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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귀엽고 이쁜 며느리도 이제는 아니구...낭자도 전혀 아니구..할머니라... 그렇지.. 나두 벌써 할머니가 되어있다는걸 새삼 느끼는순간, 나의 할머니가 생각났다..
나의 할머니.... 작은 키, 작은 등치, 곱게 빗어 은비녀로 쪽찐 머리..
단아함이었을까? 어머니보다 더 먼저 가신 할머니지만 난 어머니보다 할머니를 더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눈이 펑펑내리는 날, 화롯불에 둘러 앉아 군밤과 고구마를 묻어놓으시구 기다리던 그 기다림 때문일까?
아니면 늘 요술방 같던 광(곶간) ...없는것이 없던 그곳..광!! 내 발자욱소리만 나도 광으로 달려사셔서 녹지근하게 익은 고염 한사발을 담아 오시던 그사랑 때문일까?
난 할머니 방은 광이라구 생각했다.. 참으로 그방은 아무도 침범하지못하는 할머니만이 유일하게 방이었음을.. 꼭 요술방같기도한 그광은 늘, 경이롭고 신비한 곳이었다.
그 곳에는 없는것이 없었다.. 큰항아리마다 쌀이며 콩이며 온갖 잡곡과 과일이 항아리마다 그득 그득 담겨져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건 할머니 집 뒷마당에 웅장하게 버티고 있던 고염나무에서 달린 고염... 감항아리....고염항아리가 따로 따로 있엇는데 난 유달리 고염만 달라구 보챘다.
감맛하구는 구별이 쉽게 되진 않았는지 모르지만 난 왠일인지 감보다 고염을 좋아했다.. 그 달콤하고 입에 착착 감기는 고염의 그 특유한 향에 반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달리 씨가 많았지만 난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옆에서 고염씨를 하나 하나 건져내어 주시는 할머니가 계셨으므로.. 난 그렇게 씨가 많은줄도 몰랐다.. 이다음 세뤌이 흘러서야 고염씨가 많았음을 알았다..
할머니...늘 군불지핀 아랫묵에 펼쳐논 이불같던 할머니... 언제나 따스하구....... 늘 폭은하고... 근심 걱정은 사르르 녹여주던 곳..
우리들의 고향같은 할머니...
난 우리들의 손자 손녀에게 나의 할머니같은 사랑을 줄수 있을까? 추운겨울 날, 아랫묵의 이불같은 사랑을 줄수 있을까? 지금 곶간도 없구... 화롯불이 꺼진지도 오래인데...난 무엇으로 그들에게 아름다운 사랑으로 기억될수 있을까?
내마음 한자락에 화롯불도 지피고.. 곶간도 만들어놓고. 사랑의 열매로 곶간을 가득 채운후 나의 손자..손녀들에게 하나 둘 꺼내 줘야 할텔데....
오늘은 정말 기억 저편에 계셨던 할머니를 꿈에라도 뵈올수 있음 좋겠다.. 은비녀로 쪽찐 할머니를....
유경선(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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