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음식물 찌꺼지 처리장이랍니다.  음식 찌꺼기 덮으라고 매일 매일 한 두삽씩 나오는 낙엽과....

좋은 흙을 만들어 내는 공장인 셈이지요.

 

# 말없는 농사꾼

 

 어디 산속이냐고요?

아니요. 저희집 마당 한구석이예요. 이제 하다 하다못해 지렁이 자랑을 다 하냐구요? 글쎄요. 제 글을 가만 읽어 보시면 자랑할 만 하다는 걸 느끼실 수가 있을거예요.

비가오는군요. 비가 오니 축축해져서 더욱 더 지렁이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김치냉장고를 들이기 몇 해 전에 김치독을 파 묻었던 장소예요.

다른 김치라면 몰라도 동치미를 유독 좋아하는 저희 가족들을 위해서지요.

빈 독으로 몇 년 있다가 그 곳을 들어내고는 그 허방을 낙엽으로 채웠지요. 그러다가 급한대로 음식찌꺼기를 묻는 장소로 탈바꿈되었어요.

저희집이 약간 남서향으로 앉았어요, 여름 오후엔 좀 더웠어요. 자연을 좋아하는 전, 해를 가리느라 좁은 마당에도 얼마나 나무를 끌여들여 심었는지...

이젠 대 낮에도 불을 키고 살아야 할 정도가 되었어요.

대신 도심에서 무료로 달달한 공기를 실컷마시게는 되었지요. 참 그리고 숲이 있으니 아침마다 온갖새들이 와서 잠을 깨우는 것도 참 좋구요.

그러나 백조는 우아해보여도 물밑으로 수도 없는  물갈퀴질로 유유자적하게 떠 있다지요?

그러자니 낙엽은 또 얼마나 쏟아져 내리는지...여름에도 떨어지는 잎들로 장난이 아닌 거 있지요.

거기다가 부엽토가 생기니 나무는 더욱 더 자라나고 그 가지를 쳐주는 것 하며 쓰레기와의 전쟁이 따로 있는 게 아니예요.

마당에서 낙엽을 몇 번 태워보기도 했는데....기관지가 약한 제가 몹쓸 기침으로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물론 이웃에도 미안하고요.

얼마전에 땅을 파던 남편이 기겁을 했습니다.

 

ㅡ<왜그래요?>

-<지렁이가...지렁이가 있잖아~>

-<에고 난 또 머라구.....우리 땅에 지렁이 많은 거 이제 알아요?  혹시나 지렁이 다칠게비 놀래믄 또 몰라도..>

 

그 지렁이가 아주 멋진 텃밭을 선물해주었습니다.

한 번 보실래요?

ㅎㅎㅎㅎ 그 글은 2부나 가야 보시겠네요. 일단은....지렁이 이야기부터~~~

 

 

 

click~ 하면 크게 보여요. 숨은 그림찾기 한 번 해보세요. 담장위에 올려놓았던 새 밥그릇이예요.

비가와서 젖은 새밥그릇을 엎어 놓으니 지렁이들이 그 걸 다 먹느라 오그르르 모였다가 빛이 들어오니 이내 도망가 버리는군요. 

 

  지렁이 사진 찍기가 이리 어려운 줄 처음 알았네요. 이내 숨어버려요.

 

숨은 그림찾기를 해야 그나마 보이실거예요.

 지렁이가 먹고 뱉어논 분변이예요. 비가 와서 그래보이지 아니면 고스고슬한 영양가 많은 흙이예요.

 

실은 오래전에 영상다큐물을 보았는데요.

유럽의 농가였어요. 낙엽과 음식물 쓰레기등을 잘 섞어서 거름으로 활용하는 것을 보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헌 가구를 줏어와서 큰 나무상자로 만들었어요.

작년 가을부터 모아논 낙엽이 적당히 섞어가고 있었거든요.

그 낙엽을 담은 큰 비닐봉지를 보니 , 오래되어 거의 흙이 되도록 잘 썩은 것과 아직 낙엽인채로 있는 것 두 종류로 나눠지더군요.

빈 대형화분을 대충 모아보니 대여섯개...너무 박스 하나...이 걸 흙으로 다 채우자면...?

어디서 흙을 퍼오며....어떻게 날라야 할지.....아득했지요.

나무 박스가 저희집 텃밭이 되는 날입니다.  절반 넘게 낙엽을 부었지요.

그리고 잘 썩은은 부엽토를....가득 넣었더니....수북해서 넘칠려고 하더군요.  나머지 화분들도 그렇게 만들었어요.

몇 개의 화분에 있던 딱딱해진 흙으로 골고루 나눠서 맨위에 다 부어주고요.

을씨년스럽게 보이던 헌 가구, 나무박스  텃밭과 화분들이 봄비를 몇 번 맞히자 쑥쑥 갈앉더군요.

흙들이 자리잡아 가는거지요.  얼마나 흙이 잘 되었나 뒤적여 보다가 끼약~~~ 굵은 지렁이가 얼마나 많은지...

부지런 부지런히 낙엽을 분해시키고 있더군요. 말없는 농사꾼 맞아요. 지렁이는 더럽지 않아요,

 

고추모종 10개 청양고추 2개 피망 2개 상추10개 치커리 3개 호박 1개 가지 3개가 올해 지을 농사예요.

저 철들었어요.

어머님 살아생전에 꽃낭구는 뭐하러 키우냐...호박 항개라도 따먹어야지 하심써 마당에 호박을 심으실 때만해도 주둥이 만발이나 삐죽 내밀었는데

이제 어머님 가시고 나니 뒤늦게사 어머님 닮습니다. 진즉에 이랬더면 울 엄니 마음 편히 가셨을텐데...

 

 

하늘이 안보이게끔 이러고 사니...무슨 고추모종 하난들 제대로 자라겠어요.

그나마 빛이 좀 들어오는 입구엔 다들 자리잡고 앉은 임자들이 버티고 있으니...풀 한포기 날 장소가 없어요.

비록 시멘트 뒷마당이지만  올해는 그 곳에다가 텃밭이라는 걸 만들어 보았어요.  

지렁이와 텃밭이 MOU(양해각서) 체결을 한거지요.

저 야무지죠? 이렇게 빗물도 받아서 ....우리집 꼴시런 텃밭 농작물에 물도 준답니다.

빗물이라 더 쑤욱쑥 잘 자라는 것 같아요.

개구리밥(부평초) 도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 철없는 소녀처럼 기르고 있는 저가

이젠 진정으로 텃밭가꾸는 야물딱진 (할)줌마로 변신했답니다.

이게 다 지렁이 탓이예요.

누구는 흙을 차로 실어 날랐다는데....글쎄 전 작년 가을부터 모아논 낙엽이 이렇게

옥토로 변했다니까요.

 

ⓩ 부 기대해주세요.

 

 지금 어딘가 한켠에선 억쎈가지와 낙엽들이 흙이 될 날을 숨어서 기다리기도....

 

 제 지렁이 사랑은 더 오래되었나 봐요.

어머니는 빈 텃밭에도 뜨거운 물을 붓지 말라 하셨거든요,

 

글/그림/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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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ㅎ~ 농진청에서 가져온 로즈마리

키가 좀 자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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