워도 괜찮지 않을까?



메소드연기

아내 순옥역에 분한 연기자

대사를 치다가 눈에 반짝이는 눈물이 어렸다.

조명탓이겠거니 했는데

드디어 그 눈물이 또르륵 -흘러내린다.

나도 덩달아 또르륵!

<동영상 클릭>


좋은 공연은 어느 배우가 했냐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남녀노소 두루두루 다 아우르는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바람직한 연극이다.


토요일 밤

자주 어깨 허리를 주물러 달라는 요구에

어째 남편의 손에 정성이 들어갔다.

<연극탓인가? 김춘식의 애틋한 사랑을 보고?>


일요일 아침은 일찌감치 쓰레기 분리수거다.

늘 갈아달라고 뷰탁해도 듣지도 않던 말썽부리는 문짝 레일도 갈고

부지런을 떨어제끼는 내 남편, 뭔가 달라졌다.


***

눈이 먼 아내가 자꾸만 불을 끄는 바람에 

OFF에 둬도 꺼지지 않는 멍텅구리 스위치를 만들어 두는 남편(김춘식)

남편만 지극히 사랑하는 그녀 (박순옥)

**

우리들의 영원한 부부상이 아닐까?

젊어서는 불같은 사랑을 하고

아이들 키우고 박봉으로 살림하느라 애면글면하던 아내들

사회생활에 지쳐가는 중년 가장의 남편들

*


아이들 다 키워 출가시키고 

힘든 고개를 넘기고 뒤돌아 본

두 부부만 남겨진 현실에

그제사 서로의 아픈 몸과 마음을 뒤돌아보고 보듬어야 하는 ....


이 세상의 모든 부부들에게 진정 추천하고 싶은 연극이다.


삶은 바로 이런 거라고...

부부란 바로 이런 거라고...

사랑이란 바로 이런 거라고.....


연극 한 번 보고 깨달음이 큰 너와 나...

이런 연극이라면 아무리 비싸도 찾아 갈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런데 가격도 넘 착하다.

한 끼 자렴한 외식값이면 영혼이 배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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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소 : 서울 종로구 이화동 139
신주소 :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 26

(이화동, 대학로 JTN아트홀 4관/ 6층 )


2018.02.20(화)~2019.03.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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