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콩을 쑤었다.
지각생 메주인 셈이다.
이번 간장은 정월(음) 간장은 안되겠다.
메주를 만들어 잘 띄운지 100일이 지나야 간장을 담는데
청장(집간장)은 정월장이 좋다.
과학적인 근거로도
정월장은 날씨가 추우므로 소금도 가장 적게들고
잡균도 번식하지 않을 때이니 변질이 적기 때문이다.
2월 3월 간장을 담는데....다달이 지날 때마다 염도는 조금씩 높아진다.
염도도 낮고 제일 맛있는 간장을 얻으려고
시월(음)이면 타작한 햇콩으로 부지런히 메주를 만들었다.
간장을 직접 담은지는 꽤 오래되었다.
그러나 내 손으로 직접 메주를 만들어 본 것은 올 해가 처음이다.
25년 전에 시장에서 메주를 구입 간장맛은
젬병이었고 메주속은 식용유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속에다 넣어 뭉친 메주였던 것이다.
그랬으니 무슨 맛이 우러날까?
직접 만들어서 해보려고 궁리를 냈다.
메주콩을 16kg을 구입했다.
여름이면 가족즐이 즐겨먹는 콩국수, 그리고 두부도 만들어 보고싶었다.
산지에서 구입 60,000원에 샀다.
어느솥에서 어떻게 삶아내야 잘 될 것인지 그 문제가 관건이었다.
압력솥에 삶기로 했다.
그러자면 콩을 한껏 잘 불려 두어야만한다.
콩 10kg을 씻어서 하룻밤을 불렸다.
쪼글쪼글한 주름하나없이 콩이 퉁퉁 불었다.
tip/압력솥에 그릇을 하나 뒤집어 넣어주면 콩도 타지않고 콩물도 넘치지 않는다.
물에 충분히 불은 콩이므로 더 이상 삶아도 불지 않았다.
물은 두 대접 가량 부었으나 그 양 그대로 있었다.
뚜껑닫고 20분 후면 추가 돌았다.
추가 놀망놀망 돌기시작하면 약불로 20분을 더 삶다가 불을 끄고 20분간 뜸을 들인다.
김이 완전히 빠지기 까지는 30분이 걸렸다.
한시간이면 콩 2.5KG(마른콩무게)을 삶아낼 수 있었다.(불은콩 1/4)
뚜껑을 열었더니 콩은 처음 넣었을 때 양 그대로다.
손으로 눌렀더니....이내 물크러진다.
눈만 홀겨도 뭉개지겠다.
열을 급히 가열하게 되면 콩물도 넘쳐날 뿐더러
콩깍지가 구멍을 막을 수 있다.
콩을 이렇게 가득 넣어도 암시랑도 않다.
추가 돌면 간혹 추사이로 물이 부그르르 올라오면 불을 꺼두었다.
1회차 때(모르고 중불로 이용했더니).....2회부터는 선수가 다 됐다.
짚을 마른걸레로 잘 닦아 두었다.
짚에 이삭도 그대로 달려있다. ㅎ`
너무 쉽다. 10kg의 콩을 삶는데....4시간 걸렸다.
실제 쎈불에서 모두 80분, 약불에서 80분인 셈이다.
시간대로 4회차나 끓여도 속뚜껑엔 콩각지 하나 들러붙지 않았다.
얌전하게 콩 위에 오르르 모여있는 콩깍지들(덜어내면 된다)
1화차 때 불조절을 몰라 약간 넘친 콩물의 흔적,
삶은 콩을 소쿠리에 받쳐서 물기를 뺀다.
너른 그릇에 담아놓고
도깨비 방망이로 쉬엄 쉬엄 5분만 빻는다. (총 4회)
다 빻아진 콩
메주틀 대신 사각 플라스틱 통으로,
부직포 주머니를 깔고 빻은 콩을 넣고는
눌러준다.
엎어놓고 ....
메주완성
별로 두껍게 만들지 않았다.
곰팡이가 잘 앉도록 하루에 한 번씩 2주동안 뒤집어준다.
그랬던 메주가
나흘만 누웠다가 일어나다.
메주 말리기가 그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진작에 메주를 쑤었더라면 가을볕에 잘 말렸을텐데...
메주는 늦었고 날씨는 흐리고 강추위 속에 주택의 바깥마루에서는 얼기만 할 것 같고
거실에서 선풍기를 틀다가 온열기로 말리다가
뒤집다가 어떤 것은 부스러질려고도 한다.
아! 뭐든 다 때가 있는 법인 것을....
메주를 스타킹에 넣어보았다.
꽤 괜찮은 방법이다.
메주와 스타킹과 책들의 만남
잘 마르고 있다.
어느정도 딱딱하게 속과 겉이 말랐다 싶으면
박스에 짚깔고 메주깔고 켜켜로 넣어서
곰팡이가 잘 피게
본격적인 메주를 띄우기에 들어갈 것이다.
스타킹에 넣기 tip
발바닥과 고무밴드 부분은 잘라내고 넣는다.
잘라낸 팬티스타킹 고무밴드는 큰 장독에
허벅지 밴드는 작은 항아리 고무줄로 이용
너무 좋더라!
박스에 넣어서 말리는 사진(이 자리에) 보충 할 것임
.
.
.
1월23일 (내실에 들여두자니 냄새가 날 것 같고 바깥 마루에 내 두었다. (건조한 메주를 박스포장 1월13일 내놈)
박스에 짚을 두고 사이사이 넣어 두었다. 곰팡이가 피기 시작하더니 강추위에 곰팡이는 더 피지 않는다.
1월13일 박스에짚을 깔고 사이사이 넣어둔 메주가
바깥마루에(거의 실외 온도 영하는 아닙지만) 두었더니 2월 20일 보니 너무 잘 떴다.
너무 잘 뜨면 간장 빛깔만 짙어져서 진간장처럼 새카매지므로
국색깔이 곱지 않다. 띄우는 걸 정지해야했다.
일단 말렸다.
늦게 만든 메주인데도 잘 떴다. 정월장으로 지금 담아도 되겠지만
바쁜일 조금 마무리하고 천상 늦장을 담아야겠다.
2부는 간장 담그기로
글:사진/이요조
.
.
.
.
3월 19일
기온이 부쩍 올라갔다.
한 일주일 심한 감기로 중병처럼 앓고났다.
<간장을 담아야지><담아야지..>
어제저녁만해도 중얼거리기만 하였다.
소금물은 어제밤 타 놓았어야 하는데...
오늘 오후3시경에 메주를 바로 씻어넣고 소금물을 부었다.
아직 회복이 덜 되어 진땀이 흐른다.
계량은 나중에 해야겠다.
빨간들통 물1.5
분홍반바가지 소금 7개
(계량은 정신나면 다시 정확성있게 올릴것임)
'요리편지 > 간장,된장,고추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날을 잡아 간장을 담다. (0) | 2008.03.24 |
---|---|
약선 고추장 담기 (0) | 2008.01.03 |
된장소스로 만든 멋진 맛! (0) | 2007.09.07 |
멸치젓갈과 첫 상추따다. (0) | 2007.05.12 |
맛없는 된장, 간장은 이렇게 하라! (0) | 2007.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