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영월을 돌아돌아  강을 옆구리에 끼고가며 어디론가 구불구불 자꾸만 지나고 있었다.

아직  쫄따구(문인화반)인 나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꼬박꼬박 졸다가 깨다가 하면서 실려가고 있었다.

휙 지나치는 이정푠지 안내판이었는지 선암마을, 한반도지형을 읽었다.

얼른 버스 앞쪽으로 나아가 그 곳이 가까운 모양이니 구경 하고  가면 어떻겠냐고  어렵게 여쭸더니.....

어르신들(?) 다들  좋아라 하신다.

안내판을 보고도 한 2~30분은 너끈히 달렸나보다.

버스가 산길로 접어들자  3km남았다는 안내표지판에 내심 좋은 풍광을 보고 간다는 마음이 흐믓하게 차올랐다.

그럴 줄 알았으면....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선돌도 보고 오자고 해볼껄!!

 

 

 

버스에 내려서 산세를 둘러봐도 한반도지형 부근일거라는 어림짐작의 풍광이 느껴진다.

600m를 산길로 더 걸어 들어가야 한단다. 딱 걷기좋은 거리다.

들어갈 때는 얼른 봐야겠다는 일념에 걸음을 바삐 옮겼는데 나오는 길에는 깊 섶의 야생화라든가....

호젓한 듯 정겨운 고불고불한 산길이 그제사 눈에 들어 온다.

 

 

하이고 참!!

한반도지형을 본 느낌은 왜 건너뛸꼬!!

서해안은 갯벌처럼 질펀한 모래톱으로, 오른쪽은 수심깊은 동해안처럼  백두대간의 등허리로 영락없이 닮았구나!!

한겨울 얼음으로 꽁꽁 언-강을 바라보고 싶다. 한겨울에 다시 오고싶다.

 우측으로는 기름진 고랑밭과 보기만해도 아늑한 마을,

좌측으로는 흰 수피의 자작나무 연둣빛으로 물들어가고....다들 제주도가 없다고들 말하지만,

아니다. 서남쪽 툭 불거진 암벽 바위는 내눈에 우도 절벽을 닮아보였다. 동굴로 숭-숭 구멍뚫린 우도처럼 그렇게 흡사하였다.

 

 

 

 

 

 

 

 

 

이 모롱이를 돌아가면 아랫사진처럼 먼-데 주차시켜논 차들이 보인다.

따로 주차장은 없고 길가에 일렬로 세워두면 된다.

 

 

 

 하차해서 내려다보니....역시!!뭔가 다르다.

 언덕을 오르면서 강은 더욱 모습을 드러내고...

 오르는 길도에 이름이 '한반도매점'인  사립짝도 지나고.....

드디어 다왔나보다.

 소나무(금강송) 한 그루가 기가차게 관리인처럼(?) 버티고 섰다.

 

 실제로 만나본 풍경에 사람들은 감탄하고,.,,,,한반도 맞다.

 

내가 ,제주도 <우도>를 닮았다고 우기는 암벽의 혈(穴)들...축소판 맞다.

 

 기름진 고랑밭과 보기만해도 아늑한 선암마을

 

 

 

 

되돌아 내려오는 길에 그제사 길섶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월군에서 야생화를 많이 심어주었으면 ....아니 있는 것이라도 보호해주었으면 바램을 가져본다.

 

 주묵에 붙은 버섯/혀버섯

 

 참나무 새싹?

 

오래토록 머리에 잔상이 남을 것 같은 아름다운 우리나라 지형이다.

 10~20분(아무리 느려도) 이면 충분한 거리....벌써 다 내려왔다.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더 즐겨찾는 이 곳~ 

 

주차장에서 내려다 본 첩첩 산그림자.

 

 -중략-

산첩첩 물겹겹 아름답다 내 나라여~~

자유와 정의와 사랑위에 오래거라. 내 역사여
가슴에 손얹고 비는 말씀이 겨레 잘살게 하옵소서.

 

 

노산 이은상님의 <푸른민족>의 싯귀가 입술에 나비처럼 내려앉았다.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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