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같은 그림 이야기]
참으로
시답잖은 그림 한 장 그려놓고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스캐너보다 카메라가 더 나은 이유는,
스캐너는 있는 그대로 숨김없이 나타냅니다.
그런데...
카메라는
볕 잘드는 오후
마루에 나앉아
바람에 일렁이는 그림자도 한 줌 넣고,
햇살도 한 줌 넣고....
제, 못난 그림은
얼떨결에 자연화가 됩니다.
햇살도 그대로 살아있고...
그림자도 존재하고
숨어있는 바람도 보입니다.
그림을
260만 화소의 꾸진 카메라로 찍어도
못난 그림이 삽니다.
그 덕에
"떵' 같은 이야기,
어줍은 글이
자연 속에 어우러져 숨 쉽니다.
이요조
작년 사진에 글 붙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