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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랑쿠시/-KISS~



*궤적*


고운 님 품안에 처음 안기던 날

이를 어쩌랴, 가슴은 마구 둥당거리고,

나는야 열 예닐곱의 계집애가 되었음을.........


꽃 물 입술을 부끄러이 허락한

비밀을 간직한 한 가시내였음을.........

희디 흰 아카시아꽃 눈 부시지 않았어도,


어쩌랴, 미풍에 분통같은 향내가

스치고 지나갈 제......감았던 눈시울 위

파르르~ 꽃이파리로 떨어지던 이슬, 이슬.......



詩調/이 요조





초기 모더니즘 조각가들 가운데 신석기 시대의
영적인 힘을 작품 속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한 대표적인 작가로서
누구보다도 콘스탄틴 브랑쿠시를 꼽을 수 있다.

브랑쿠시/(1876-1957)는
20세기초 프랑스에서 가장 위대한 조각가중 한사람으로
루마니아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904년 파리 국립 미술 학교에서
조각가 /메르시메/ 밑에서 공부한 후
국립미술협회전과 가을 미술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주목을 받았다.

브랑쿠시의 조각은 어떤면에서는 고립되어있고
어떤면에서는 보편적이었으며
실제로 형상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채
몇가지 테마로 작업된 것들 이다.
브랑쿠시는 <잠자는 뮤즈>의 테마에 대해 20여년 동안 여려 변형물을 제작하게 된다.
이후의 <잠자는 뮤즈>의 변형물에서 머리는 달걀모양으로 변모하고
민첩하면서도 섬세하게 깍아낸 형상이 인상적이다.
미세한 조절이 가해져 각기 독특한 작품이 된다.


Sleeping Muse, 1909-10, marble

이리하여 그는 추상과 단순화에 철저했던 전위조각가로 불리우고 있다.


* Sleeping *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아트 홀*url
http://federation.hihome.com/hall-brancusi.htm



*브랑쿠시의 무덤*




아래에 생뚱스럽게 따라 붙은 정한모님의 글은
브랑쿠시의 '키쓰"를 보고는 언뜻 떠 올렸던 글이다.
브랑크시에 대해 좀 더 첨글을 하고 나니 더 이상해져 버렸으나,
그리고 님의 글과 브랑쿠시의 조각과 함께...
나의 시조도 떠 올랐던 것이다.

서운한 일은 부랑쿠시의 '키쓰'의 비교적 섬세한..
내 감흥을 자아내던 image를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대충 작은 이미지를 가져와 확대해 보았으나......
제대로...느낌이 나지 않는군요.


이요조.







아름다운 부끄러움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서는
너는 네 눈을 감고
나는 내 눈을 감으면 된다.

아름다운 부끄러움은
차라리 목숨과도 같은 것

구름의 생리로 부푸는 젖가슴과
허벅다리의 야무진 힘과
뜨겁게 젖어 물결 치는 입술과

토실하게 잘 익은
이 과실의 변두리를
어둠이 핥는다

나눌 수 없는 하나의 여백 속에 묻혀서
나눌 수 없는 미각의 샘을 한 입 하여 마시면서
너의 맹목은 오히려 슬기롭고
나의 굴욕조차도 흐뭇한 종일뿐

산의 무게 아래 실눈을 감고
바다의 움직임에 흔들리는 배가 되고
아름다운 기슭의 굴곡을 더듬으며
둘이서 찾아내는 마음의 섬

어둠이 씻어주는 이 순수한 공간에 누워
손끝이나 장심(掌心)에서
뜨겁게 살아나는 생명의 줄기에는
꽃이 열리고
너는 내 팔을
나는 네 가슴을 갖는다

비슷비슷한 모든 나로부터
나를 찾아
비슷비슷한 모든 너로부터
너를 찾아내어
우리는 이제
이슬진 알 알 소담히 열린
우리의 석류송이를
하나로 차지한다

장미나 라일락의 꽃 내음 속을
긴 돌담을 끼고 혼자서 돌아가며
어서 어른이 되고 싶었던
욕망의 날에서부터

버들가지 물올라 맴도는
봄을 지나
꽃씨 하늘로 터지는
가을과
즐겁고 괴로웠던
젊은 날의 모든 꽃잎을 지나서

이제
더 호화로울 수 없는 사치와
또한 적막과
완전한 망각의 심연에
꽂히는
이 전율의 화살

이것은
부끄러움일 수 없다

아름다운 부끄러움은
어둠 속에 열리는 까만 눈동자 같은 것

나도 믿을 수 없는 억센 힘과
너조차 헤아릴 수 없는 너의
사랑스러움으로 환히 열리는
까만 동자 안에
우리의 밤을 빨아들이기 위하여
너는 네 눈을
나는 내 눈을 감자꾸나.

---정 한 모----

정한모(鄭漢模) /일모(一茅)

1923년 충청남도 부여 출생
1955년 서울대학교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45년 『백맥』에 <귀향시편>을 발표하여 등단
1972년 제4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1973년 『현대시론』 발간
1983년 시선집 『나비의 여행』 발간
서울대 교수와 문예진흥원 원장, 문화공보부장관 역임
1991년 사망

그의 작품세계는 다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휴머니즘의 옹호와 생명의 탐구라는 일관된
사상적 지향을 보여주었다. 그의 휴머니즘은 주로 '아가'의 이미지를 통해서 형상화된다.
그의 시에서 '아가'는 항상 '밤'과 '전쟁'의 이미지로 형상화되는 비인간적 상황 속에 던져져 있다.
'아가’는 약육강식의 동물적 생존만이 지배하는 비인간적인 현실 속에서도
생명의 원초적 순수성을 지닌 존재이자, 인간의 삶을 구원할 수 있는 경이로운 존재이다.
그러니까 정한모에게 있어서 ‘아가’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응하는 작가의 방식이자
윤리라고 할 수 있다.

※불의와 모순이 지배하는 현실을 고통스럽고 참담하게
보면서 휴머니즘을 옹호했고 약육강식의 동물적 생존에
내던져진 인간생명에 대한 예찬을 절절한 어조로 토해내 주신
'정 한 모'님의 시가 '브랑쿠시'와 마주쳐서 저에겐 더 없이 아름다운
시상을 자극하는군요...표현에 한계를 느껴 절통하지만......
브랑쿠시와 정한모님을 만나본 후(웹).....나름대로 적어 봤습니다.


옮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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