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만남에는 그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거문고 줄은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리는 것이지,
함께 붙어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공유하는 영역이 넓지 않을수록 깊고 진하고 두터워진다.
생각과 영혼에 공감대가 없으면
인간관계가 투명하고 살뜰해질 수 없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 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법정스님-
며칠 전에
인사동 거리를 지나치다가 풍경(風磬)을 하나 샀다.
놋쇠로 만든 것인데,
양옆으로 종(鐘)이 있고 중앙으로 타구가 있어서 거기에 달린 물고기가
약간의 흔들림에도 청아하고도 맑은소리로 울려났다.
모빌처럼 들고 흔들 때는 소리가 꽤 잘 났었는데...
막상 현관문에다 붙여두고는 소리가 덜했다.
"왜일까?" 하고는
사이를 좀 좁혀 보다가, 멀찌기 떨어뜨려도 보았다가 영 붙여도 보았다가...
그러다가 알아 낸 것이 멀어서도 안되고 너무 좁혀서도 안되는 것을 알았다.
적당한 간격,
그 게 이루어 질 때 나는 소리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도 이와 같아
너무 멀거나 너무 가깝지 않아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적당한 간격의 친구!
내겐 과연 그 부름의 진동에 똑 같은 진동수로 응답할 영혼의 공감대를 가진 친구가 있는가?
마주침이 아닌 상호간 영혼으로의 눈 뜬 만남!
'법정'스님의 말씀대로라면 친구의 부름도 진동이다.
진동 고유수가 같아야만 진정한 솔메이트(영혼의 동반자)가 되나보다.
청명한 소리로 다가 올 진정한 친구가
내 곁에는 존재하는가?
-이요조-