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비 탓에 스케치는 커녕 달리는 버스에서 스치는 풍경들을 렌즈에 담을 수 밖에 없었다.
얼른 시상이 떠 올라 단 한 줄 메모한 것을 이제서야 보았다.
고향에 내싸두듯 버려진 그 곳에
내 늙은 어머니처럼 낮게 엎디어 기다리는 허물어져가는 빈-집,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sketch
두메산골 빈집을 구하는 친구가 있었다.
어디서 어디가 잘 못 됐는지 모르겠다며 외딴마을 빈집이 되고 싶다는(이해인수녀님 시집?)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를 떠 올리며 렌즈에 열심히 빈집을 담았다.
친구는 인생의 스케치를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리려나보다.
번잡한 도시를 훌쩍 벗어난 곳에서 홀로 그 작업을 시작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
아니, 어쩌면 나도 마음속으로는 갈구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단지 지우려는 스케치가 아니라.... 그로키된 위에다 마무리로 고운 채색을 하고 싶어서다.
시골지향형인 나, 그러니 돈하고는 인연이 멀-수밖에
저 집 같으면 좋겠네....위치는 카메라 정보를 보면 시각을 알고 있으니....버스 행적을 안다면 어디쯤인지 기록이나 마찬가지다.
현실이 안된다면....
그림에서나마 쓰러져가는 헌집을 그런대로 보수하고 꽃나무를 심고....화단을 꾸미고 고랑 이쁜 채마밭도 가꾸고....
그렇게나마 대리만족을 하며 살으리라고....
기찻길도 건느고....
담배저장창고
사진이 여러장인 것은 혹, 스케치에 도움이 될까싶어...
흙이.....걍 황토가 아니라 붉디붉다.
赤土 라 불러도??
구절양장인 산길을 돌아돌아...
화선지대신 캔버스에 화선지와 호분을 갈아붙여
마치 건축물 본-타일처럼 만들어
거기다가 동강의 설경을 그린 화가, 묵산 임싱빈씨의 화실을 찾았다.
들어가는 다리위에서 맑은 물을 찍다.
찻집도 있고....
어린이들이 오면 체험할 수 있는 공방도 마련
청령포를 그린 그의 그림
전시실...습도와 자연 채광을 위해 가운데다 만든 듯,
그의 그림은 서양화와 한국화를 접목한 듯.....
강돌의 특색이.....유난히 강돌을 좋아하는 나는 찰칵!!
이 건물에는 뭐가 있을까?
엿보았더니.. 이랬다. 다기...
늦게나온 사람들은 어린이 미술관도 들러보고
다기도 구입하고...
풍광좋은 곳에 자리잡은 집터가 부럽다.
김삿갓 전시실 못미처 위치
그의 그림중 제일 마음에 드는 섶다리 그림이다.
호분을 발라 설경을 그림 그림이 눈의 실체를 닮아
무게감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호분을 어떻게 캔버스에 바르냐니...무수한 실패를 거듭했던 일이고
화가 자신의 고유한 화법이라 언급할 수가 없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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