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곡은 Sissel의 summer snow입니다.



 
"분꽃 이야기 2 "


아버진
자주 방파제에
나가셔서
긴- 장대로
고기를 낚으셨다

나는 늘 신이났다
엄마가 만들어 주시는
간식배달이 그랬고

그러다가
파도에 멀미도나고...
지루해지면
엄마가 보고싶어 집으로 내달았다.

좀있다가
또 아부지가....
잡힌 물고기가
궁금해지면
방파제로 다시 내달았다.

"어허...자빠질라
천천히 오너라....."

언제나
아부지 고기 망태기 속에는
길죽하고 노르스름한
꼬시래기가 몇 마리,
내동무가 되어주었다.

해 저물녘까지
오실 생각않는 아버지께
어서 오시라는
엄마 말씀
전갈하러 가면서

막 피기시작한 분꽃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기어히 따서는
귓구멍에 쑤셔넣곤
꽃귀걸이 달아날까 무서워
각시 걸음을 걸었다.

" 아..부..ㅈㅣ~..."
"오...냐......."
" 철썩---처얼썩"
아부지 목소리가 파도소리에 쓸리는
어스름 바닷가

한 장의
흑백 스틸(Still) 사진으로
아로 새겨진 유년의 기억.


書/畵/李 窈窕 PHOTO/牧野"




'가납사니 > 사람들·舊,미루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 꾸는 겨울 산  (0) 2002.01.06
우주의 근본  (0) 2002.01.04
하나님과 나눈 대화  (0) 2002.01.01
송년 5 / 송구영신  (0) 2001.12.31
송년 4 / *가는 辛巳年을 애도하며~  (0) 2001.12.3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