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
이요조
어기차게 내리는 빗줄기~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과
눅눅하고 암담한 침전, 그딴 것을 한데 반죽해서
바삭바삭 노릇하게 굽고 싶다.
비 내리는 날엔,
비가 오는 날엔 왠지 누구나 부침개가 땡긴다.
비가 떨어지는 소리는 사람의 기분을 착잡하게 만든다.
번철에 두른 치지직~ 기름 튀는 소리가 비가 내리는 소리와 흡사 해서라고도 하고,
비가 내리는 날 저기압엔 냄새가 은근히 이웃집까지도 잘 번져나가기 때문이란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비가 내리면 몸이 냉해져서 뭔가 영양가 있는 것을 찾게 된다는데
따뜻하고 기름기 있는 고소한 부침개가 제격이란다.
그런데…… 가만!
밀가루는 찬 음식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 메밀도 찬 음식이네? 일본사람들은 소바(메밀국수)를 즐겨먹는다. 물론 무를 갈아서 그 즙에다가 적셔 먹는다.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하고 메밀을 많이 심게 했더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냉면을 만들어 무와 함께 먹어내는 지혜를 터득하더란다.
찬성질인 밀가루에 더운 성질인 파가 함께하니...이 어찌 음식 궁합이 맞지 않으랴?
파나 부추, 호박, 야채를 한데다 섞어서 먹는 지혜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었으니....
비오는 날, 이런 저런 썰을 무시하더라도 몸도 마음도 착 가라앉아 꿀꿀한 날엔 부침개가 불문곡직 제격이더라.
비오는 날, 해물파전 만들기
오늘은 싸락눈마저 내린다.
해가 며칠이나 연속해서 나지 않으면 누구나 우울해진다.
시장가기 귀찮을 때 냉장고를 열어보자
먹다 남은 채소나 김치, 쪽파대신 대파여도 암시랑도 않다.
밀가루가 떨어졌다면 식은 밥도 좋다.
식은 밥을 따뜻하게 만들어 고추장을 넣고 장떡을 구워도 맛나고..
10년차 이상 된 주부라면 다들 박사다. 요즘엔 ...기성세대가 깜짝놀랄 젊은이들도 더러 있지만...
계란이 없으면 없는 대로 부추가 없으면 없는 대로 보름나물 먹다 남은 것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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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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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재료로 만들었더니...부침개가 대충 5~6개가 나온다
*쪽파 300g, 해물(새우홍합) 300g, 당근조금, 풋고추 10개, 밀가루 3컵, 계란 5개, 소금 1ts, 멸치다시마 육수적당량
채소 몰아서 청소하는 날이다 생각하면 좋음, 고추가 날이지나.....붉어지려고 하고 당근꽁지도 햇빛을 본 날! ㅎㅎ
멸치 다시마 육수를 반죽에 사용, 새우꽁지도 넣고 홍합살 덜떨어진 것도 넣고...다시마는 건져서 채로 썰어 사용,(재활용)
육수에 반죽한 다음 대충다진 해물을 투하!
계란을 개어둔다 (이 때 소금은 no! )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으로 잘라둔 쪽파를 먼저 넣는다.
TIP
이 때, 기름 온도가 너무 높으면 기름이 튀고 파가 노랗게 먼저 익어 타게 되므로 기름붓자 이내 조금 덜 튈 때 재빨리 가지런히 놓는게 좋다.
그 위에 반죽을 떠서 골고루 펴준다.
어느정도 익으면 윗쪽에 파를 다시 몇 개 얹어준다.
그래야만 뒤집었을 때...양쪽으로 색깔이 좋다. 그냥 뒤집으면 밀가루 반죽만 허옇게 보여서 밉게된다.
그 위에 계란 물을 덮는다. 사진에는 골고루 많이 뿌려졌지만 ....적당히 절반 쯤...의식하지 않고 대충 붓는 게 더 자연스럽다.
뒤집어서 익힌다. 계란과 새로 얹은 파만 익히면 될 정도의 시간을 잡으면 된다.
계란에 간이 되었으면 빨리 타게된다.
싱거우면 간장을 만들어 찍어 먹는다.
남은 재료는 잘게 잘라 이렇게 한데 모았다가 나중에 다시 구워도 된다.
.......파전 전문집은 너른 번철에다 하므로 쪽파를 반을 자르지도 않고 그냥 길이대로 사용한다.
파를 가지런히 놓기가 어려우면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한데 섞어서 부쳐도 편리하다.
그렇지만 파전은 결결이 쭉쭉 찢어먹는 맛이므로...나란히 가지런히 눕혀준 후 그 위에 반죽을 부어주면 좋다.
물론 뒤집어서도 같은 방향으로 파를 얹어 주는 쎈스만 잊지않는다면.....분명한 요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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