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X64 화선지 채색화 |
뿔따구난 그림
어제는 감기를 무릅쓰고 그림그리러 갔다. 나는 사회성이 젬병이다. (이 나이에 부끄럽게도 나는 아직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다.) 흐...글고보니 daum과의 용역관계로 한동안 글을 팔아먹은 적이 있긴하넹~ 결여된 사회성을 잘 앎에 있어....요리조리 잘 피하므로 남들과 다툴일은 없다. 그냥 코드가 맞지 않으면 부닥치지 않으면 될 일이다. 참으로 절연이 잘되는 바코드를 지녔다.
화실에서 쪼잔한 남자의 말 한마디에....생각하면 할수록 왜 그리 부아가 치미는지! 난 여자와는 여태 싸워본 적이 없다, 단, 부당한 남자들과는 대항해서 곧잘 싸운다(흐~) 그 것도 젊어서지....지금은 기력이 딸려!! 안으로만 돌다보니 그럴일도 벨로 생기지도 않고....
새록새록 생각할수록 어이없다. 폭발한 마음을 다스리려고 지난 자정서부터 백줴 화구를 내놓고 에븝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5시에 끝마쳤다. 치밀어 오르는 부아를 삭이느라....단숨에 그린 그림 한 장!! .....그림속에 뿔이 돋아났다. 난삽한 수풀....검고 비뚤어진 나무가지....매달린 큰 감은 붉게 솟아오른 분화구 같은 뾰두라지!! 지금은 거진 아침 8시지만.....눈만 약간 뻑뻑할 뿐!!
새벽에는 모기에게 물렸다. 평소에는 한 방만 물려도 유난한 가려움에 참지 못하고 팔짝거리는데.....8군데도 더 물렸다. 한 늠이 그랬다. 별 크진 않은늠이지만....시원찮게 물어선가? 벌레물린 약을 바르면서도 아픈지 모르겠다. 오호!! 내가 얼마나 약이 올랐으면.... 모기에 물려도 느끼지도 못하다니!!!! 평소에 엄살이 심했나? 왜 이렇게 물리도록 미련했는지...
남편은 내가 지난밤 꼴딱 새운줄도 모르는 눈치다. 50대는 각방별거라더니...
누구 그림인지도 모르겠다. 웹상에서 줏어와서 습작을 하긴했는데....나무가 뿔이 난 그대로 표현이 되어있다.
우습다. 나무 한가운데....뒷배경처리를 잘 하지못한 솜씨가 엉킨 실타래같은 홧덩이로 잔뜩 달렸다. 나는 참 그나마 행복한 여자다. 화를 속으로만 삭이지 않고 엉터리 그림에다가 쏟아 붓기라도 하니.....
찍어 놓은 사진도 수동모드에 따라 분위기도 천양지차로 다르다. 아마도 어젠....그남자와 내가 카메라 수동모드처럼 서로 다르게 찍혔나 보다. 아닌데?...나는 가만있었는데....내가 피해잔데.... 젊었을 때처럼 조목조목 다그쳐 따지며...달려들껄!! 본때를 보여줄껄!! 한 살만 더 젊었어도....ㅎ~ 시니컬한 조소를 허공에다 띄운다.
감은 주먹만하게 ,,떨어지면 머리깨어지게 매달아 놓고는.....아마도 폭탄인가 보다.
뿔따구 난 그림, 그림이 뿔났다.
그림그리기를 포기할 까 하다가....화살에 나가지 않으면 동기부여가 약해질 것 같다. 참아야지!!
내가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도 블로그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무언의 약속이 되는 것 같아서 나를 추수리고 다스리기에 수월하다. 나를 채찍질 하기에도 좋다.
그림그리기 카테고리가 있으므로.... 게으름 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가갸거겨.....가나다라 처음서부터 보여주고 싶었다. 그만큼 열심히 하고 싶다는 약속이다.
누가 뭐라진 않지만...나 스스로에게 말없이 좋은 멘토가 되어주는 블로그 글쓰기!! 느슨하지 않게 나를 옥죄며 긴장하고 살게 만드는 블로그가 있기에.....나는 내 안의 나와 늘 소통하며 산다. 나를 드려다 본다는 것,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까~
참자!! 가만있다가 생뚱한 말에 벼락맞았으니.... 지난 밤 잠을 잔들 편했을까? 밤을 하얗게 밝혀도 마음 편편치 못했으니 ....
오늘이나 내일밤 하루 더 흰밤을 맞아야 그림에 뿔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생체리듬이 깨어진 나만 손핸가? 글치?
아서라.....그냥 바보처럼 하늘 한 번 보고 히쭉 웃고 말지 뭐..... <시쭉~ >
|
그림 (더 손질해서)완성하다. 화실에 두고 왔음(카메라가 없어서) '을파'의 말도 맞고 뽀인트!! '사랑이'의 말도 맞고 감이 거꾸로 매달린 것도....
오늘의 교훈/ 아무리 관념적인 한국화라 할지라도 그 기본은 정석이어야 한다!!
|
'이요조의 그림입문 > 걸음마 수묵담채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음그려본 설경, (0) | 2008.09.03 |
---|---|
그림대신 속담 (0) | 2008.08.21 |
그림제목/삶의 통로, (0) | 2008.08.09 |
연습을 작품처럼 작품을 연습처럼~ (0) | 2008.07.24 |
문인화 (옥수수 이야기) (0) | 2008.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