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편지를 쓰며(유교교육의 메카, 영주를 다녀와서)
얘야,
오랜만에 네게 편지를 쓴다.
같은 하늘을 이고 살지만 넌 공부를 더 하겠다고 대학원 기숙사로 들어가버렸다.
너를 만나보기가 가물에 콩나듯 하니 어쩌다 만나도 하나라도 더 맛난 것 멕이고픈 욕심에
너와 나의 차분한 대화는 요원한 듯하고 언제나처럼 차라리 글이 더 나을 성 싶다.
엄마는 이번에 영주 FAM TOUR(팸투어)를 다녀왔다. 영주하면 선비촌으로 알려진 곳 아니냐
소수서원과 선비촌이 있는 곳으로 가서 다도 체험현장으로 갔다.
미리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은 단아한 차림을 하고 반가히 맞아주더구나.
찻상과 방석이 미리 놓여져 있었는데 그 방석을 발로 저벅이며 밟고들 앉는 사람이 눈에 띈다는 말씀이다.
물론 장소도 좁아 그랬겠지만... 나도 듣고보니 아차 싶었다.
내가 만일 손님을 초대하고 방석을 조신히 내어놓았는데 그 방석을 발로 지근거리며 밟고 선다면
내심 우려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요즘은 주로 입식이라 방석을 내어놓는 자리는 대개가 식당이다.
식당에서는 여러사람이 쓰는 거라 방석을 발끝으로 자리에다 맞춰놓고 털버덕 앉는 일이 더러 보이더라
널랑은 그러지 말거라!
음식이 있는 식당이니 두 손으로 가만히 가져와 살그머니 놓고 먼저 방석 중앙에 무릎을 꿇고는
무릎걸음으로 두어걸음 상 앞으로 당겨 앉는 법이란다.
일어설 때도 방석을 밟지말고 반듯이 놓아졌는지 살펴볼 일이다.
차 마시는 법이야 엄마보다도 더 잘 알 터이고
엄마는 절 하는 법을 오른손 왼손은 알았다만...네게 다시 가르치마!
거기에도 다 음양오행법이 깃들어 있더구나!!
먼저 남쪽을 향해 반듯이 서면 왼손은 동쪽에 있고, 동쪽은(해가 솟는) 양이다.
왼쪽손은 서쪽에 있고 (달이 돋는)음이다.
그러니 여성은 앉아있을 때나 절할 때엔 오른손이 올라가야 바른자세다.
물론 남자는 왼손 즉..양이 위로 포개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발도 마찬가지로 포개어진다. 여자는 왼발이 위로 올라가야 한다.
물론 이 모든 자세가 흉사가 있을 때는 거꾸로 한다. 물론 상가에 갔을 때의 자세도 그러하다.
여자는 오른 손이 위로향하고 남자는 왼손이 위로 향한다.
여자의 평절은 양손을 어깨 넓이로 펴서 바닥을 지탱하고 인사를 하되 고개만 숙이는 게 아니라 허리가
천천히 내려가는 인삿법을 익히면 자태가 곱다.
앉을때는 자세를 곧게 하여 반듯하게 앉아라!
윗어른들과 대화할 때는 너무 정면만 바라보지 말고 얼굴의 코나 입정도에 시선을 맞추고
경청하는 게 제일 아름다울테다.
소수서원 이야기는 할 말이 하 많아 엄마도 천천히 공부해가며 글 올리마!!
미처 몰랐던 이야기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올해는 반기지도 않는 독감이 벌써 찾아왔다는 소식이구나
학문도 중요하다만, 건강이 먼저니라!
가을비 내리고 소슬한 날씨에 몸 단속 잘하거라!!
선비촌을 다녀온 엄마가
끝난 후,
예절체험(절하기)
여자 평절을 먼저 익히고 남자들 절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1박2일 즐거운 여행을 함께했던 블로거님들(더보기)
선비촌 저자거리에 있는 찻집 '차 마시는 뜰'
예절체험을 마치고 비 내리는 마루끝에 서서...
소백을 바라보며,
postscript
일행이 찍은 사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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