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군 화현면 화현리 511 배상면주가,
양조장을 찾아갔었다.
배상면주가의 공장이자 술박물관을 겸하고 있는 이 곳!
예로부터 술은 제사에서 기호식품으로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었다.
술을 빚는 일이 안사람들의 큰 일이자
술맛이 안사람의 손맛을 나타내므로 술을 빚는 일에 정성을 들였다.
술박물관에 들어서자 테마로 엮어 알기쉽게 설명을 해놓았다.
언제부턴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못해보았던 일들이
꼭 해보아야지 하는 일들이 가슴에 새겨지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술을 빚는 일>이었고
배상면주가를 다녀온 뒤로 그 생각은 더 굳어졌다. 배상면주가에서 누룩을 사 온 것은 물론이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서자 왼쪽에 보이는
초와 그릇 하나
그릇은 비었지만 정안수(정화수) 한 그릇 떠 놓고 먼저
마음을 가다듬었으리라~
설명을 들을 필요없이 인형이 대신하고 있었는데, 그 순서가 혹시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누룩의 재료가 될 통밀
절구에 빻아서...
메주를 만들듯이 고형틀을 이용, 발뒷굼치가 터지도록 밟아서 누룩을 만들었다.
술밥(고두밥)을 준비하고....
고두밥을 식히느라....늘어놓으면 아이들은
어른들 눈을 피해 훔쳐먹기에 바빴다.
(아마도 모른 척 눈감아 주었을 터~)
흐~ 술 담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내가 아주 아주 어린이 였을 때,
나라에서 술을 담그지 못하게 금지령을 내렸다.
유달리 애주가이신 외할아버지를 생각하시고 할머니는 몰래 술을 담으셔서 대나무숲에도 묻어 놓으시고...
그랬다는 이야기는 생각난다.
내가 철이 들어서 할머니 술 거르시는 모습은 생각난다.
겨울방학때였으니...뜨뜻한 방에서 술익는 소리는 들었다.
비오는 소리 같기도 한...
누룩...맞겠지?
누룩을 가루로 내어서...?
식힌 고두밥이랑 한데 버무려서...
술을 앉히고,
술이 익을동안 기다리기에 좀이 쑤시는 남정네들~
아녀자들 역시나 술이 얼마나 익었는지
매일매일 확인을 해야하는 정성스런 작업이었다.
발효가 지나치면 신술이 되어버리므로~
술을 거르는 작업같기도....?
비오듯 술익는 소리가 끝난 후,
불붙은 초를 독에 넣어보면
발효가 덜 끝난 술독은 탄산까스에 의해서 불이 꺼지고
발효가 끝난 술독에서는 불이 꺼지지 않는단다.
그러면 술독에 용수를 박아
가운데 고인 술을 담아내면 그 게 청주란다.
고리로 술9청주)를 내어 술병에 보관하면...
술독이 다 비도록 , 바깥주인들은 흐믓했으리라~
그 익은 술을 걸러
소주고리에 담아 밀가루 반죽으로 시루뽄을 돌리고
가마에 불을 지피면 똑똑-떨어져 내리는 곡주 !
술밥을 꼬들꼬들 쪄내는 시루
이미지엔 위치가....오른쪽으로 기운 것이 시루!
이 역시나 오가리의 이미지는 아니네~
고두밥을 대량으로 찌는 나무시루 이미지~
겹오가리란 말 그대로 겹으로된 오가리(항아리)란 뜻인데...
술이 발효하면 냄새가 나게되고 날벌레들이 꼬일까봐 그리고 독을 식혀도 줄겸
이중구조로 된 항아리를 말한다.
뚜껑을 열고 이중구조로된 주둥이에 물을 부으면 물이 항아리를 천천히 타고 흘러내리게
만든 술항아리를 이름이다.
-양온기-
술을 발효시키기까지
술독을 넣고 온도를 높이려 등잔불을 넣었다 뺐다 반복하기를....
그 걸 <양온기>라고 했다.
손수 등불을 넣어 조절했던 온도를 올려주던 발효기 같은 원리다.
옛날은 술이 귀했던 시대였으니
남정네들에게는 얼마나 유일한 벗이었을꼬!
힘든 농사일에도 농주 한 사발 입가심 후라야 피로도 가시고
새 힘도 불끈 솟는다 했으니~
능률이 오르니...아내가 어찌 술을 담그어 준비하지 않을까?
第酒로도,
약주로도, 농주로도,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식품이었으니~
술거르기
술밥을 그냥 잘박하니 담아 익어 그대로 뜨면 막걸리가 되고
자루에 넣어서 담그면 동동주가 된다고 했던가?
요즘같이 마트에서 돈 천원 가량에 사오는 술이 아닌...
얼마나 주부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술 아니든가?
각종 술병들,
눈에 익은 술병들이다.
친정에서 어머니는 이 독으로 식초를 일구어 잡수셨다.
酒병들
초례청에서 많이 본 술병인데...
친정에도 이 술병 한 쌍이 있다.
이 술병은 현재도 가지고 있다.
시고고님댁에 인사차 간 새댁...
마당 꽃밭에 뒹굴고 있는 이 병 두 개를 ...얻어왔다.
고모님은 <이걸 뭐하게? 질부야?>하셨는데...
하나는 동생에게 주었고 하나는 가지고 있다.
술잔......
차곡차곡 크기별로 든 모습이....
참으로 기이하다. 그림도 좋고,
고배라고 알고 있다.
제삿상의 제기처럼 받들어 모신다는 뜻이 깃든...
신분이 좀 있는 사람들은 술잔을 여기다가 받쳐서 사용하였다.
역시 나도 고배를 하나 가지고 있다.
친정 작은 아버지는 김해 가락면 분이시다. 그러니까 가락국의 땅인 셈이다.
밭일하면 이런 게 많이나와 그러면 곡갱이에 깨어진 거니 밭둑에 던져버리지...
<작은 아부지 그럼 담에 꼭 나 하나 갖다주세요!>
<야야....요조니는 차암~ 그거를 뭣하구로?>
잊지도 않으셨는지....어느날 신문지에 싸고 또 싸서 갖다주셨다.
그 게 내가 여고시절이야기였으니~~ 흐(빠르긴 좀 빨랐다)
조자기 겹오가리
술독에 파리나 벌레가 꼬이지도 못할 뿐 아니라....
술독이 너무 뜨거우면 위에 물을 부으면 이중 구조로 되어있어
바깐단지표면을 흘러내리며 술독을 차게 식힌다.
술을 직접 담아봐야겠다. (전통주 담그기...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큰 글씨를 읽으실 수가...)
25도가 발효에 적절하다하니....독을 이불로 싸지 않아도 오월 단오전 쯤이면 술 담그기에 딱 좋겠다.
술이 익은 후에 요즘은 냉장고들이 크고 좋으니...까짓, 익은 술 보관쯤이야~
단오날, 술을 걸러 님앞에 술상을 내리라~
이요조
http://blog.daum.net/yojo-lady/12666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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