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링 등불*

 

 

조물조물만들기를 좋아하는 나....지난 밤에 그 카테고리를 보다가 보니

딸네 집에 만들어준 벽걸이 사진이 빠졌다.

아!! 이 건 딸이 골동품가게에서 촛대를 두 개 가져다가 벽 양쪽에 걸어두었다.

초는 아주 가늘고 긴 초를 두 개 꽂아두는 모양인데...위험하고 ,,동양적으로 보면 무슨 주술가의 집 같은 분위기도 줄 것 같은...

딸이 제 학창시절 악세사리를 전부 처분하겠단다.

이젠 진짜만 ..컬렉터 하겠단 뜻인지?

오로지 자신을 버리고 가정에만 몰입하겠단 뜻인지?

뭐 그다지 나쁘진 않다.

뭐든 결심은 새로운 것을 추구 할 때 비로소 서는 법!

 

 

 

나도 여성인지라 궁금함에 뒤적뒤덕이다가

특이한 귀걸이를 발견했다.

내가 젊었다면 실로 탐이 날만한...투명한 유리구슬 디자인의  귀걸이~ 분명 맞다.

그 때 반짝하고 떠 오르는 생각......임자가 따로 있었다.

그래서 귀걸이의 고정핀을 아래로 하고 촛대에 얹었더니 이 세상에서 제일 앙징맞은 전구가 되어주었다.

화려한 금빛 무늬가 있는....

 

 

 

이 걸 인사동 골목에서 공예가의 작품이라며....아주 거금을 주었단다.

이 것마저 버리겠다고 했다가...<차암 울 엄마는 구신이야~ 비싼 건 용하게 아네>
<비싼 게 아니라....좋은 걸 알아챠리는 거지....이 건 아무도 주지말고 보관하고 있어, 나중에 리지 크면 주게~~ 리지 금세 클테니까~>

 

 

 

벽면 양 쪽으로 걸린  걸이 나무촛대, 빈촛대에 특이한 이어링 두 개를 얹어두고 아무리 바라봐도 흐믓하다.

샤방샤방하다. 작은 전구 두 개가 마치 파티를 하는 양 바라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도 한다.

요렇게 생각만 달리하면 뭐든 새로 태어나는 것을...

보석함에서 얼마나 갑갑한 시간을 보냈을까? 그래도 작품인데...

 

 

 

 

 은 늘 내가 가면 은근히 이 엄마의 손을 잡아 끄는 곳이 있다.

뭐든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즉 말하자면 DIY 공방이다.  아주 다양한 ....인테리어 장식이라든지

또는 다른 매장이지만  다양한 천들과 온갖 소품들이 손짓하는 홈패션? 공방?

이 두 곳을 딸은 엄마가 좋아할 곳이라며 안내하는데, 막상 엄마는 노상 열등감에 빠진다.

막상 별반 잘 하는 게 없기 때문이다.

 

 

딸이 가지고 있는 빈캔버스에 그리고 바구니에 그냥 닮겨있는 이 소재들을 이용

바느질 땀으로 고정시켜가며 액자를 만들었다.

떠나오면서 딸에게 뭔가 만들어 주고 싶었다.

 

 

덩쿨 줄기를 자연스럽게 펼치고 캔버스 뒤에서 바느질로 고정시켜주었다.

그 어떤 소재보다도 자연의 부산물은 참으로 멋지다.

내가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좋은 소재는 이미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촛대를 유난히 좋아하는 딸!

내가 가져간 한지와 함께 촛대위에  공처럼 만들어진 수수깡 같은 것을 반으로 잘라 엎어두었다.

그리고 보니 초를 꽂는 뾰족한 부분이 싫었던 게다.

예리공포증이 내게만 국한되지 않고 나아가서는 혹시나 모를 손자손녀들에게도 해악을 줄까봐서~~ ㅎ

둥그런 모자를 쓴 우스꽝스런 촛대!!

 

 

무슨 꽃잎인지?

아니면 꽃받침인지....?

큰 열매를 보호하던 감꼭지같은 받침인지?

지금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나란히 달린 부부같은 꽃 두송이!!

암튼 꽃다이 어여쁜이다.

에서

만들어진 열매같다.

세 개의 동글동글한 열매!!

사랑스럽다.

 

두런두런

어우러져 함께 잘 살아가는 이웃들 같다.

이 걸 만들고는 그 자리에서 어눌한 3류 큐레이터마냥 딸에게 이 뜻을 중얼중얼 전했다.

캬!  어언 6개월이 지나고

다시금 생각해봐도 꿈보다 해몽이다. 

이역만리 머나먼 땅에서 살아갈  외로운 내 딸을 향한 엄마의 기도문!!

늘 행복하여라~

딸아!

 

 

지난 여름 만들었던 것입니다.

블로그 조물조물만들기에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이 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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