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예상치 못한 소나기기 내렸었다.

우리의 마지막 이별식이었나 보다.

 

 

아무도 몰래 숨겨두고 한번씩...가끔 생각나면 달려가는 곳,

우선 사람의 자취가 없어서 좋았다. 간혹 물속에서 견지낚시하는 사람들만 눈에 띄일 뿐,

그 곳이 이젠 군부대 소속으로 부활된단다. 참 이상하다. 묶였던 군사지역도 풀려나는 작금의 세상에

그나마 뉘 땅이든 그 지역 안에 살던 사람을 죄다 이주시키고 사격장으로 만든단다.

더 깊은 산 속도 있을텐데...하필이면 전곡읍도 빤히 보이는 그 곳, 아름다운 한탄강을 끼고 사격장으로 묶어버리다니~~

 

 

참으로 은밀히 만들어 둔 내 휴양지를 빼앗기는 기분이다.

나는 그 곳에 내땅이랍시고...금하나 긋지않고 돌멩이 하나 세워두지 않았지만....참으로 서운하다.

남모르게 등뒤에 감추어두고 한번씩 빨아먹던 큰막대사탕을 등뒤로 살금살금 다가와서 누군가 덥썩 빼앗아 달아나버린 것만 같은...

 

 

나처럼 그런 기분 드는 이가 한 둘이랴?

아는 사람만이 아는 이 곳... 이 장소를 즐겨 오는 사람들은 마음과 몸을 쉬기에 이만한 곳이 없음을 안다.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쉬고, 오염되지 않은 곳,  천혜환경의 최보루지역이라 생각되어지는 이 곳!! 

 

 

내가 이 곳을 처음 알았던 것은 재인폭포로해서 궁평리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 때도 봄이었던 모양이다. 지금보다는 더 깊은 봄이어서 아카시아 향이 마구 번져나는 6월이었던 것 같다.

빽미러에 비친 물그림자를 보고 난..그만 숨이 막히 듯...뭔가에 홀리 듯 ....유턴을 해서 겨우  길을 찾아들어간 곳!!

그 곳이 이젠....일반인들 금지구역이 된댄다.  몇몇 뜸하게 있던 집들이 이사 떠나고 집 부근에 심었던 붉은 도화꽃이 화사하게

주인이 떠나간 흉물스런 빈-집을 가리 듯 지키고 섰다.

 

 

쑥을 캐는 내내 군부대 찦차들이 들락거린다.

천렵을 하고자 들어오던 차량들은 벌금운운 팻말에 두 말없이 뒤돌려 나간다.

이젠  이 곳의 봄날도 마지막이 될지 몰라서 렌즈에 담아두었다.

 

 

쑥을 캐다가 이상한 돌개바람이 불더니 하늘이 캄캄하다가 한줄기 빛이 나오다가...날씨가 싸늘해진다. 비바람이 몰아칠 것만 같다.

아무래도 변덕스런 날씨에 나물캐던 허리를 펴고 먼지를 털고 일어섰다.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은 풍경이다.

 

 

카메라에 스 상황을 다 옮기진 못했어도 어둑해진 천지간에 내가 있는 곳만 스포트라이트처럼 햇살이 비추고 산과 들에 막 돋아나기

시작한 연녹색 새싹들이 몽글몽글  마구 마구 번져나듯 피어나는 모양새가 아주 쟁그랍다.

집을 두고 떠나간 이주민들 마음처럼 기껏, 고향의 향수같은 곳 하나 심어 둔 나도 내 마음을 퍼서 옮겨야 할란가보다.

물이 흐르는 강이 있고.....쑥캐다가 싫증나면 돌맹이 하나 줍고...하던,   아! 내년 봄에 쑥은 이제 어디서 캐보나?

어디로 이 내 허전한 마음을 떠다 옮겨 심을까나? 

 

 

이요조

 

 

 

 

 

 

 

 

 

 

 

 

 

 

 

 

 

 

 .....................................................................................내가 반했던 그 때 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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