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야기

 


      콩을 불리며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수돗물을 덜 잠갔을까?
      주방에도 가보고 욕실도 가보고
      아무 이상이 없다.


      똑! 똑!
      그런데 또 들린다.
      이상타! 별일이다.
      어디서 나는지 모를
      자꾸만 물 떨어지는 이 소리?


      집안을 한 바퀴 돌며 살피는데
      이런!! 이런!!
      콩을 씻어서 불리려고
      물을 부어둔 대야에서
      콩이 물을 마시는 소리~


      꼴깍, 꼴깍 소리가 아닌
      똑! 똑!
      물 마신 콩이 몸 불리는 소리!
      메주를 쑤려고 콩을 씻어서
      물을 붓고 돌아 앉아 쉬려는데,


      똑! 똑!
      나를 부르는 소리~
      태어나서 제 소임을 다하게끔
      제게 임무를 부여하시는군요.
      "열심을 다할게요!  고맙습니다."

       

      배불리 실컷 먹고는 그 소리는 끝났다.

      이요조
      
      

       

        

       

       

       

       *검은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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