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발견된 첫날은 이랬다. 맨 꼭대기에 생명싹 (아래 확대사진)

 

 

오호! 애재라!!

감나무가 죽었다.

얼마나 마음이 안됐는지....속으로 끙끙댔다.

'다산드라' 이름까지 명명하지 않았던가....겨우 사람의 키를 넘을까 말까 할 때부터 가지가 찢어지도록 주렁주렁 매달리던 감!

이모양 저모양으로 가을이면 환한 불을 밝히고 초겨울 내게 선물 한 바구니 안겨주던 너!

말린 곶감으로...아니면 그저 방안에다 두고 연시로 말캉해지면  엄니 간식으로......

 엄니 가신 연후엔 작년 기껏 한 해 내 것, 내 차지가 되었던 너 아니었냐?

 

 

올 봄엔 감나무가 감감했다.

나는 하도 열매를 많이 맺는 감나무가 기특해서 거름을 많이 준 죄밖에 없는데....

틀림없이 지나친 거름독으로 죽었을거라 자책해보는 가슴속이 찌르르 애려왔다.

봄되자 소식을 기다리다 지친 나는 감나무의 제일 끝가지를 잘라 부러트려보고는.... 죽음을 감지했다.

며칠 지나자 또 잘라서 보고....애석함에 한숨을 쉬고...또 쉬고...

나중에는 좀 굵은 가지를 잘라보고

더 있다가는 아주 큰 가지를 잘라 단면을 살폈지만....물 오른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고 그저 마른가지의 화목상태였다.

 

'여보~ 베어내고 감나무 작은 거 하나 갖다심으면 되지!!'

하는 그의 말을 귓등으로 들었다.

애면글면 키우던 자식이 죽고나서 상심에 빠지자...어른들이 지금이라도 하나 낳아 기르면 되지뭐......하는 소리로 들렸다.

내 나이 얼만데...언제 키워서 자식누리를 보려나 싶듯....허무했다.

 

만일 내가 부지런했더라면 내가 좀 바지런떠는 여자라면 벌써 베혀냈을터....

죽은 어린 아들 부랄만져 보는 셈으로...쳐다보며 생속을 앓기를...봄 내내,

그러구려 애꿎은 봄날을 보내고 있었는데....이젠 영판 봄이 가는가보다 생각되던  5월 26일,

내 눈에 비친 참말로 이뿌고도 환희스러운 .....연둣빛 아가손들이 죄암죄암 잼잼을 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아! 너희들 아직까지 용케도 살아있었구나!!'

 

나는 얼른 호미를 찾아내어 나무 밑 흙을 파내어서 햇볕과 바람이 속속들이 잘 들어가게끔 했다.

흙은 축축했고 지렁이는 굼실거리며 여러마리가 나왔다.

축축한 흙을 파내어 고슬거리게 말리는 것!

이 것만이 내가 네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로구나!!

 

 

 죽었다는 자식...땅에 묻지않고 며칠 붙들고 앉았더니 기적의 소생을 했다.

기쁘다.

우리 집에 아주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

 

 

 <얘들아...너희들 어디 있다가 이제야 나왔니...동안 이 음마가 얼마나 애탄줄도 모르고... 나 이제 거름은 멀찌감치 주꾸마~>

 

 그래 올해는 쉬엄쉬엄 정신만 차려다오!!

살아줘서 정말 고맙다.

 

윗 사진은 5월28일오전 11시 /  아래사진은 6월9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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