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이 서양꽃 알륨을 닮았다. 아니 알륨보다 더 예쁘다.
파꽃도 이렇게 예쁠수가.....
아니~
저기 저 곳, 오동나무아래 오두막집엔 누가 살까?
봄이오면 남쪽지방에는 오월의 밭이랑을 푸르게 만드는 마늘과 보리가 있다.
도서지방에는 주로 마늘밭이고....내륙에는 보리이랑이 물결을 이루는 풍경을 쉽게 만나볼 수가 있다.
이 곳은 경남 밀양군 부북면 평밭, 해발 600고지가 훨씬 넘는 이 곳에
계곡과 계곡사이 계단식 떼밭이 있되 거의 묵정밭이고
인가 가까이 있는 밭에는 마늘이 푸르다.
아줌마들 몇몇이 밀양의 유명하다는 운주사로 향했다. 낼모레가 초파일이니 불자도 있고
운동삼아 따라나간 이~ 또는 나물캐러 나선 이....그렇게 세 사람이 두시간거리의 길을 떠났다.
나는 동네로 난 길, 계곡 아랫쪽으로 혼자서 내려가보기로 했다.
눈아래로 환히 내려다 보이길래.... 청색비닐 구두(슬리퍼)를 신고 내려갔더니
뾰족한 돌에 쏘였는지
다음날 왼쪽 발바닥이 심히 아파서 절고 다녀야했다.
하도 벌들이 잉-잉 대길래 마늘꽃을 조금 뜯어서 입에 대어보았다.
<아- 이 상큼한 맛~> 파꽃송아리를 튀김으로 만들어도 아주 향내나는 좋은 허브음식이 되겠다.
상큼하고 사큰한(시고도달큰한맛)거리는 파꽃맛!!
다랑이논처럼 층층 계단으로 만들어논 떼밭!
냉이꽃이 안개꽃같이 어우러진 계곡아래 오동나무 한 그루,,,그 염에 작은 농막 하나!
내 호기심은 청 비닐구두도 마다않코 신나게 내달았다.
길을 제대로 몰라...묵정밭을 가로지르기도...돌짝 밭을 걷기도 또는 발목이 푹푹 빠지 흙밭을 건너서.....
제대로된 길을 만났다.
그리고 개울물도 만났다. 개울물이 맑다.
자세히 드려다보니...민물 고동,
손을 조금만 넣어도 ...금새 한웅큼,
주름?진 바위 화석이 됐나? 나무뿌리가 화석화하여 만든 주름같아보이는데.....글쎄다.
갈대가 가로막혀 길이 끊겼다가 겨우 둘러둘러 다시 찾은 길,
가을 보리를 갈지 않은 다락논에는 봄철 동안 독새풀이 밭을 이룬다.
논배미마다 무릎까지 오는 키로 빼곡하게 자라는 독새풀은
모심기가 시작되면 그냥 한꺼번에 갈아엎어 벼의 거름이 된다.
모심기를 위하여 논을 갈아엎기 전, 독새풀은 훌륭한 소의 먹이가 된다.
겨울 동안 짚을 썰어 쇠죽을 끓여 먹이다가 봄이 오면 사람들의 춘궁기와 함께 소들도 춘궁기를 맞는다.
이때 주로 먹이는 것이 독새풀이다.
아이들은 학교를 다녀오면 망태를 메고 들에 나가 소꼴을 뜯는다.
양도 많고 비탈지지 않아 베기도 좋은 독새풀은 아이들의 망태에 가득가득 채워진다.
아래에서 바라본 다랑밭이라고 해야하나? 다락논이라고 불러야 하나?
물가엔 농막 주인 것인 듯...세면도구가 햇볕받아 더욱 말개지고,
갑자기 허균의 '누실명' 을 생각케하는 작고 초라한 집!!
심홀쯤되는 방에 남으로 지게 문 둘을 내니
한낮볕 밝고도 다사롭네
짐이라야 벽뿐이지만 책은 고루 갖추었네
쇠코잠방이 입은 이 몸 탁문군의 짝이라네
반 사발 차 마시고 향 하나 사르며 천지고금을 생각하노라
사람들은 좁은 방이라
누추해서 어찌 사노라지만 내가 보기에는 신선의 경지구나
마음과 몸이 편하거늘 그 뉘라서 누추하다 하리
내가 생각하는 누추함은 몸과 명성이 함께 썩는 것
원헌은 봉호에 살았고 도연명은 띠집에 살았다네
군자가 산다면 어찌 누추하리오
나무의자도 만들어 두고 이 골짜기 작은 계곡을 내 마당으로 만들었다.
맹물에 밥 말아서 간장을 찍어 먹더라도.....깡보리밥에 된장 한 술 넣어 쓰윽쓱- 비벼 먹더라도
겨우 비 피하고 바람 막아줄...이런 오막살이도 좋은 사람과 함께라면.....뭬가 불편할꼬?
오동나무 씨 뿌리듯...그렇게 사랑하나 고이 심어서 가꾸면 될 것을....
오동꽃 떨어진 의자에 앉아보며....쓰잘때기 없는 망상에 빠져들다.
나무의자에 앉아서 조금아래 시선을 두니....
딱 한 사람 들어 앉아 목간할만한 말간 웅덩이도 있다.
만개했던 오동꽃잎이 후두둑 지고 있었다.
감나무 잎새도 쑤욱쑥- 자라나고,
다시 오르는 길
오르다가 쳐다봐도 다랑다랑, 정감이 간다. 다랑이 밭이 참 보기에 좋다.
다랑이논을 찾아서
완도를 지나 청산도에도 다녀왔고
이번 여행길에는 경남 통영에서 욕지도로 들어가려했는데,
밀양 부북면 화악산 산골짜기에서 다랑다랑 고랑진 다랭이밭을 만난다.
길위에 오르자 <우리집도 찍고 가이쏘~>라는 아주머니 말씀에 본의아니게 초대되었다.
'아마도 사람이 그리웠던게지~'
그 농막은...취업공부를 하는 아들이 만들어 기거하는 곳이란다.
아마도 나의 행동거지를 언덕 위에서 유심히 보았나보다.
뽑고있는 마늘쫑을 하나 얻어서 맛보고는.....정말이지 애들처럼 팔짝팔짝 뛰었다.
너무 매워서....그런데 맛은 있었다.
산밭마늘, 참으로 오지게도 맵고 맛있다.
토종인 흰민들레가 사립문에서 나를 반기고...
아직인 동백꽃이 수줍게 웃는다.
거기에 앉으라고 권하며 어느집에 오신 손님이냐며 묻는다.
굉장히 궁금했었나보다.
시골에서는 한꺼풀만 벗겨내면 다 아는 사람이다.
한민족이 한 핏줄이듯이...
집을 엄청 잘 지키는...강아지
불도화(목수국)이 누옥을 다 가렸다.
오늘이 어버이날인데...마치맞은 주자십회訓이 적혀있다.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뉘우친다.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해도 이미 늦으니, 살아 계실 때 효도해야 한다는 말이다.
풍수지탄(風樹之歎)과 같다.
육남매를 다 키워서 외지로 내보냈다 한다.
목수국은 초파일쯤에 한창이고...색깔이 없이 수수해서 절간에 잘 심어놓아서 ,불도화>라 불렀댔지?
매실뺨이 발그작작 물들어가는 오월은 그렇게 자꾸만 푸르게 깊어가고 있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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