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오늘은 반지(반김치)를 담아보려 한다.
나는 이 김치가 영원한 내 것인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TV에서 잠깐 스치듯이 보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나오셔서 이 반지를 설명하시는 끄트머리만 겨우 듣게 되었다.
반지(반김치)란 양반이 먹는 김치래서 반지가...아니고 까지 들었다.
나 스스로는 半김치라고 이름짓곤 혼자 담가왔는데 전혀 틀린 말은 아니었나보다.
매운 걸 잘 못 먹었던 엄마 덕분에 너희들도 성장기엔 매운 걸 못 먹고 자라났다.
그러던 것이 매운 음식의 여세추이 때문인지 나도 너희들도 점차 매운 음식에 발을 빠트리게 되었구나!
이제는 너희들이 <맛있게 매워요!>가 요리에 극찬이 되어버렸으니~~
엄마는 한 이십년 전부터 백김치를 즐겨 담갔는데, (그 때는 김치 냉장고가 없었구나)
매운 것을 못 먹는 너희들을 위해서, 그런데 우리 가족들 량으로 먹어내기엔 백김치의 저장성은 떨어졌다.
이내 군등내가 나고 그리고 이차적인 요리를 할 수 없는 게 제일 흠이었다.
거기다가 백김치 본연의 노르스름한 빛깔 고대로 있어주면 좀 좋으련만 흰빛도 아니요 누런빛도 아니요. 한 눈에 보기에도 식상한 그런 빛깔과 냄새를 띄우기에 대형식당에서 음식이 대량 회전되는 곳에서나 적당한 음식이란 걸 알고는 백김치를 포기하는 대신 반김치를 담기 시작했었다.
반김치의 역사는 할아버지 가시고 더욱 노쇠해지신 할머니를 위해서 우연히 만들어 본 김치였다.
눈으로 보기에 만족감도 주면서 실제로는 덜 매운 그런 김치가 뭐 없을까 생각에서 만들어졌다.
매운 김치를 못 잡숫는 할머니께서 물론 좋아하셨고 아마 집안에 환자가 있다면 좋을 것 같은 반김치!!
엄마는 반김치에 꽤나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른들을 위한 김치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더구나!
우리는 예로부터 부모는 물론 이웃어른을 공경해 왔으며 이러한 효에 대한 의식은 생활 전반에 강조되어 왔다.
특별히 음식문화에 있어 이러한 배려가 김치에도 반영되었는데, 젊은이와는 달리 노인이 되면 치아가 성치 못하여 음식을 잘 못 드시는 점을 고려하여 효도용 김치를 개발하는 지혜를 보여주었다.
그 한 예로 숙깍뚜기, 숙섞박지 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나이 들어 잇몸이 약해진 노인들이 드시기 쉽게 무를 살짝 삶아서 무르게 한 후 새우젓을 곱게 다져 고춧가루 등의 양념으로 버무린 김치란다.
살짝 삶거나 데치는 방법으로 익혀서 무르게 만들어 김치를 담는 방법등이 있다.
젊은 시절을 일본에서 지내신 외할아버지께서는 매운 것을 도통 잡숫지 못하셨다.
거기에다 위장병까지 더치시니 김장철만 되면 외할머니랑 안 매운 고추를 사려 함께 다니셨다.
그 때 고추 장사들은 이상한 사람들도 다 있다고 그랬단다. 엄마가 아주 어렸을 적이니 어련하겠냐?
외할아버지께서는 자식사랑도 끔찍하셔서 매운 것을 안 먹이시려는 심산에도 그리하신 것 같다.
8살이 되도록 김치를 물에 헹궈서 먹이셨다는 구나
물론 요즘 아이들도 매운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있다더라만 아이들에게도 매우 좋지 싶다.
의외로 아이들도 김치를 무척 좋아라한다. 아이들에게도 먹이기에 적합한 김치기도 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좋다.
옛 음식으로 명절날에는 장김치를 곁들여 내었다.
명절 또는 큰일을 치를 때 떡을 하는데 이 때 함께 먹는 김치로 장김치가 으뜸이었단다.
배추와 무를 진간장으로 간하여 담그는 장김치는 전통 궁중김치로 달짝지근한 맛이 별미이다.
담그는 방법은 무 배추를 간장으로 절였다가 그 국물을 맑은 물과 합하여 소금 간을 하여 김칫국으로 붓는다.
무와 절여진 배추에 파, 마늘, 생강을 채로 썰고, 표고버섯, 석이, 실고추, 배, 미나리를 넣어 새콤하게 익혀먹는 특별한 물김치이다.
국물의 색은 엷은 간장 빛이 나고 약간의 달착한 맛과 표고버섯의 향이 나는 맛난 김치이다.
젓갈과 고춧가루는 쓰지 않으며 중부 지방이나 궁에서 해먹던 것이다.
년 전에 그 맛이 궁금하여 만들어 본 결과 맛은 의외로 아주 좋았다.
그러나 장김치 역시 익어서 빨리 먹어치워야 하는 결점이 있고 백김치 역시나 그랬다.
반(半)김치는 물김치와 매운 김치의 절반인 형태로 보존도 오래될 뿐더러 그 빛깔도 백김치처럼 누렇거나 변색되지도 않고 기일이 지난 장김치처럼 그 빛깔이 우중충하여 삐친 듯 샐쭉이지도 않고 그저 먹기에도 좋았고 보기에도 그만이더라.
그저 매운 김치가 조금 거북살스러운 노약자, 노인이나 유아들 환자에게 더 없이 좋은 김치다.
배가 흔한 요즘 배 한 덩이 썰어서 만들면 그 단맛이나 시원한 맛이 절로 얻어지기도 한다.
배추를 절일 때는 배춧잎 갈피갈피 소금을 지르지 말아야 한다.
줄기의 단맛이 너무 빠지면 반김치의 달고 시원한 맛이 감한다.
배를 썰어서 아주 고운 고춧가루로 물을 내고 배추 속으로 사용한다.
파나 부추 미나리 고명은 김치 사이에 넣어서 그 맛만 우려내거나 나중에 따로 덜어내어 가장자리에 고명으로 사용하면 좋다.
갈피마다 넣어두면 노약자들이 먹을 때마다 일일이 손으로 덜어내야 하므로 따로 두는 게 더 낫다.
생강도 굵게 편으로 썰어 맨 아래에 깔아두면 그 향이 우러난다.
엄마는 직접 담았던 멧젓을 끓여 맑은 젓간장을 내어 둔 것이 있기에 그대로 사용했다.
폭 곰삭도록 익으면 반김치를 물기만 꼭 짜내고 잎새로 김치쌈을 싸도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단다.
개인적으로 엄마는 빨간 배추김치를 담으면 뜨끈한 두부가 생각나고 반지가 익으면 돼지고기 편육이 생각나더라.
(조만간 돼지고기 삶으면 사진 더 보태보마~ )
밥맛 없을 때 새콤한 반김치 쭉 찢어서 밥위에 얹어 먹으면 한 공기 금새 없어지지 않겠느냐?
재료는 중간 크기의 배추가 한포기 반이 들었다.
배는 큰 것으로 한 개 아낌없이 넣었지만 미나리가 없어 넣지 못했다.
대신 부추를 넣고 생강과 마늘톨 그대로 아랫자리에 깔았다.
(배와 마늘을 한 데 섞으면 향이 섞일 것 같아서)
만드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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半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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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고추는 보기만 빨갛지 전혀 맵지가 않다. 그렇다고 백김치도 아닌 중간모습의 반 김치이다.
노인분이나 환자, 어린이들을 위한 김치로 겉모습은 비슷하게 붉어도 맛은 맵지 않게 만드는 김치이다.
빨간 김치처럼 시각적인 만족도 줄 수 있어서 환자나 노인 어린이에게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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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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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1.5포기, 고운고축가루 2큰술, 홍고추 4개 쪽파나 파 조금 생 한쪽, 마늘3톨, 배 1개 (무 100g) 신화당 아주 조금, 찹쌀가루 3큰술, 멸치다시마 육수 3컵, 맑은액젓 반 컵,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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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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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추를 절여둔다.(갈피에는 소금을 지르지 않는다)
2. 다시마 멸치 육수나, 물 3컵에 찹쌀가루 3큰 술을 넣고 끓인다. (액젓을 한데 넣어 끓여도 된다)
3 .배를 썰어두고 고운 고춧가루로 2큰술로 물을 들인다.
배가 없으면 무를 대신해도 좋은데...배추 속으로는 직접 넣지 않는다.(노약자들이 일일이 털어내므로)
무와 양파를 갈아서 사용해도 좋다.
4.②가 식으면 ③에다 섞고 홍고추 다진 것을 넣고 맑은 액젓도 넣어 간을 맞춘다.
5. 파 마늘 생강편등을 김치통에 깔고 손질한 배추에 ④를 넣고 버무려 담는다. (부추, 미나리등....택일)
6. 국물을 잘박하게 맞춘어 반나절 상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보관 익혀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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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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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젓이 싫다면 멸치다시마 육수를 내어서 사용하면 되고 까나리 액젓을 약간만 넣으면 좋다.
배를 채 썰어 고춧물을 들이고 마늘을 직접 넣지 않는다. (배향에 마늘 향이 직접 닿을까 우려된다) 마늘은 생략해도 좋다.
대신 양파를 반개 갈아 넣으면 된다.
배추를 절일 때는 배춧잎 갈피갈피 소금을 지르지 말아야 한다.
줄기의 단맛이 너무 빠지면 반김치의 달고 시원한 맛이 감한다.
* 찹쌀풀을 끓일 때 가능하면 시중의 찹쌀가루를 사서 하지말고 찹쌀을 불렸다가 빻아서 사용하는 게 더 좋다.
홍고추 다진 것을 깜빡 잊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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