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의 큰 키가 좋다.

해바라기의 큰 키를 좋아했었다.

 

문인화.....선생님의 체본대로 흉내나 내는 앵무새가 아닌 내 감정이 녹아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나의 옥수수에 물론 내가 지은 詩를  넣으면 오죽 좋으련만

좋은 시를 발견했다.

 

옥수수 보기보다 그리기가 무척 어렵다.

 

 

살짝 자화자찬인데 .... 뜻은 참으로 가상하다.

옥수수를 그리려 사진을 수태 찍었다.

그냥 보아넘기던 사물도 자세히 보고 관찰해야만 비로소 (어눌하지만)밑그림이 탄생된다.

 

여치도 한 마리  불렀다.

옥수수 익자 여름도 익어갈테고 풀벌레 소리 유난할테니~~

그라믄 달빛도 불러들일까?

 

 

 옥수수 영글자 풀벌레 운다.
또르또르 또르르~~찌찌르 찌르르~~
조만간 찬바람 일면 어이 살아갈꺼나................/이요조

 

 

옥수수 2대를 그려넣을 심산이었다.

옥수수밭도 좋지만 내겐 중과부적이다. 

전지는 너무 무리일테고 1/2전지에다가

한쪽으로 지우친 옥수수를 넣고 한 켠에는 글을 넣고 싶었다.

욕심같아서는 달도 잡아와서 넣고싶고... 

세번째 스케치에 좀은 그럴듯 해져간다. 

 좌로 넣어볼까?

아무래도 우측이 낫지~

물론 이런 비율의 여백은 단연코 아니다.

참으로 컴텨가 좋다는 생각을 해본다.

스케치는 했지만....이런저런 (회전 반전) 작업을 미리 해볼 수 있으니.... 

대충 이 그림으로 밑그림을 잡아야겠다.

실은 1/2전지인데....좌측은 생략, 옥수수 하단부가 잘려나갔다.

하단부가 더 나오고 아랫칸에 여백도 두고.... 

두 번째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을 사진을 찍어 불러서

텍스트를 집어 넣어보았다.

물론 글자는 붓글시로 해야할 것이다.

이렇게 세로로 길지도 않고 가로세로가 똑같은 정사각형형태가 될 것이다.

 

낼 다시 바르게 그려봐야겠다.

 

옥수수 싯(詩)귀는

 

 

옥수수를 기다리며 / 황상순

 

옥수수를 딸 때면 미안하다
잘 업어 기른 아이
포대기에서 훔쳐 빼내 오듯
조심스레 살며시 당겨도
삐이걱 대문 여는 소리가 난다

 

옷을 벗길 때면 죄스럽다
겹겹이 싸맨 저고리 열듯
얼얼 낯이 뜨거워진다
눈을 찌르는 하이얀 젖가슴에
콱, 막혀오는 숨
머릿속이 눈발 어지러운 벌판이 된다

 

나이 자신 옥수수
수염을 뜯을 때면 송구스럽다
곱게 기르고 잘 빗질한 수염
이 노옴! 어디다 손을
손길이 멈칫해진다

 

고향집 대청마루에 앉아
솥에 든 옥수수를 기다리는 저녁
한참 꾸중을 들은 아이처럼 잠이 쏟아진다
노오랗게 잘 익은 옥수수
꿈 속에서도 배가 따뜻하여, 웃는다

 

원문을 다 쓰는 것이 아니고 마자막 연만 사용할테다.

 

고향집 대청마루에 앉아
솥에 든 옥수수를 기다리는 저녁
한참 꾸중을 들은 아이처럼 잠이 쏟아진다
노오랗게 잘 익은 옥수수
꿈 속에서도 배가 따뜻하여, 웃는다.

글씨체는 뭘로하지??

 

궁리를 하는 것도 참 재미지다.

불면증에 잠 오지않는 밤이면 밤마다 나는

얄량하게 꼴시러븐 그림을 그린다꼬

캄캄한 허공에다가 잠이 달아난 새하얀 먹빛으로 획을 긋는다.

 

 

 

글/그림/이요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