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스산해진 날씨에 가을이 못내 아쉬웠음일까?
생각없이 훌쩍 떠났다. (밀양>
밀양은 감도 많고 대추도 많은 고장이다.
신시가지가 영화의 거리가 되었다. 지나치며 얼핏보니 <송강호의 거리>란 팻말이 보인다.
아직은 가을이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해서
아직은 감이 그대로 있을줄 알았는데,
까치감만 몇 개 대롱거렸다.
감을 따낸 게 아니라 그저 숱하게 떨어져 다시 흙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었다.
익다못해 뚝뚝- 떨어져버린 감들,
단맛을 아는 벌레들이 꾀이다가 곧 자연으로 되돌아가겠지~
장대를 들고 임자없는 감나무에 도전장을 냈다.
툭-부러져 내린 감나무
이래서 감나무엔 오르지 말라고 했나보다.
감나무는 가지가 꽤나 굵어도 맥없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보기보다 장대 다루기가 꽤나 힘이 든다.
긴 장대를 겨냥하자니 팔이 후둘거린다.
1번 주자... 감을 따보지만 어렵다.
큰 개울자리 뚝방에서서 감을 따자니 행여 아래로 떨어질까 어지럽고
따질 듯...될 듯,말 듯,
결국은 안반만 나무라고 물러났다.
2번 주자!
된 듯 했으나 역시 헛 손질~
3번 주자까지 나섰건만,
따는 듯 싶다가도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치니
감은 비명을 지르며 아스라지고 만다.
감을 따는 게 아니라,
떠나가는 가을을 따 두려는 몸짓이다.
겨우 하나 땄다.
따냈다.
도시사람들에게 감도 그 자리를 선선히 내어놓으려 들지 않는다.
떨어져 부서지는 감!
바구니에 아직은 떫어서 아무도 손대지 않는
감 하나 겨우 담겼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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