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이 어디냐고요?


 

 

먹을꺼리

마실꺼리

취할꺼리가 있는 이곳은 볼거리도 많다.

 

강원도 원주와 인접한 심산유곡인 충북제천의 <심산유곡> 카페!  

 

여행객의 지친 몸과 주린배는 우선 입에 맞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서 고개를 들어 훓어보니 구석구석 숨어있는 둘러 볼 볼거리가 많다.

 

곧 승천할 용도 보이고 하늘을 향해 나를 듯한 머리에 뿔 돋은 유니콘도 보이고

코뚜레를 한 인물 멀그레한 소도 보이고 심산유곡을 지키는 견공 심산이도 있고

도깨비방망이를 든 도깨비도 보이고 거북이도 보이고 문어도 보이고

도깨비들이 둘러앉아 두런거릴 것만 같은 괴목 탁자세트도 있고~~

 

산에서 구한 능이버섯으로 끓인 삼계탕에, 온갖 약초로 담근 술!!

심신유곡이 아니라 도로변에 서 있던 초근목피와 어쩜 더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초근목피!

엣날 옛날에 먹을 게 넉넉지 않았던 시절에 초근목피로 연명하여 늘  X구녕이 찢어지도록  가난하다는 말을 대신했다.   

요즘은 단백질 지방이 넉넉한 반면 온갖 병들이 많다 영양과잉이 탈이다.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다.

 

능이버섯을 넣은 향 좋은 삼계탕은 얼마나 시원한지 요 며칠 약만 먹어대는 약독에 찌든 내 속을 시원하게 훓어 내려주었다.

카푸치노 같은 거품 부그르르한 생더덕 쥬스에...

심산유곡 청정 먹을거리가 이리도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지 미처 몰랐었다.

 

거기다 함박눈까지 펑펑 내리고 음악마저 흐르니 이아니 행복할쏜가!!

여행길에 만난 참 좋은 멋집, 맛집이다.

.

.

.

.

.

.

 

주인이 누굴까 무척 궁금해졌다.

약초 약술이 엄청난 걸로 보아하니 부지런한 산꾼같기도 하고.....

괴목 작품을 보아하니 상상력이 아주 뛰어난 창의력 높은 예술가 같기도 하고...



직접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캔다는 이집 주인 '원철웅'씨

눈발이 나리는데도 직접 고기를 구워 대접하겠다는 일념

뭐든 열심히 몰입하는가 보다.

 

 

 

 

 

 

 

 

 

포푸리도 테이블위에 놓였고~

길 지나가시다가 한 번 들려보심이? 지나치시면 아마 후회하실지도 모를레라!

 

 043-652-1441  심산유곡

 

 

  # 여행중 첫 눈을 만나다.


이랬던 날씨가 점심을 먹는 도중에...

저 산골짜기에서 묻어 내려오는 눈!!



 

 

TV속 일기예보는 강원도 산간지방에 눈이 약간 내리겠단다.

 

아직은 11월,  입동이 지났다지만 아직은 여운이 덜 가신 만추 분위기!

11월 중순이라기에도 뭣한 날짜라~ 설마...강원도가 가깝다지만 그래도 충북인데~ 

일기예보는 건성 듣고는 충북, 제천 여행채비를 했다.

출발 할 당시 서울은 날씨가 맑았는데 점심나절 제천(충북)에 도착하니 비가 살짝 지나간 날씨였다.

삼한시대 때 만들어진 장구한 역사속의 농업저수지 ‘의림지’를 한 바퀴 돌며 생각보다 꽤나 쌀쌀한 날씨가 의림지에 고여있는 시퍼런  물 탓이려니 여겼다.

점심식사 전 가벼운 워밍업이라지만 옷깃을 파고드는 찬바람이 마뜩잖아 다들 등이 굽을 정도로 춥다.

 

 

 

점심 식사하러 의림지를 지나 제 2의림지도 지나고 산속으로 접어들었다.

이전 여행길에 제천에서 원주로 넘어가던 길목이었다.

비온 뒤 날씨가 꽤나 좋았는데 점심식사는 능이버섯을 넣은 닭백숙에 귀한 산야초에 감동하며 식사 중이었는데 내가 앉은 창가에서는 저 멀리 산등성에서 뭔가 여름 소나기 같은 게 점차 묻어오는 게 보였다.

 

여름소나기가 내려오는 건 외갓집에서 여름방학 때 보아왔지만 눈이 묻어 내려오는 건 처음이다.

일행들은 모두 <와.....눈이다.> 탄성을 질렀지만 그 누구도 렌즈에 담을 생각을 안 한다.

그 양의 눈발이면 사진에는 나와 봤자 별 의미가 없을뿐더러 이내 그칠 눈이겠거니 한결같은 생각을 했다.

그 건 우리들의 기우였다.

눈이 겨울 함박눈처럼 펑펑 내리기 시작하고 모두는 얼추 채워진 점심에 수저를 놔버리고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단체보다 호젓한 연인이거나  절친 몇몇이 좋긴 한데....

 

이 때 누군가가 피아노 건반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이 몹쓸~~...씰떼읍는 감성이 찌르르르 혈관을 돌아 꽁꽁 말아있던 똬리를 풀고 고개를 들고 일어난다.)

 

 

아직은 11월 12일인데 벌써 연말 분위기가 나다니..이 나이의 나도 묘한 감성에 푹 젖어들었다.

모두들 함박눈을 찍기도 하고 그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나는 요즘 몸이 좋지 않은

핑계로 식사 후 빈 테이블에 혼자 동그마니 앉아 있으려니 주인이 건네주는 카푸치노같이 거품이 하얗게 인 더덕 생쥬스 한 잔!!

 

심산유곡 산장에 앉아서 눈이 펑펑 내리는 바깥설경을 바라보면서 향 짙은 더덕쥬스를 마시니 ...

이런~ 입가에 흰 거품이 가득 묻어난다.

순간 생뚱맞게 갑자기 왜 키스가 생각나는 거지? 거품키스~~ ㅋ ㅋ

더덕같이 쓰지만 깊은 향이 배일 듯 말 듯한 미소를 혼자서 씨익 쓰게 웃었다.

아는 게 병이라던가?

 

그 때,

<캐나다에서 오셨어요?>

눈을 보고 강아지처럼 반겨하지도 앉고 자리 보존하는 내게 누군가 다가와서 말을 툭 던지고 바삐 눈 온 뒤 촐랑이는 강아지 같은 일행들 속으로 섞인다.

 

,,,,,,,그리고 보니...눈은 미국 동북부 뉴욕 로체스터에 사는 딸아이 집에서 눈이 시도록 보아왔다. 집 앞 창가에 메이풀(사탕단풍)나무가 큰 게 한 그루 있는데 여름에는 햇볕을 가려주고 겨울에는 앙상해져서 햇살을 맘껏 끌어들이다가 눈이 오면 그 나뭇가지에 눈이 내려앉는 모습이라니~~

겨우내 오는 눈은 바람이 불면 눈바람을 일으키며 거리를 안개처럼 굴러 다녔다.

그랬으니 당연 눈경치엔 조금 시들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감성은 늙었다고 뭬가 다르랴!!

 

나도 드립 커피 한 잔을 들고 한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바깥으로 나왔다.

눈은 거의 멎어가고 있었다.

 

아!!

그런데 ....

갑자기....

큰 함박눈꽃송이가 내 입술위에 똑 떨어졌다.

화들짝 놀랐다.

눈이 차가워서가 아니라...좀 전에 생각한 내 속내를 들킨 것만 같아서....

.

.

.

.

.

.

<나 첫 눈하고 키스 해바쓰~>

 

                                                                       글,사진/이요조 2012, 11월 13일




 

 

포카스가 빗나간 더덕쉐이크? 거품!!

이 집의(심산유곡) 맛 이야기는 다음글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