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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 나가면 좋은 만남이 기다린다. 

 

 

인도에서 온 첸나이 마담 "디오'님(블로거) 실체도 만나보고 

 

 

 귀천에 가서 차도 마시고,

함께 밥도 먹고,

처음보지만 우리는 백년지기 같다.

글면식도 무시못할 앎이다.

글은 영혼이다.

영혼을 주고 받았으니 우리는 "솔메이트"

그러니 처음 만나도 이렇게 마음이 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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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먼저 알고 제 블로그에도 왔다며

내 손님이라 띵깡부리는 바람에

인도 보다 자기가 더 더 멀다고-

(18개월만에 얼굴본다고)투정부리는 '사랑이'님도 만나고

우리는 선물도 교환한다.

감기로 다리가 후들거리고 목소리는 저음과 탁음의 연속이지만 길을 나섰다.

인도에서 온 허브제품과 파우치

독일에서 온 쌍둥이 칼

중국에서 온 테이블 크로스

우연인지

모두들 세 사람의 궤적같은 선물들이 되버렸다.

(나야 인사동에서 급조한 것이지만)

ㅎ~  

 

길을 스치며 사진을 찍는다.

<뭐할라구?언니 거꾸로 된 그림인데...> 

 <좌우대칭으로 돌리면 되야~ 컷이 예뻐서....자세히 볼라구>

집에 와서 보니 컷보다 글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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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을 찾아가는 길이다.(인사동 후미진 뒷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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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종류의 목침이 화려하다.

인사동은 예술이다. 식당도 박물관이다.

인두 깔판 하나에도 자수를 놓아 씌워서 벽에다 걸어두는 아름다움!

우리 선조들의 멋스러움을

눈으로 포식한다.

 

인사동에 가면

마음이 배 부르고 눈이 배 부르고

영혼이 실컷 포식하는 좋은 만남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좋은 만남

뭐 좋은 볼거리가 없을까하다가

孔 화랑에서 흙으로 빚은 전시회가 있다기에

그것도 기독교적인 작품이라기에 찾아갔더니 간발의 차이로

막 타일화 전시회가 준비중이었다.

서운했다.

 

여기저기 가게에 들어가서 눈 호사 실컷 부리고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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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돌아 오는 길에

노화랑 앞에서 발이 멈췄다.

'이수동'화백

실제 그림으로는 처음 만나지는....

이미 한참 내려갔을 저들을 도로 불러 세울까 하다가 참았다.

 

인사동 나들이 길이...

조금 서운하다 했는데,

 

 

 

 

그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른다.

화가에 대해서 잘 알 필요가 있을까? 그냥 그림을 보고 공감을 느끼면 좋은 게 아닌가?

그의 그림은 자작나무, 양귀비꽃, 눈,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녹아있었다.

겨울밤 자작나무가 너무 추워서 천사가 흰 옷을 벗어주었다는 그래서 수피가 희다는 그런 동화같은 이야기가 녹아있었다.

그의 그림앞에 서면 맑은 동시가 생각난다. 하얗게 쌓인 눈 아래로  내가  돌돌돌- 소리내며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누구든지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서 詩를 저절로 읊게되는 그림이다.

이 그림앞에 서면 거대한 우주공간 그 속의 자연앞에 한낱 꼬물대는 달팽이 같은 존재처럼 여겨진다.

그 속에서 서로 잘 났다고 뽐내고 다툼이 부끄러워진다.

그저 한없이 베풀며 서로 안아주며 사랑으로 살다가 갈 일이다.  인생이란....

 

 

내가 제일 오래 머문 그림이다.

폭설이 내린 설원을 홀로 가는 사람 발자국이 아니라....파란 강이 생겨나듯한 그림!

전혀 힘들거나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자연이 다 함께 동무해주고 있는 듯하다.

사람도 길도 눈도 모두 자연의 일부로 그 자연에다가 한 획을 그어 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詩 그 자체다. (내 생각에는)

 

 

이층 계단을 올라가는데  이 그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그림 앞에서는 흠칫했다.

멀리서 보고는 예수님인 줄 알았다. 제목<회한>을 보고는....그리고 길을 떠나는 작은 여인의 실루엣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의 회한에, 그 표현에 가슴이 먹먹했다.

회한을 어쩜 이렇게 짧게 맑게 표현 할 수가 있는지....

사랑하는 사람이 저세상으로 떠나든.....나를 떠나든.... 하늘에 떠있는  연한 핑크빛 구름이 한 방향이 아니라 이리저리로 흩어지는 느낌의  모양!

뭉크의 '절규'도 생각났다.

인사동 길거리의 거꾸로 된 그림을 좌우대칭으로 바로 만들 듯.... 뭉크의 그림을 뒤돌려 놓은 듯한 느낌이다.

고통, 절규의 함성도 귀에 환청으로 들려오는 듯 짜안-했다.

공감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 점이  언어를 초월한  그로벌 예술이 아니던가?

 

 

Green,Red,Orang, Blue,White,를 주조로한 그의 그림에서 이 겨울 따듯한 동화를 읽는 것 같다.

 

 

설원 한 줄의 길을 처음 접한 감동이...

중복되는 그림에서는 조금 덜했다. 자작나무, 양귀비, 눈, 그 것 말고 그의 감성을 더 폭넓게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화가여! 안주하지 말지어다.

 

 

이웃 아저씨, 삼촌같은  정감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는 그의 그림

 

 

 

 

인사동에 가면 화랑가에서 이런 기분좋은 그림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어두운 세상의 등불같은 그림으로 밝혀주시기를...

 

 

글:이요조/노화랑에서

 

 

*'이수동'화백님은 전시물을 사진으로 담아도 좋다고 허락하셨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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