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딸에게 쓰는 요리편지
딸아! 네 외할머니는 겨울이 다가오면 동태를 한 짝씩 배를 따서 옥상 빨랫줄에다 널어 말리곤 하셨다.
내가 어린 더 옛날에는 대구를 서너마리 걸어놓곤 말리고 하셨는데...어느해부턴가 대구가 종적을 감추고 그 자리엔 명태가 자리잡았다.
대구는 말 그대로 머리가 어찌나 큰지 그 큰 머리를 젓갈로 담으면 먹을 게 한참 있었다.
요즘은 대구뽈때기찜이라고 수입산 대구머리로 아구찜처럼 만들어 파는 것을 먹어보았다. 한참을 먹을 게 있긴 하더구나!
설날이 다가오면 할머니는 명태를(생탠지 동탠지 기억에는 안나지만) 뼈채 다져서 무를 잘디잘게 썰어 깍두기를 담으셨는데 그 기억이 얼마나 새롭던지,
국물이 잘박한 게 여간 맛난 게 아니었다. 엄마기억으로는 그 김치를 경상도 말로는 장지김치,혹은 장제김치라 하셨는데...
아삭하고 시원하고....엄마는 늘 그 맛을 늘 못잊어 했다.
엄마는 몇 년 전에 한 번 담궈봤는데....그럭저럭 김치맛에 대한 향수를 성쇄하기에 따악 좋더구나!
그래도 그 기억의 맛을 놓지못하여 지난 추석 때, 대구만큼 큰 동태를 여러마리 사서 머리부분 넉넉하게 잘라서 젓갈을 담아두었다.
비록 생태는 아니지만 젓갈로 담아두었던 것을 어제사 말고 김치로 담그기로 했다.
동치미 담고 저장해뒀던 무라...절이지 않기로 했다. 겨울 무는 절일 필요가 없다.
그냥 조금 작은 깍두기로 썰어두었다. 장제김치는 더 잘게 썰어야 하는데....
젓갈을 커터기로 다지자니 그렇고 그냥 주방가위로 자잘하게 썰어주기로 했다.
그런 후에는 절이지 않은 무에다가 바로 버무렸는데...하룻밤 실내에 두고 나니 물도 많이 생겼다.
밥을 비벼먹어도 좋을 만큼 시원하고 달고 맛있다.
김치와 된장이야기 http://cafe.daum.net/MomKimchi
재료
무 중간무 5개 가량, 서거리 2컵(뼈발라내고),까나리액젓 1/2컵, 파 5뿌리,간마늘 2/3컵
생강 2톨,새우젓/새우만 반컵 고춧가루 2컵반, 조청 2/3컵 들어갔다.
**고춧가루는 그렇게 많이 넣진 않는다. 어차피 국물에 씻겨질테니....고춧가루 2컵 매운 청량고춧가루 반컵이다.
실온에 두고 다음 날 되니 국물이 자작하게 생겼다.
tip/먹는 깍두기이므로 겨울 저장무는 절이지 않는게 더 낫다.
강원도 향토음식, 김치로는 생태 아가미를 썰어넣고 서거리(깍두기)김치를 담근다. 생태살은 다져서 배추김치에도 넣는다.
명태아가미로 담근 깍두기, 고성에서는 서거리김치라고 한다
고성에는 또, 명태의 고장답게 이 고장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명태로 만든 향토음식이 있다. 명태요리를 먹으면서 나오는 반찬 중 깍두기라고 무시하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게 보통 깍두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금물에 박박 씻어 잘 손질한 명태 아가미를, 깍둑썰기해서 절여놓은 무와 함께
갖은양념에 무쳐낸 게 명태아가미깍두기다.
잘 익은 명태아가미깍두기는 시원하면서 담백한 맛이 난다. 이 지역 사람들은 서거리 김치라고도 하는데
명태 아가미를 다른 말로 ‘서거리’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밥을 비벼먹어도 좋다.
사족
실은 저장된 무를 만져보니 흡사 얼음 같더라. 무를 씻어 썰어놓고
명태젓갈을 조몰락거리고 깍두기를 담아놓고 오늘은 깍두기국물에 밥 비벼먹고 감기가
안 오면 외려 이상하겠지?
온몸에 냉기가 찌르르 흐르더니 오랜만에 온 감기...환대를 해서 뿅 가게끔 해서 쫓아낼까?
모르는 척 박대를 해서 제풀에 삐쳐서 나가게 할까?
궁리중이다가 지금 옻닭 고우고 있단다.
옻은 열을 올린다니...융숭하게
잘 먹여서 가게 하려고...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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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김치 /장지김치>의 유래와 역사
아! <김치와 된장이야기 http://cafe.daum.net/MomKimchi > 카페에 이 글을 올렸는데,,
이런 답변이 제 기억을 일깨워주는 군요!!
잊혀져가는 우리 김치의 역사를 찾아내는 길이기도 한 소중한 이야기 맞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시골 큰일 때, 기억으로는 손님 앞앞이 상이 하나씩 나갔지요.
그 상에 올려진 음식으로는 밥이나 떡국, 국 , 고기, 식혜 나물 생선 전등이었지요. 유일하게 김치로는 배추김치나 아니면 꼭 장제김치가 올랐는데 손바닥만한 작고 동그란 접시에 아주 자잘하고도 네모지게 썬 장제김치가 올랐지요.
아마도 소화를 잘 돕는 김치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명태와 함께 담근 장제김치는 물기가 잘박했고 아주 시원하고 단 맛이 일품이었지요. 어른들께서 장제김치가 맛나다. 잘 담았다! 며 말씀을 나누던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경기도지방의 명절에 먹는 장김치와 흡사한 용도가 아니었나 싶군요!
생으로 다져서 담그지않고 젖갈을 만들어 버무리는군요 배웠으니 따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