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
배가 닿자마자 오른사람들...배는 매시 10분에 출항한다.
연말들어 날씨가 무척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멋진 곳에서 멋진 일몰을 보면서 한 해를 마무리 하고싶지 않은 사람 어디 있으랴?
그러나 서민이니 주머니 사정과 여차여차.... 감안해서 서해를 택했고
가까운 영종도에 있지만 미처 가보지 못해 늘 보고 싶었던 '섬여행'을 목적지로 삼고 떠났다.
평일이라 배편은 대체로 한가했다.
주로 여름에 섬으로 떠나는 '카페리'만 타봐서 그런가?
배에는 그 많았을 것 같았던 피서객들은 흔적도 없고 대형버스도 오르고 레미콘차도 오르고 그렇게 출발했다.
도서주민말고는 송년회를 친구들과 오붓하게 즐기려는 10대~20대 사이의 젊은이들이 보였다.
오후 늦은 시간이고 아직 식전이라 신도 3리와 시도의 갈림길 우측에 있는 식당에 자리잡았다.
연포탕을 시키고 앉아 왜 복주머니 연포탕이냐 물어보니 유뷰를 복주머니처럼 묶어서 넣었다고 그렇게 부른단다.
유부라?
다시국물은 좋겠지만...순수하고 맑은 연포탕만을 고집하는 사람에겐 좀 그렇겠다. 싶었다.
뭐든 바닷가 맛이 진국이다.
바닷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뭍 사람들 식성에 맞게끔 이 것 저 것 넣어서 변형시킨다.
나도 어부들이 소주잔 놓고 기울이는 갯내음나는 신선한 진국의 순수 연포탕 맛은 아직 보진 못했다.
당근꽃도 깎아넣고, 단호박도 들어갔고....아무튼 갈롱이 잔뜩 배인 연포탕이다.
배가 고팠는지 연포탕맛은 그런대로 좋았다.
식당아주머닌 산낙지를 넣으며 아예 들고는 찍게끔 포즈까지 취해준다.
맛있게 먹고날 즈음 아주머니가 말을 부친다.
"여기서 며칠전에 촬영해갔어요 sbs'연인' 보세요?" 하며 묻는다.
식당에 모여 앉아 깡패들이 대거 먹는 걸 찍었는데...아마 오늘 나올거란다. (목요일)
실제로 보니까...이서진패거리들이 신도, 교회에 들러 아이들 놀이기구를 만들어준 후 회식하는 자리에서 그 식당이 비쳐졌다.
'미주'역인 김정은이 패거리들과 어깨를 곁고 '송년회' 같은 분위기를 잠시 자아내었다.
ㅎㅎㅎ 오늘 가 본 곳을 그 날 저녁 TV드라마로 보는 재미도 있넹!( 거,차암~)
시티N 글을 식당은 하지 않으려 했는데...ㅎㅎ 할 수 없이 엮여 들어가야겠다.
촬영하면서 짬짬이 팀을 나눠서 자기네 식당으로 '연포탕'을 먹으러 잘 온다고 했다.
시원하게 배불리 잘 먹고나서 일어나 보니...벽에는 '이 서진' 의 싸인도 있고
마침 자랑에 신이 난 아주머니는 TV 재방송 '연인'을 켜준다.
'신도'에서 요즘 촬영이 한창이라 지나가는 개도 안단다.
그러나 애초에 목적했던 곳을 먼저 들리고 오는 길에 시도 다리를 건너 신도를 거꾸로 한바퀴 돌아보았다. 우선 나는 좌측으로 접어들어 다리를 지나 시도로 건너가기로했다. 시도에는 역시 세트장이 두 개나
있고 모도에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시간' 촬영지이자 바다로 나있는 조각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별렀던 곳인가?
연말 여행으로 그래도 괜찮은 곳이 되리라 .... 발자취를 기록해 보기로 했다.
서둘러야했다.
겨울해는 짧다. 자칫하면 꼴깍 넘어가는 해를 잡기가 힘들테니....
# 일몰
식당에서 말한 그 곳은 식당 바로 윗길 삼거리에서 나오자 마자 우회전하면 된다.(신도3리 방향)
지는 해에 은빛으로 흔들리는 갈대가 기가 막힌다.
바로 이런 풍경이 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산에서는 억새요 물가에는 갈대니...
갈대가 어우러진 풍경은 강이나 바다에 이르러 풍성한 갈대를 만나볼 수가 있다.
일몰과 갈대~
서해의 풍경에서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몇 안되는 엄연한 히로인(히어로?)중에 하나다.
그리고 보니 이서진이 선착장으로 달려가던 바로 그 길 같다.
가다가 아직은 아무런 팻말도 없어 물어보니...바닷가 산모롱이 벼랑길로 죽 가란다.
포장이 끊어진 그 언덕배기라는데...
길이 차가 두 대 비켜나기엔 좀 그렇다.
차가 자칫 글러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아래는 바로 이렇게 무시무시한 개펄 늪이다.
서해를 내집처럼 드나들어도 이렇게 소름끼치는 개펄구덩이는 처음이다.
깡패 세히들이(이 서진파) 다른 패거리 쫄개를 하나 잡아와서 포크레인으로 구덩이를 파고는 고백하게끔
만드는데...
"으휴 무셔!!@.@ 포크렌 읍써도 무선 곳이다. 옴마~"
식당 아줌마 말대로라면 ....포장이 끊기고 비포장으로 올라가면 바로 그 곳이라는데..
이런 요게 뭐란 말이씨??
ㅎㅎ 일없는 나같은 사람들이 하도 찾아 옹께로 요렇게 해 뒀나보다.
그러나 이 길말고도 가는 길이 분명 있을텐데...
아쉽지만 비포장 진흙 뻘탕길에 차 타이어는 진흙을 떡고물처럼 묻혀서 뒤 돌아 나올 수 밖에...
길이 있겠지만...
못찾겠다. 꾀꼬리.....대신 을시년시럽게 매달린 애꿎은 청미래 열매나 렌즈에 담아왔다.
이서진이 멋지게 달린 그 길을 배 시간에 맞춰 나도 신나게 달리는데...
"아! 이런 역쒸나 서해답게 일몰장관이...멋지다."
별로 맑지도 않았던 날의 생각지도 않은 일몰이다.
위치가 좀 그랬지만 넘어가는 해를 찍고...넘어간 해의 노을진 잔명이 남은 불그스레한 바다, 수평선도 찍고....
뭍으로, 아니지 영종도로 데려다 줄 배가 들어오고 있었다.
불을 환히 밝힌 채...
천천히....
그래, 그래여, 인생은 천천히 가는거여....
찬찬히 살펴가며 천천히...
그래야 돌부리에 채인다거나 넘어지는 일도 읍쩨, 암먼!!
천천히~~
2006년이여 Adieu!
글:사진/이요조
신도에서 다리로 연결된 시도('풀하우스, 슬픈 연가)와
모도(조각공원)이야기는 이어 다음 글로,
"여러분 새해 福많이 받으세요!"
교통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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