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손님이 오신다면 제일 먼저 왁스를 뿌려 장롱을 닦았었다.

     

    구역예배나...대청소나....손님맞이엔 으례껏,

     

    나, 어릴 적, 울 엄니는 물을 뿌려 장독대를 먼저 닦으셨다.

     

    우리는 장독대로 부지런히 물을 나르고 잘 닦인 장독들은 햇빛을 받아 반짝 반짝

     

    빛이 났다.  내 유년의 기억 저 쪽으로....

     

     

     

    언제부턴가 장롱 닦는 일이 소홀해졌다.  그냥 대충 마른 걸레로 닦거나 말거나...

     

    예전에는 손님이 오시면 당연히 안방으로 모셨는데...

     

    요즘은 안방엔 다 자란 아이들마저도 잘 드나들지 않는다.

     

     

    어제는 하루종일 추지게 비가 내렸다.

     

    단독 주택에  마당이 숲으로 온통 습한지라.....

     

    젖은 땅기운을 받아 이내 눅눅하다 못해 눅진거린다.

     

    장마라지만 기껏 며칠 비가 내렸다고....

     

     

    켬퓨터 의자의 나무 팔걸이가 기분 나쁘게 끈적거렸다.

     

    내 팔을 문지르니...뽀송뽀송하다.

     

    다시 나무 결을 비비대니 것도 뽀송뽀송하다. 그런데 왜 그러지?

     

     

     갑자기 가구를 닦던 왁스가 생각났다.( 뒤적 뒤적~)

     

    오랜만에 가구를 닦고.....팔걸이도 닦고...내친김에 온 집안 바닥을 다 닦았다.

     

    생각같아선 몸도 맘도 다 쭈그리한 나 자신도 빡빡 문지르고 싶건만,

     

     

     

    집안에서 슬리퍼 없이 맨발로 바닥을 디디면 소리가 난다.

     

    뽁, 뽁, 뽀득, 뽀득,

     

     

    소경 문고리 잡았다.

     

    이 게 바로 장마철의 지혜로구나~~

     

    물걸레질 대신 왁스 마른걸레질을!

     

    하릴없이 집안을 맴돈다.

     

    춤추면 좋겠다.

    .

    .

    뽀드득~  뽀드득~`

    .

    .

    .

    .

    .

    .

     

    .......아무래도 이러다 미끄러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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