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여행중에 우연히 들러본 청풍공소

 

 

  청풍문화재단지를 구경하다가 폐장시간이 (오후6시) 촉박하여 채 20분도 못보고 쫓겨나서는

청풍호주변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청풍나루에도 가봐서 배가 몇시에 뜨며 삯은 얼만지도 알아보려했으나

그도 문이 닫겼다. 일지매 세트장도 지나고 ....오른쪽 멀리~ 두둥실 떠있는 에드버룬이 반갑게 보인다.

타관에서 온  청맹과니 관광객에겐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준다.

벚꽃축제라고 찾아왔는데 벚꽃은 아직이고 축제 분위기도 나지 않았는데...아! 저기가 바로 축제장인가 보다

반가히 달려갔건만 ...썰렁하다.

어떤 이는 15일 부터라 하고 여기 에드버룬에는 4월 8일로 되어있다.

내가 인터넷 검색을 잘못한 건 아닌 게 분명한데....산고수려한 청풍명월의 청풍호를 끼고 있는 제천은 날씨가 

좀 차다. 서울여의도 벚꽃은 활짝이라는데, 남쪽으로 되레 내려온 셈이다. 

벚꽃이 활짝 핀다면 에드버룬 아래 동네는 그야말로 꽃동네가 될 조짐이다.

청풍호반을 끼고 벚꽃길은 또 어떻고....우리 다녀오고 사나흘 뒤인 주말에 이내 무심한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서울에서 남제천 IC까지 2시간 걸리는데, 청풍호 가는길은 3시간이나 걸렸다는  후문을 접해본다. 허허!! 참~~

 

 

 

그러나 벚꽃구경만 꽃구경이랴~

벚꽃놀이 마당을 돌자...수석전시관이 나오고 (이미 폐문) 아름다운 성당이 눈에 들어 왔다. 역시나 제일 아름다운 공소라는 곳이란다.

성당은 없고 공소래서 그래서 신부님 강론도 없고 영성체도 못하지만 수녀님들의 손길로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가졌다.

특히 환한 목련나무!! .....그 그늘 아래서...노래를 부르고 싶어지는 이 음치는 ...꽃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평소 잘 안찍는 사진까지 찍어 보았다.

 

수녀님 말씀이<내년에는 전화해서 봉오리폈을 때 와 보세요! 정말 예뻐요!!>

작은 계단을 올라서기도 전,  훅-끼치는 향기.....뭘까?

계단 끝에서 마주 바라보이는 하얀 목련나무를 보고 일순 훅-숨을 멈췄다.

이렇게 아름다운 목련나무를 본 적이 있었던가?

 

4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 詩 / 김순애 曲

 

 

여행객들의 걱정거리는 끼니때가 되면  어디에 어느 맛집을 찾아가서 뭘 먹어야 제대로 만족을 할까? 가 관건이다.

우리도 어디가서 뭘 먹을까? 고민중에 성당 한 켠에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게 아닌가?

이왕지사 아름다운 청풍공소 꽃마당에서 꽃놀이겸 이 아니 좋은가?  공소에는 꽃 축제 겸사겸사 바자회 중이었다.

공소 증축기금에도 일조를 하려  나그네는 보신탕과 올갱이탕을 시켰다.

성도들이 직접 나가서 캐 어 온 뿌리가 자잘한 냉이무침과 지난 해 말려 둔 고춧잎과 함께 버무린 무말랭이김치와 신선하고 아삭아삭한 무 깍두기!

탕이 나오도록 자꾸만 집어 먹다가 세 번이나 주방에 가서 리필해왔다. 시골밥상이다.

이 테이블 손님에게 줄 음식을 저 테이블로 우왕좌왕 하시긴 했지만 그 게 아마튜어 답고....더 정감이 가는 꽃잔치 마당의 음식답다.

참말로 맛나다.....

이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수녀님과 성도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여행지의 저녁만찬이 예비되어 있을 줄이야...

까마득히 모르고 걱정만 해댔으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부른 배를 안고 일어나니 어느새 해는 까무룩 져버렸다.

공소앞마당의 목련나무는 또 다른 얼굴을 하고 서있다. 공소에서 바로 바라다 보이는 벚꽃축제 야시장터엔  

비록 꽃은 덜 피었지만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밤 벚꽃은 하나 둘 팝콘처럼 터지고 있었다.  내일은 제법 꽃송이가 터지겠다. 

 

 

음 3월 보름밤이면 밤벚꽃이 야하겠다. (이번 주말 4월17일)

그래....청풍호의 벚꽃은 음력 3월 보름밤이

진정 청풍명월 답겠구나!!

 

보름달이 되려 몸피를 키우는 상현달이나

꽃을 피우려 안간힘을 쓰는 벚꽃 망울이나

다들 이 밤에도 사력을 다해 달리고 있었다.

쑥-쑥-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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