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현리,
지인의 별장에서 하루를 묵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온통 소양강에서 피어오른 물안개로 자욱했다.
그 안개 사이를 뚫고 '낭중지추'처럼 솟아난 햇살...한 줄 빛!
햇살이 그냥 넉넉할 때의 만족보다 귀할 때의 한 줄 빛이 더 감동적임을 깨닫는다.
이 집은 사면 팔방 어디에고 창틀이 바로 그림을 건 프레임이 된다.
1층 개인소유의 박물관과 소양강의 분위기와 잘 연결된 풍치다.
겨울 아침 해가 좀 높이 돋자 물 안개는 어느정도 걷히는 듯 했다.
심할 때는 낮동안도 내내 물안개에 쌓여있는 날이 있다고 했다.
아침을 먹고는 됨직도 않은 작은 디카를 들고
얼른 옷을 챙겨입고 500평도 더 됨직한 정원으로 내려섰다.
테라스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담아 건 프레임 같다.
그랬다.
일출이 일몰로 보이는 건...늙어감이 애틋했기 때문이다.
프레임 속의 그림은 아직 맥박이 살아 여전 뛰고 있었다.
물안개 핀 아침
프레임을 밀어내고
그림 속으로 나 들어가리
첨벙첨벙....
사랑이여,
인생이여,
젊음이여,
덧없음이여,
소리없이 흐르는
도도한 침묵의 강물이여,
살얼음 낀 겨울강의 안개
강물 水神이 입김 따뜻하게 불어
잣아 올리는 노곤함이여,
행복한 착시여,
죽음의 설원에서
쫓을 수 없는 졸음같은..
춘천쪽으로는 볼거리가 많다 가평쪽으로 가자면 메타쉐카이어 숲길이 아름다운 남이섬,
춘천 소양댐(이 곳은 물을 방류하는 날 찾으면 장관이라는데...)아직 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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